지역경제 회생 효자 기대…발암 위험 여부 놓고 논란

구소련 시절 유명 휴양지로 손꼽힌 아제르바이잔 중앙의 나프탈란 지역. 바위와 나무, 녹슨 공업 장비만이 가득한 척박한 이 곳에 새로운 산업이 등장했다. 관절염과 건선 등에 효험이 있다고 소문난 '원유 목욕'이 바로 그것. 이곳에 사는 라밀 푸투코프(25)씨는 자동차 기름 냄새가 풍기는 원유가 가득 채워진 욕조에 들어가 온 몸을 문질러 각질을 벗겨내면서 "아주 좋다"는 말을 연발했다.


사실 유전지대로 잘 알려진 나프탈란에서는 한 때 원유 목욕이 크게 유행, 성수기였던 1980년대에는 한해에만 7만5000명이 원유 목욕을 위해 이 곳을 방문한 적도 있다. 그러나 1998년 인근 나고르노 카라바흐에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계의 전쟁이 발생하면서 소련정부의 여행 금지조치로 이곳을 찾는 손님의 발길이 끊겼다. 당시 6곳의 휴양지가 난민촌으로 수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 목욕법이 다시 인기를 끌면서 나프탈란에 1년 전 원유 목욕 시설인 '헬스 센터'가 처음 개장한데 이어 한 곳이 공사 중인 곳은 물론 또 다른 두 곳은 계획 단계에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9일 보도했다.


헬스 센터에서 근무하는 일가 구세이노프 씨는 지난해 여름에는 250명, 올해 여름에는 350명이 이 시설을 찾았다면서 15일짜리 체험 코스에 식대를 포함 미화 450달러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 시설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은 하루에 한번씩 지역에서 생산된 원유로 목욕할 수 있다.


현지 의사들도 원유 목욕이 관절염과 건선 치료는 물론 신경 안정과 피부 미용에 좋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서방 전문가들은 이러한 목욕법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 곳을 찾는 손님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아미르 아슬란 나프탈란 부시장은 "아제르바이잔은 이제 스스로 설 수 있게 됐다"며 원유 목욕 산업이 이 지역의 빈곤 퇴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00만달러가 투입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투자자들을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 앞바다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달리 나프탈란 원유는 너무 무거워 상업적인 가치가 떨어지는 반면 불이 잘 붙지 않아 목욕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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