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투뉴스 칼럼] 지난 4년간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 투자비가 크게 늘어났고 자주개발 물량도 석유ㆍ가스의 경우 4배, 석탄이나 철광 등 6대 전략광종의 생산액은 3배가 증가하는 성과를 이룩했다. 그러나 이렇게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우리나라의 자원개발산업이 발전되었는가는 회의적이다.

자원의 탐사와 개발, 생산에 이르는 과정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활동을 하는데 이 기업들이 대부분 자원개발 서비스기업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해외에서 광구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매장량 평가부터 시추작업, 회계관리, 현장관리 등 사업에 동원되는 서비스기업들은 거의 모두 해외 기업에 의존한다. 이 뿐만 아니라 자원개발 사업전에 수행하는 사업의 발굴, 중개, 사업성 평가 등의 작업들도 거액을 들여 해외 용역기업에 위탁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국내에 이를 수행할만한 서비스기업이 부재하고, 있다 해도 영세기업이며 역량을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해외자원개발협회에 등록된 자원개발서비스 기업은 약 25개사 정도이며 이중 석유와 가스 관련 서비스기업은 5개사에 불과하다. 이들이 맡는 서비스 사업들도 아직은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분야이며, 기업규모도 영세하여 연간 매출액이 10억원 미만인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해외 유수의 서비스 기업들과 비교한다는 것이 아직은 요원한 일이지만 세계 5대 석유서비스 기업인 슐럼버거(Schlumberger)나 할리버턴(halliburton)사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200억~300억달러 규모에 이르고 있으며 세계 40위권의 석유서비스기업인 오션니어링 인터네셔널(Oceaneering International)사도 매출액이 약 4억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자원개발 수준이 국제적 기업 수준으로 올라가려면 이와 같이 기술력을 가진 서비스기업들이 국내에 많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광구개발 사업을 시행해 왔지만 사실상 사업을 추진한 기업은 우리 기업이 아니고 해외의 서비스기업들이 맡아서 시행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전공자를 위한 석유공학 교재로 베스트셀러였던‘Oil and gas production in nontechnical language’(Martin Raymond외, 2006)에서는 자원개발 비용의 85~95%가 자원개발 서비스기업에 대한 외주 비용으로 지출된다고 서술되고 있다. 사실상 자원개발은 수많은 서비스 기업들이 모여서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자원개발 투자규모가 커진다 해도 자원개발 서비스기업이 성장하기는 어려운 구조이다. 그 이유는 첫째 우리나라에는 부존자원이 거의 없어 광구비지니스의 생성이 어렵고 둘째는 해외 기업과의 격차가 너무 커서 우리 기업들이 서비스사업을 추진할 기회가 극히 적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나라 자원개발 서비스기업에 대한 수요가 부족하고 이 때문에 서비스기업들의 영세성이 벗어나지 못하며 이것이 다시 서비스기업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는 악순환의 구조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선 국내 자원개발 서비스기업에 대한 수요를 진작시켜 악순환 구조를 선순환 구조로 전환시키는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조선이나 IT 등 탐사, 개발과 관련된 연관 산업 기술전문가들이 자원개발서비스 사업을 하도록 다각적인 정책방안들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자원강국이 되려면 우리나라의 자원개발 역량이 국제적 기업수준에 올라야 하며, 이의 시발점은 자원개발 서비스산업의 육성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다.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