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말 폴리실리콘 가격17달러 선도 무너져
반등시기 전망 불투명…우울한 그리드패리티

[이투뉴스] 태양광의 출발점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kg당 17달러 선마저 붕괴됐다. 연초 31달러 수준에서 반토막 난 셈이다. 웨이퍼와 셀, 모듈 등 태양광 밸류체인에 있는 모든 제품 역시 가격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4년째 계속되고 있는 태양광 제품의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많은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부터 태양광 경기가 서서히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제 그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

폴리실리콘 연도별 가격추이


일부에선 내년 하반기 쯤 태양광 시장이 바닥을 치고 서서히 살아날 것이란 예상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2014년은 돼야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이에 못지않다.

PV 인사이트가 집계한 태양광제품 가격동향에 따르면 10월 31일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16.58달러로 17달러 선을 지켜내지 못했다. 10월초 19.65달러에 비해선 3달러 이상, 일주일 전인 24일 17.16달러에 비해서도 0.58달러가 추가 하락했다.

웨이퍼 역시 6인치 기준으로 10월초 0.932달러에서 매주 하락, 10월말에는 0.839달러로 떨어졌다. 셀도 w당 월초 대비 0.019달러 낮은 0.669달러로, 모듈은 0.375에서 0.358달러로 하락하는 등 모든 밸류체인에서 제품가격이 약세를 이어갔다.

태양광 제품가격 하락은 2008년을 정점으로 2009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폴리실리콘을 보더라도 2008년 kg당 389달러였던 것이 2009년에는 59달러로 수직 낙하한 이후 2011년에 55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역시 연초 31달러 수준에서 최근 16달러 대까지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잉곳과 웨이퍼, 셀, 모듈 등 하류부문 제품들도 호황기였던 2007년 보다 1/6 수준, 2009년 대비에서도 1/3 수준으로 가격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처럼 태양광 제품가격이 끝없이 추락하는 것은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면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매년 설치규모는 증가세임에도 불구하고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무분별한 설비증설이 결국 파행을 부추긴 셈이다. 더불어 공급과잉에 따른 중국발 저가공세가 계속되면서 태양광기업의 수익악화로 이어지는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제품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그리디패리티(화석연료와 가격이 같아지는 시점)에 근접하고 있다며, 이 고비를 넘기면 비약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치킨게임에서 살아남는 자가 모든 것을 차지한다는 장밋빛 희망이다.

하지만 현재의 제품가격은 제고물량 처리를 위한 덤핑, 구조조정 여파 등 비시장적 외부요인이 과도하게 개입된 만큼 그리디패리티를 논하기에는 성급하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폴리실리콘을 기준으로 15달러/kg를 전환점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기업들의 적정마진을 감안하면 최소한 20달러는 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재홍 태양광산업협회 차장은 협회보를 통해 “많은 태양광기업들이 수익보다는 버티기 전략으로 생존에만 몰두하고 있다”면서 “기술역량 강화를 통한 비용경쟁력 확보와 시장다변화 대응, 발전사업과의 연계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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