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주 목포대학교 신재생에너지기술연구소장

문채주
목포대학교
신재생에너지기술연구소장
[이투뉴스 칼럼] 금년 여름 전력예비율의 저하로 예비전력이 100만kW로 떨어질 경우에 발령되는 계획정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관심과 주의단계를 오르내렸다. 전력예비율은 지난해 9.15 정전사태 이후 모든 국민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정부의 전력수급상황은 뉴스거리로 발표되곤 했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지식경제부는 제1차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상가·빌딩에 스마트계량기(AMI),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구축하여 전기사용 절감과 전력피크 절감을 유도하고 스마트계량기와 에너지저장장치를 이용하여 분산된 수요감축을 모아 피크수요를 절감하는 지능형 수요관리를 도입하는 등 스마트그리드 구축으로 제2기 국민발전소 건설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2016년까지 스마트계량기,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충전기를 본격적으로 보급하고, 7대 광역경제권별로 거점도시를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지난 2월에도 스마트그리드 활성화 계획이 발표되었고 7월에 발표한 기본계획에도 반영되고 있다. 향후 전력산업을 이끌어갈 테마이고 현 정부의 녹색성장정책과 맞아떨어지지만 보급계획이 축소되어 5년 이라는 단기적인 목표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미래 트렌드와 정책추진방향을 담은 중장기전략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며, 먼저 기후변화 에너지부문 중간보고서를 지난 10월 17일 발표했다. 여기에는 에너지 수급구조와 연관산업 재편, 분산형 전력공급체계 확산 등으로 스마트그리드 체계의 조기 구축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통해 분산형 전력공급체계 구축하고, 수요관리에 중점을 둔 에너지 가격체계 도입과 에너지산업의 경쟁원리 확대 등을 통해 분산형 전력공급체계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 구축 및 중간단계로 스마트그리드 거점지구(산업과 상업시설 밀집지역, 제주도 등) 지정을 가속화하고, 스마트계량기(AMI)·전력저장장치(ESS) 보급 확대하며, 스마트그리드 핵심기술을 국가중점과학기술로 지정해 적극 개발, 스마트그리드 가치사슬 병행 발전으로 산업생태계 조성, 전력시장과 스마트그리드 서비스를 연계한 상시 수요관리시장 개설을 검토하며, 수요관리 전문서비스업 육성을 담고 있다.

스마트그리드 산업육성을 위해서 필요한 모든 사업을 제시하고 있지만 문제는 단기간 내 시행되는 것이라기보다 20~30년 이상의 중장기적으로 결정해 시행될 사항이라는 것이다. 중장기전략 중간보고서에서 제시된 대부분의 사업이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하는 지식경제부에서 5년 이내 추진되어야 할 시급한 과제이다. 예산을 다루는 기획재정부의 너무나 장기적인 계획은 우리나라가 세계를 이끌어갈 기회를 놓치게 될 우려가 있다.

스마트그리드를 산업화로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서둘러 실증과 검증을 거치고 국가단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그리드 수출국으로 성장시키고 우리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될 것이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섬나라인 덴마크 사례를 보자. 덴마크 기후·에너지 부처는 금년 7월 말에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 구축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발표했으며, 유틀란드 반도의 보른호름섬에서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구축될 경우 덴마크 전역으로 확대시킨다는 구상이다. 이 섬은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유사한 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연구테마는 오직 풍력발전기로만 전력을 생산하도록 한 뒤 중앙 에너지 관리 기구를 통해 공급량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외부 전력망은 스웨덴과 연결된 해저 케이블 하나뿐이므로 차후에 이 케이블을 일시정지시켜 내부 풍력발전기만으로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지 실험하여 전기자동차의 충전과정이 전력 공급량이 여유로운 시간대에 자동으로 진행돼 전력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자국의 문제 해결을 통해 선도적인 기술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 분야중 신재생에너지는 필수적이다. 풍력은 대용량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유럽은 슈퍼그리드를 구축하여 대응하고 있으나 중장기 기본계획에는 이러한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우리나라의 풍력자원은 서남해와 남해안에 집중되어 있어 대규모 풍력단지를 조성해도 전력을 수용하는 계통망이 없어서 불가능하다. 한전은 예산부족으로 지원이 어렵고 정부가 나서서 이런 국가 기간 전력망을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우리나라도 미래에는 화석연료시장의 영향을 덜 받고 그린 에너지 국가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덴마크 등 다른 선진 국가 보다 서둘러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연구와 도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 우리의 먹거리가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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