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부위원장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부위원장
[이투뉴스 칼럼] 금년으로 10년째를 맞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지난 9월 글로벌 보고서 ‘Business resilience in an uncertain, resource-constrained world’를 발표했다. 이어 한국을 비롯한 각 지역별 보고서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10월 31일 ‘경제위기 속에서의 기후변화 전략과 대응’이라는 제목으로 금년도 한국 기업의 탄소경영 결과를 보고했다.

운용 자산 규모가 78조 달러에 달하는 세계 655개 투자기관이 서명한 금년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는 한국의 250개를 포함하여 6000여 기업에 질문서를 보내 4070개 (한국은 99개) 기업으로부터 응답을 받아 이를 분석하여 투자자와 정부 등에게 제공하여 투자 의사결정이나 정책의 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보고서에서 공개된 몇 가지 특징적 현상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난 더반 기후변화당사국회의에서 포스트 교토 체제에 대한 합의가 늦춰짐으로써 길게는 2020년까지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늦춰질 수 있게 되어 기업들의 노력 또한 느슨해지고 있다. 지난 더반 회의에서 세계 정상들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 이하로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합의하였고 이를 위해서는 4%씩 감축해야 하지만 현재 글로벌 기업들은 평균 1% 정도  감축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국내 기업들은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의 시행에 따라 감축활동에 나서는 기업은 늘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과 기회에 대한 인식은 소폭이지만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위에 언급한 국제적 이유에다가 정권교체기라는 국내 요인으로 인한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둘째는 글로벌 기업이나 한국 기업이나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기업의 주가 수익률이 벤치마크보다 훨씬 좋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정보공개를 잘한 CDLI(Carbon Disclosure Leaders Index) 기업의 주가는 글로벌 500의 (2006~2012년)누적수익률 31.1%의 두 배가 넘는 67.4%이고, 감축 성과가 좋은 CPLI(carbon performance leaders index) 기업 역시 (2010~2012년)누적수익률이 15.9%로 글로벌 500의 평균 누적수익률 6.4%의 두 배 이상이다. 한국 또한 섹터별 상위 20개 기업의 주가 수익률이 2008년 1월부터 2012년 9월까지 139.7%로 KOSPI 200의 128.1%보다 11.6% 높다.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셋째, 감축활동을 하는 많은 기업들은 감축을 위한 투자비를 3년 이내에 회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나 한국 기업이나 모두 에너지 효율 개선과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타나는  에너지 사용 습관을 바꾸는 캠페인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CPLI 기업들은 약 80%가 회수 기간이 3년 이상인 장기 투자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넷째 특히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최근 빈발하는 이상기후로 인한 위험을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알리안츠는 2011년 이상기후로 인한 보험 청구액이 22억달러로 사상 최고였고, 삼성전자도 사이클론으로 인한 잠재적 피해가 하루 9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밖에도 기후변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업이 늘어가고 이해관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는 기업이 모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업들의 긍정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를 저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글로벌 공유자원인 우리의 대기를 지키도록 정치적 강제력을 가진 글로벌 정부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수방관할 것인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가 나서는 이유다. 이들의 노력이 지구를 지키는 밀알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해가 갈수록 더 좋은 결실을 맺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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