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창립 7주년 맞는 환경단체 에너지나눔과평화
나눔발전소 1~4호기서 수확한 매전수익 전액 빈곤층 지원
서울·사천에 LG전자·OCI와 올해 5~8호기 추가 건립

▲ 200kw급 나눔발전소 1호기 전경

[이투뉴스] 전남 고흥군 도양읍 봉암리 '나눔발전소 1호'. 200kW급 태양광발전소가 한겨울 여린 햇빛을 최대한 흡수해 하루 3시간 이상 무공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요즘처럼 일조시간이 짧은 겨울에도 월 매출이 1200만원이나 되고, 날이 청명한 봄·가을에는 한달간 2200만원이나 수익을 올린다.

'나눔발전소 1호'는 환경단체인 사단법인 에너지나눔과평화가 2009년 서울 송파구와 건설한 세계 최초의 공익태양광발전소다. 여기서 생산된 전력은 한국전력에 판매돼 건설비 충당분을 제외한 전액이 에너지빈곤층 복지기금으로 지원된다.

2009년 3600만원을 시작으로 이듬해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4800만원씩 모두 1억8000만원의 기금이 조성돼 에너지빈곤층 지원사업과 송파구 기후변화대응기금으로 지원됐다.

에너지나눔과평화는 이런 발전소를 3개나 더 보유하고 있다. 2010년 완공된 경북 의성군 920kW급 '나눔발전소 2호'와 2011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충남 홍성군 100kW급 '나눔발전소 3호', 그리고 지난해 송파구 장지동 자원순환센터에 건립된 '나눔발전소 3호' 등이다.

이들 발전소는 개인이나 기업의 현금 및 현물출자 등을 자본금으로 활용해 건설돼 당기순익 100%를 에너지빈곤층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공익에 기여하게 된다. 모든 나눔발전소 지분은 비영리단체인 에너지나눔과평화가 100% 보유하되 차입금 75%는 대표인 사무총장이 연대보증 방식으로 사업을 보증하고 있다.

개인이나 기업, 지자체의 기부로 태양광발전소를 짓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에너지빈곤층이나 제 3세계에 지원하는 방식의 공익형 대안에너지 시민운동은 이 단체의 나눔발전소가 효시다.

김정욱 에너지나눔과평화 이사장(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은 "에너지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존을 위한 기본재"라면서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소를 세워 우리나라와 제3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시민들의 힘으로 밝은 에너지 앞날을 열어 가는 게 우리 단체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2006년 8월 창립된 에너지나눔과평화는 '2020년까지 1GW의 재생에너지 보급 및 100만명의 빈곤가구지원'을 목표로 '빈곤없는 지구, 내 것이 없다면 이룰 수 있다'는 행동철학 아래 지난 7년간 나눔발전소 증설에 매진해 왔다. 지금까지 나눔발전소 1~4호기 건설에 투입된 투자비는 82억2000만원에 달한다.

이 단체는 기부금을 직접 빈곤층에 지원하는 기존 시민단체와 달리 자체 여신을 담보로 공익발전소를 위한 추가 자본을 조성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와 더불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통해 환경보전, 지속가능한 복지지원 실현, 에너지전환 등 '1석 3조'의 목적 달성을 꾀하고 있다.

또 발전수익의 각각 25%는 에너지빈곤층 지원과 빈곤국가 지원에 사용하되 나머지 50%의 수익을 후속발전소 건립기금으로 활용함으로써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있다. 1MW 나눔발전소를 운영하면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후속 나눔발전소 2MW를 추가 설치 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는 셈이다.

사업의 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새롭게 발전소가 증설될 때마다 단체의 공익사업 여력도 그만큼 커지는 구조다.  

에너지빈곤층 지원사업은 연료비를 직접 지원하는 방법을 지양하고 주택에너지효율 개선, 노후 가전제품 교체, 전기없는 가장 태양광설비 지원 등 지원효과가 사업 이후에도 지속되고 수혜가구의 실질적인 에너지여건 개선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에너지나눔과평화는 2010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복지시설 2개소에 3500만원 규모의 주택에너지효율개선 사업을 벌였고, 취약계층 107가구의 노후 가전제품 교체에 5000만원을 지원했다. 또한 가구당 40만원씩 모두 360가구에 에너지비용 9600만원을 지원하고 송파구에 에너지빈곤층지원기금 1억1300만원을 기부했다. 

박근효(우측 첫번째)씨 부부와 김태호 에너지나눔과평화 사무총장(가운데)이 남동발전 지원 아래 설치된 독립형 태양광설비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밖에 강원도와 전남도 일대 전기없는 가정 9가구에 모두 1억3500만원 상당의 1.2~3kW급 독립형 태양광설비를 각각 지원하고 향후 10년간의 무상 사후서비스를 보증함으로써 전기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이들 소외계층의 에너지자립 기반을 조성했다.

이들 사업 가운데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은 지속적인 난방비 절감으로 복지시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례로 장애인 생활공동체인 물댄동산은 30년 이상 노후화된 건물이어서 매년 여름과 겨울 냉·난방비 부담이 컸지만, 단열 공사 이후 에너지효율이 크게 상승해 지난해 1~3월의 경우 전년 대비 낭방비를 20만원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경남 진주사 장애인 거주시설인 '한마음의 집'은 벽체 단열과 창호공사, 바닥 습식 온수보일러 설치 등을 통해 건물외부로부터 실내로 유입되는 냉·열기를 60%나 낮춰 장애우 주거환경을 크게 개선하는 성과를 올렸다. 

(오른쪽부터) 김태호 에너지나눔과평화 사무총장, 김유진 부장, 신종섭 과장, (앞줄) 박성문 국장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지자체와 에너지기업의 후속사업 참여로 에너지나눔과평황의 나눔발전소 건설은 올해를 기점으로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우선 에너지나눔과평화는 올해 송파자원순환공원 내에 100kW급 나눔발전소 5호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사업비 3억원의 절반을 구(區)에서 지원하고, 여기서 발생한 전력판매 수익의 50% 이상이 관내 에너지빈곤층 지원기금으로 돌아가게 된다.

2014년 준공을 목표로 장지동 물류단지 창고시설 옥상에 2MW규모의 나눔발전소 8호도 건설할 예정이다. 송파구에 이어 서울과 경남 사천에 부지를 유상 임대해 신규 나눔발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며, 이 사업에는 사회적기업 지원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LG전자와 태양광전문기업 OCI 등이 합류할 예정이다.

서울나눔발전소 1,2호기 사업 조감도

올해는 서울시 암사정수장에 2.5MW급 나눔발전소 6호를 건립하고, 2.5MW급 나눔발전소 7호기를 사천시 환경사업소 등에 건설키로 했다. 에너지나눔과평화는 이들 지자체와 LG전자, OCI 등과 협력해 서울시와 사천시 관내에 모두 5MW에 달하는 후속 나눔발전소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없는 가구에 독립형 태양광발전소를 지어주는 '사랑나눔발전소' 사업도 강원도 오지마을을 중심으로 대폭 확대된다. 에너지나눔과평화는 약 5억원을 투입해 강원도내 20가구에 태양광설비를 기부함으로써 2013년까지 강원도에서 전기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구를 제로화한다는 구상이다.

에너지나눔과평화의 나눔발전소 운동은 올해로 8년째를 맞는다. 그동안 이 단체의 활동 전면에서 사업을 이끌고 기업참여를 주도한 이는 바로 김태호 에너지나눔과평화 사무총장이다. 2000년부터 '국가에너지기본법', '에너지조례' 제정운동, '에너지의 날' 행사개최 등을 성공시키 그는 이제 나눔발전소 운동의 세계적 성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나눔발전소 운동을 통해 내 가족과 에너지빈곤층, 또는 불우한 이웃들의 문제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가치를 선물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눔발전소 운동을 전개하면서 내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한다는 사실보다 그들이 있기에 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면서 "그런 맥락에서 에너지를 포함한 빈곤문제는 자본주의가 풀어야할 마지막 숙제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나눔발전소 2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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