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수 한국기계연구원 박사(그린카연구센터장)

[이투뉴스] 지구온난화와 고유가 시대를 맞이해 전 세계적으로 주요국들이 배출가스 및 온실가스 규제와 함께 연비 규제를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그린카는 공해물질 배출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이 적고 효율이 우수한 자동차로 정의된다.

연료가 친환경적이더라도 온실가스 저감성이나 연비가 나쁘면 그린카의 자격이 없으므로 국내에서도 클린디젤, 하이브리드, 전기, 수소연료전지, 태양광 자동차를 그린카로 선정하고 있다.

그린카 중에서도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친환경성과 온실가스 저감성, 연비 면에서 당연히 우수해야 하고, 부수적으로 안전성, 편리성, 가격경쟁력, 시장 확장성 등의 특성도 좋아야 하는데 현재로는 클린디젤이 가장 적합한 차종으로 평가되고 있다.

◆ 클린디젤의 변신과 세계시장 전망
디젤엔진은 옛날부터 연료효율 측면에서 단연 우수했다. 하지만 10여년 전만해도 디젤연료의 특성상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이 많은 단점으로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은 1992년부터 유로-1이라는 디젤자동차의 배기가스 기준을 정하고 점차 강화해 왔으며, 최근 2008년 기준인 유로-5 기준을 충족하는 디젤 차량이 출시되면서 클린디젤차로 분류하고 있다.

 

 



유로-5 기준을 충족하는 클린디젤 차량부터는 매연여과장치(DPF)나 질소산화물저감장치(SCR) 등의 배출가스 후처리장치가 부착돼 그동안 디젤자동차의 단점으로 지적되어온 미세먼지(PM)와 질소산화물(NOx)을 대폭 감소시켰다.

이 같은 후처리기술 개발과 함께 원유의 정제기술도 발달해 클린디젤의 황 함유량 역시 지난 1993년 2000ppm에서 현재는 10ppm 수준까지 낮아져 클린디젤의 유해물질 배출은 휘발유나 LPG, CNG 자동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향상됐다.

또한 첨단고압분사방식 등 엔진기술 개선에 힘입어 과거 일반 디젤 자동차에 비해 연비와 출력 면에서도 훨씬 좋아졌다.

내년에는 유로-6의 배출기준을 반영하는 클린디젤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현재보다 환경성이 더 좋아지게 된다.

클린디젤 자동차의 연비 수준은 LPG 자동차보다 연비가 80% 이상 우수하고 휘발유와 압축천연가스(CNG) 자동차에 비해서도 각각 30% 이상 우수하다. 클린디젤의 CO2 배출량은 휘발유나 LPG보다 약 10~20% 적고 천연가스자동차와는 비슷한 수준이나 CNG차는 온실가스효과가 CO2의 21배나 되는 메탄이 많이 발생하는 단점을 안고 있다.

 

클린디젤하이브리드로 교체되는 런던 시내버스.


각국은 미래형 자동차로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에 기대를 걸고 개발 보급을 추진 중이나 주행성능, 가격 등의 걸림돌이 많아 상용화는 불투명한 게 현실이다.

원유가 조만간 고갈된다고 해도 매장량이 비교적 풍부한 천연가스를 이용해 100% 디젤대체 청정 합성연료인 GTL(Gas-to-Liquids)이 이미 양산되고 있으며, 바이오매스 이용 디젤대체 청정 합성연료인 BTL(Biomass-to-Liquid)도 개발되어 있으므로 디젤자동차의 보급은 2100년까지도 시장점유률이 50% 이상 될 것으로 에너지 전문기관인 WEC(World Energy Council)에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일본, 중국에서도 디젤차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가스자동차는 연료의 친환경성 면에서는 유리한 편이나 엔진과 자동차의 특성상 연비가 나쁘며 사용이 불편하고 특히 폭발 및 화재의 위험성이 많아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터널이나 지하차고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는 비선진국형 자동차로서 세계시장의 규모도 극히 지엽적이다.

그린카로 분류되는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기술과 경제성 측면에서 상용화는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므로 당분간 클린디젤차 세계시장 점유율이 늘어날 것이고, 향후 미국이 주도하는 연비규제가 전 차종으로 확대, 강화된다는 점에서 세계 자동차시장은 클린디젤에 이어 연비와 환경성이 더 우수한 디젤하이브리드차로 서서히 이동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디젤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친환경 고효율 클린디젤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것이므로 당연히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보다 한층 효율이 높고, 특히 버스의 경우 친환경성·효율성·안전성·경제성 등이 검증돼 2012 올림픽을 개최한 영국 런던과 2014 축구월드컵을 개최할 브라질 꾸리찌바를 비롯해 세계 선진국 대도시에서 차세대 그린카 버스로 운행 중이다.

◆안타까운 국내시장 현실
최근 국내 수입차 중 클린디젤 승용차의 인기는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국산 클린디젤 승용차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국내 클린디젤 자동차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일 주행거리가 많고 운행조건이 험한 시내버스와 택시의 경우 유럽에서는 연비가 우수한 디젤차가 거의 100%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이 중요한 시장에서 시내버스는 10여년, 택시는 30여년 이상 장기간 정책적으로 특정 가스연료만 사용하도록 국고를 지원해왔다. 이 같은 정부의 일방적 정책으로 디젤차는 철저히 배척됐고, 지금도 반환경 자동차로 매도돼 평가가 절하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시대역행적이고 후진성 편파 정책은 국내 클린디젤 자동차산업의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어 수입차들에 비해 국산 디젤승용차의 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이는 점차 확대되어 가는 세계 디젤차 시장에서 일본과 미국에게 추월당하게 될 위기에 처하도록 만든 근본 원인인 것이다.

클린디젤자동차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현실적인 그린카로 주목받아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은 국내 디젤자동차 기술이 일본과 미국보다도 크게 뒤지지 않는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시내버스와 택시 시장에 계속 가스연료만 사용토록 지원하는 독선 정책을 고집한다면 불과 1~2년 사이에 미국과 일본에 추월당해 국내 자동차의 산업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우리 정부가 앞장서 날려 버리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국가처럼 자동차 세제를 배기량 기준이 아닌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도록 세제개편에 나서야 하낟. 이 같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스스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그린카를 선택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향후 시장형성이 불투명한 미래지향적 자동차는 장기적으로 핵심원천기술 연구에 집중해 국제경쟁력이 있는 독자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친환경의 명분이 사라진 가스연료 자동차에 불필요한 국고지원을 마무리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기술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오는 2100년까지도 세계시장의 확대가 보장되어 있는 클린디젤차를 양산보급해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아직 세계적으로 초창기인 디젤하이브리드차 시장에 관심을 갖고 기술개발을 집중해 국가브랜드화하면 국내 그린카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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