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평화 정착의 발판 기대..시민 환영

지난달 6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 지 한달 만에 울산건설플랜트업체의 노사분규가 지난 5일 일단락됐다.

 

건설플랜트노조가 석 달여 간에 걸쳐 71일간 파업을 벌이는 등  극심한  분규가 있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의 노사협상과 노조의 파업은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다.

 

올해는 협상 초기에 노사간 협상방식 등 일부 사안을 놓고 티격태격 했지만 큰 마찰이나 갈등도 없었고 노조의 파업과 집회도 큰 폭력 없이 차분히 전개됐다.

 

노사협상의 경우 건설플랜트 업체 중 동부와 제이콘, 대창HISG 등 3개 업체  노사가 3차례 가량의 협상 끝에 지난달 30일 올해 단협체결을 위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협상 타결의 신호탄을 올렸다.

 

건설플랜트 업체를 대표해 온 동부 등 3개 업체가 먼저 잠정합의에  이르자  곧 이어 천일, 국제플랜트, 대성 등 3개 업체 노사도 잇따라 합의안을 도출했다.

 

각 업체 노사의 합의안은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 처분 금지,  조합비  일괄공제, 하루 8시간에 주 44시간 근로, 다단계 하도급 금지 등으로 대동소이하다.

 

노조로서는 지난해 노사협상 때부터 업체 측이 단협체결을 꺼려와 사실상  노조를 노조로 인정하지 않 았지만 올해는 협상을 통해 단협 체결이라는 큰 성과를 일궈냈다.

 

노조는 이런 단협에 근거해 노사가 대등한 입장에서 앞으로 임금 및 단체협상에 나설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 장기 분규를 겪었던 건설플랜트 노사가 올해 이 처럼 큰 마찰 없이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은 데는 노사 모두의 인식 전환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노사는 이미 지난해 노조의 장기파업으로 인한 노조 간부와 조합원의 무더기 구속, 시민들의 비난 여론 등을 경험했었고 올해는 포항 건설노조가 포스코 건물을 점거한 사태 등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또 노조로서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일용직 조합원의 어려운 생계 문제 등도 부담되는 부분이었다.

 

결국 극한으로 치닫는 노사관계는 모두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는 만큼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는데 입장을 같이하고 노조 파업 기간에도 대화의 장을 열고  꾸준히 교섭을 벌인 끝에 합의점을 찾았다.

 

노조가 단협 체결을 요구한 업체는 모두 90여 개사에 이르지만 현재까지 울산노동지청의 조사 결과 조합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업체는 12개사 뿐이었으며, 이 가운데 6개사가 먼저 합의하고 나머지는 아직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조합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업체는 하나씩 노사협상이 전개될  예정이고 노조는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재파업도 예고해 놓고 있어 아직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한편 울산시민들은 지난해 폭력사태로 얼룩진 건설플랜트 업체의 노사분규가 올해 평화적으로 합의한 데 대해 크게 환영하고 모든 건설플랜트 노사가 서로  양보하며 차분한 협상을 벌여 가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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