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세금체계 왜곡…에너지 믹스 실패로 불균형 초래

1일 서울YMCA 제411회 시민논단

[이투뉴스] 매년 되풀이되는 전략난은 왜곡된 가격과 세제가 근본적 원인으로 전기요금 인상 전에 생산원가의 합리적 개선이 선행돼야 하며, 타 에너지로 분산되도록 하는 세제개편이 시급하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1일 서울YMCA에서는 ‘에너지 가격·세제 개편, 올바른 방향을 논한다’라는 주제로 제411회 시민논단이 개최됐다.

에너지 가격 및 세제 정책의 바람직한 개편 방향을 논의해보고자 하는 취지로 서울YMCA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조영상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가 주제발제를 한데 이어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홍성훈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 김창섭 가천대학교 에너지IT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조영상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상업·가정부문에서 동절기 난방 연료의 전력화로 인해 하절기 뿐 아니라 동절기에도 여전히 심각한 전력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에너지 믹스 조절 실패로 인한 에너지원간 불균형 때문으로, 낮은 전기 요금과 상대적으로 높은 유류 가격으로 대표되는 왜곡된 에너지 가격 및 세금 체계가 주요인이며, 이로 인해 에너지 사용의 전력화가 초래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에너지 세제 개편을 통한 올바른 에너지 믹스 정착이 필요한데, 현재 유류와 전력에 대한 차등적 과세로 인한 조세 형평성의 왜곡문제와 교통세, 교육세, 지방주행세, 개별소비세 등으로 복잡하게 되어있는 유류세 체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가계지출 비중에 있어 전월세에 이어 3번째를 차지하는 휘발유는 높은 유류세로 인한 국민부담 가중의 주범인 반면, 전기는 과도하게 낮은 세금으로 에너지 과소비 촉진 및 신재생에너지 보급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 부담이 일방적으로 늘어나는 세수증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국민 조세부담 불변의 관점에서 특정 세수 확대 시 타 세금의 경감이 필요한 세수중립의 원칙과 함께 물가안정과 소득 계층별 형평성 원칙, 합리적 에너지 믹스 달성의 원칙을 토대로 에너지세제 개편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토론자로 나선 유승훈 교수는 극심한 전력 수급문제는 1차 에너지인 석유 가격보다 2차 에너지인 전기요금이 더 싸다보니 사용연료의 전기 전환이 급속하게 이뤄졌다며 2000년부터 2010년 동안 OECD 34개 국가의 탈 석유화 속도에서 우리나라가 1위이며, 전기화는 아이슬란드에 이어 세계2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저소득층일수록 등류, 프로판 등 상대적으로 비싼 난방연료를 사용하는 가구가 많아 에너지 비용부담이 다른 계층에 비해 현저히 높은 역진적 유류가격구조가 발생하는데, 왜곡된 국내 에너지 가격·세제 구조의 개선 없이는 에너지빈곤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어렵다며 에너지원 간 심각한 가격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수급예측 부실과 원전의 불실한 운영 등 정책 실패로 인한 문제를 소비자에게만 책임지워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전기가격의 생산비는 과연 적정한가를 정확히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민자발전회사의 순익은 전력산업에 재투자되기보다 대부분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돌아가고, 한국전력거래소 직원들의 높은 연봉수준을 보면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 누구를 위한 요금인상인지 알 수 없다고 질타하고, 한전이 사들여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비용 차이만 강조하기 보다는 생산에서 공급까지 낭비되는 비용을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성훈 연구위원은 조세정책을 활용하여 에너지원 사이의 상대 세부담 구조를 조정해 과세형평성을 높이고 에너지 가격 및 수급구조 왜곡 현상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기 대체 에너지원에 대해 세금을 감면해 전기 소비대체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발전용 유연탄 과세에 따른 세수 증가분을 활용해 기존의 유류세를 감면하거나 저소득층의 에너지 소비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 등 세수 중립적인 방안도 동시에 고려해야한다고 밝혔다.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장 문제로 철강산업의 경우 제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이며 재료비가 85.7%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 10년간 재료비 비중은 72.8%에서 85.7%로 늘어난 반면, 전력비 비중은 3.4%에서 2.5%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부와 산업계는 전기요금 인상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 아니라 원료 구입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해 원료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전기요금 억제를 위해 원전이용을 극대화하다보니 원전의 정비기간 단축과 가혹 운전, 대규모 설비교체 비용회피, 부품 인증과정 축소 및 조작묵인 등으로 원전 장기정지 사례가 속출했다고 지적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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