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아시아 최대 105MW 발전소 건설 본궤도
3000억원 과감한 투자 결실에 관심 집중

▲ 105mw급 gs eps 당진 4호기 바이오매스발전소 건설현장 전경

[이투뉴스] “내년 4월부터 주기기가 들어오기 시작해 2015년 4월께 첫 점화(보일러에 처음 연료를 투입해 연료를 태우는 공정)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바이오매스 발전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여서 기대도 크고, 부담도 됩니다.”

지난달 18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 부곡공단내 GS EPS(대표 이완경) 발전단지. 1500MW 규모 복합화력 설비가 겨울철 피크를 앞두고 전력생산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단지 한편에선 수십미터 높이 장대(長大) 크레인 넉 대의 움직임이 부산스럽다.

2015년 8월 종합준공을 목표로 토목·건축공사가 한창인 GS EPS 당진 4호기 건설현장이다. 지난 5월 착공식을 갖고 기반공사에 들어간 이 공사는 현재 터빈·보일러동·주제어동 철골공사와 발전연료 사일로 공사 등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부지면적은 2만3800㎡(약 7200평)이며, 공정률은 29%를 넘어섰다. 1년 8개월뒤 이곳엔 아시아 최대 105MW급 바이오매스발전소가 들어선다. 현존 국내 최대 바이오매스발전소는 지난 11월 준공된 30MW급 동서발전 동해발전소다.

정상규 GS EPS 4호기팀 부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이 정도 규모 바이오매스발전소가 몇 곳 없는데다 국내에선 처음이다보니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며 손발을 맞추는 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며 “차질없는 건설·운영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RPS 끌려가지 않겠다’ 과감한 배팅
민간 복합화력 부문에서 포스코에너지와 양대축을 형성하고 있는 GS EPS가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마땅한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이행수단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 할 것인가, 과감한 투자로 국면을 전환할 것인가 고심한 끝에 미련없이 후자를 택한 것이다.

이 발전소가 가동되면 GS EPS는 단숨에 자사 기존 복합화력 설비용량(1~3호기 1500MW)을 커버하는 수준의 RPS실적을 확보하게 된다. 수백kW~수MW급 태양광·풍력 프로젝트로 실적을 힘겹게 채워가는 경쟁사들의 전략과는 차이가 확연하다.

정 부장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 정책에 따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발전사들은 할증된 패널티를 물어야 한다”며 “4호기가 가동되면 지금까지 부여된 의무량을 모두 충족하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역시 여건은 녹록지 않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연료를 조달해야 하고, 연료 특성상 발전소 운전이 기존 석탄·복합보다 까다롭다. 용량대비 발전소 건설비가 만만치 않은 것도 부담이다.

하지만 GS EPS는 승부수를 던졌다. 리스크 뒤에 가려진 사업기회를 봤다. 허창수 GS 회장은 지난 5월 착공식에서 “환경이 불확실할수록 먼 장래까지 대비하는 안목으로 필요한 투자를 가려내고 이를 과감히 반영해야 한다”고 했고, 이완경 GS EPS 대표는 “노하우와 기술력을 축적해 해외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4호기 완공 조감도 ⓒgs eps

검증된 CFBC 도입…연료수급 대책도 완비
당진 4호기는 보일러에 공기를 불어넣어 부유상태에서 연료를 태우는 유동층보일러(CFBC)와 증기터빈의 조합으로 건설된다. CFBC는 900℃ 이하 저온에서 연소해 오염물질 배출이 최소화되고 발전효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이번에 GS EPS가 도입하는 핀란드 포스터휠러사(社)의 CFBC는 동종 보일러 대비 황산화물(Sox)은 90%, 질소산화물(Nox)은 50%, CO₂배출량은 25% 가량 낮은 친환경 설비다. 고위발열량 기준 보일러 효율은 85.1%, 플랜트 종합효율은 36.6%에 달한다.

전체 투자비는 약 3000억원이며, 주기기를 제외한 설계 및 시공을 그룹 계열사인 GS건설이 수행한다. 정상규 부장은 "포스터 휠러는 바이오매스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과 자체 노하우를 확보한 설비기업이어서 기술면에서도 습득할 것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증기터빈은 다년간 GS EPS와 협력해 온 지멘스가 공급키로 했다. 지멘스는 538MW급 1호기와 550MW급 2호기, 지난 8월 준공된 415MW급 3호기에 모두 자사 가스·스팀 터빈을 납품했다.

또 다른 난제인 연료수급은 그룹 상사부문 계열사인 GS글로벌이 맡기로 했다. GS글로벌은 인도네이아 등 동남아에서 연간 40만톤 규모의 목질계 연료와 팜연료 껍질 등을 수입할 예정이다. GS글로벌은 중국에 우드팰릿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안정적 연료공급을 위한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GS EPS는 태풍 등으로 수급차질이 빚어질 것에 대비해 7일간 연속 사용가능한 연료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의 사일로(SILO)로 짓고 있다. 또 수급난 발생 시 GS글로벌의 필리핀 공급선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35만7000MWh 전력 생산…수익률 10% 기대
RPS 이행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GS EPS의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은 오는 4월 주기기 설치를 기점으로 5부 능선을 넘어선다. 후속 공정인 증기터빈 설치는 같은해 11월께로, 첫 점화는 2015년 1분기 이내로 예정돼 있다.

발전소 이용률은 90%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연차정비 기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연중 풀가동되는 셈이다. 예상 전력 생산량은 세종시 인구인 약 11만명이 동시 사용가능한 연간 35만7000MWh 수준이다.

사업 특성상 수익은 전력시장 계통한계가격(SMP)과 가중치 1.0으로 책정된 REC(신재생공급인증서)로 회수하게 된다. 기본 석탄화력·복합 설비처럼 CP(변동비)는 보장받지 못하지만 발전량 전량을 우선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은 메리트다.

GS EPS 측은 4호기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경우 약 10% 수준의 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력계통은 기존 1호기 송전선로에 물릴 예정이다. 정 부장은 “본격적인 운영에 앞서 20여명의 운전·정비 전담인력을 제작사로 파견, 철저히 교육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 부장은 “향후 950MW급 5호기가 건설되면 그만큼의 REC 추가 확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4호기의 성공적 운영은 바이오매스발전소 증설 여부의 중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 당진복합 1호기에서 아산만 방향으로 바라본 4호기 건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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