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원장
NSC에 사이버보안 비서관 신설해야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버영토 안전하게 지킬터

[이투뉴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사이버 영토가 점차 커지고 있다. 세계 인구 70억중 3분의 1이 넘는 25억명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이제 눈에 보이는 세계만으로는 살수 없는 세상이 됐다. 시간이 흘러가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비중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눈에 보이는 세상을 지배할른지도 모른다. 정치인으로 오랜 세월 의정활동을 벌였지만 이제는 사이버 보안과 안보를 위해 온몸을 불사르고 있는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을 만났다. ‘내 인생의 마라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정보보안 인재 10만명 양성을 부르짖고 있는 유원장은 사이버 보안이야말로 창조경제의 핵심영역이라며 오늘도 현장을 누비고 있다.

 

- 유준상 원장 부임이후 정보기술연구원이 전체 IT 중 정보보안 분야를 크게 확대했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헤킹 사태라도 예상했나.(웃음)

▶ 처음 원장을 맡았을때 IT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문외한이었다. 그러나 명망있는 교수를 비롯한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을 만나서 조언을 구한 결과 IT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취약한 분야가 정보보안이라는 것을 터득할수 있었다.

즉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산업분야에서 IT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 곳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IT가 산업의 기반이 되고 있는 상황이면서도 정보보안이 필요한 현장에 대한 인식은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특히 농협을 비롯한 금융권이 헤킹당해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정보 보안문제가 국가경제와 안보에 큰 위기를 불러올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정보보안 분야에 총력을 기울여야겠다고 방향을 잡았다.

 

- 그래서 유원장이 강력히 추진한 제도가 있다면 무엇인가

▶ 우선 사이버 보안 인재를 가능하면 많이 양성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벌써 4년전 한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이버 보안인재 10만명을 양성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나쁜 의도로 상대방의 인터넷 사이트를 헤킹해 개인정보 등 귀중한 사항을 빼내가는 헤커는 날로 늘어나고 수법도 다양해지는데 반해 이를 막아야 하는 화이트 헤커는 제대로 양성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정보기술연구원은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oB)을 마련하고 이미 2기를 배출했다. 곧 3기를 뽑아 집중적인 교육을 시켜서 차세대 보안리더로 양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초 결성한 K-BoB 시큐리티 포럼도 사이버 보안의식을 널리 확산시키자는 의도에서 만들었다.

 - K-BoB 시큐리티 포럼의 주요 역할은 무엇인가.

▶ 이 포럼은 사이버안보가 국가안보는 물론 국가 경쟁력과 국민생활에도 직결되어 있음을 중시하고 정보보호산업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학계와 산업계, 보안전문가는 물론 정계, 관련 부처, 언론계 등이 참여해서 창립한 것이다. 포럼은 정보보안 산업의 발전 방향 및 전략 도출, 정책 제안, 중앙부처와 연계한 핵심과제 발굴, 산업의 성장동력인 인력양성 등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국민의 사이버 보안 인식을 강화하고 건전한 사이버 안보관 확립을 위한 홍보와 지원활동에도 힘을 쓸 것이다.

아울러 사이버 공간의 안전성 향상 및 복원력 확보 등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사이버 영토를 조성하기 위한 정책비전과 전력을 제시할 방침이다.

 - 최근 사이버 테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국가 사이버 안보분야에도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데.

▶ 국가안보가 군사적 도발뿐만 아니라 사이버 보안 분야에 까지 확대됨에 따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사이버 보안 조정기능과 권한을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관련 역량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사이버 보안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문제인데다 여러 부처가 동시에 관련이 있기 때문에 각 부처의 이해관계와 요구를 조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NSC안에 사이버안보 비서관을 신설함으로써 체계적인 사이버 안보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 미래 국가 정보보안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 우리가 갖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창조경제가 꽃 피우기 위해서는 그 핵심이 바로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정보보안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람’이다. 모든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이를 해결하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 지원하는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확립해야 한다. 특히 정보보안 전문가들에 걸맞은 대우를 통해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사회적 문화가 시급하다.

 -보안리더 양성을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 사이버 보안에 잠재력이 있는 우수인력을 발굴하고 차세대 보안리더로 양성해 정보보안 주요 분야에서 활동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정보보호 산업 발전의 활성화 및 고도화를 촉진시킬 것이다. 또한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배출된 차세대 보안리더는 재능과 지식을 다시 사회에 공헌하고 이를 통해 정보보호산업의 선순환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 미래의 정보기술연구원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야 하나.

▶ 처음 원장을 맡았을 때 정보기술연구원은 IT 인력양성에 주력하는 교육기관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많은 고민을 거치면서 그동안 약 1만5000여명의 전문인력을 키워온 기관이라면 한발짝 더 나아가 IT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사회적 인식이 취약했던 정보보안 분야에 대한 전문 인력 양성을 선도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회의원들에게는 정보보안의 중요성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설득했으며 과거 지식경제부 등 정부 부처에도 보안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역설해 지금과 같은 정보보안 전문가 양성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강남스타일’을 이야기하면 ‘싸이’를 떠올리듯이 'KITRI'(정보기술연구원)라고 하면 전세계적으로 ‘정보보호산업의 메카’를 연상하도록 전력을 기울이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 국내는 물론이고 K-BoB 시큐리티 포럼을 통해 해외에도 네트워크를 강화함으로써 선진기술을 받아들이고 세계와 경쟁할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싶다.

 - 정보기술연구원장으로서 국내 IT 산업에 대해 소회가 있다면.

▶ 얼마전 국내에서 어벤젼스 속편이 촬영됐다. 영화제작사인 마블스튜디오는 우리나라가 최첨단 IT 강국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우리나라를 선택했다고 한다. 물론 전국적인 광통신망과 스마트폰 보급률 1위, 1인당 인터넷 이용시간 1위 등 지표나 수치는 그럴듯하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는 잘 만들어내지만 소프트웨어는 거의 외국의 선진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처지다. 지금까지는 하드웨어 기반의 패스트 팔로워 정책이 통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혁신적인 도전이 없이는 우리나라를 추격하는 나라들을 따돌리기가 어렵다.

 -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국회 경제과학위원장과 초대 정보위원을 지냈으며 마라톤을 완주하는 등 인생역정이 화려하고 역동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 지금도 그렇지만 IT계와 체육계의 엘리트를 육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내 인생의 마라톤이 끝나는 골인 지점까지 힘차게 달릴 것이다. 이길을 달리며 우리의 미래가 될새로운 인재들의 러닝메이트가 되어 더 안정적이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생각으로 통일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통일을 이루면 그야말로 세계 5대 강국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확신하며 그 때가 오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뛰거나 인라인을 타서라도 달려가 평양시장에 출마하고 싶다.

 

 

<대담 이재욱 발행인 정리 이윤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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