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자본·인력 3박자 갖추고 글로벌 경쟁 자신

160여종의 압력설비·저장탱크 등 생산…세계 20개국에 수출
가스안전公 해외공장등록 완료…한국 LPG소형벌크시장 진출

제1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대형 압력용기를 제작하고 있다.

 

 

공정 중인 대형 저장탱크. 오른쪽 용기가 한국에 보낼 200kg 소형벌크.

 

 

김영열총경리가 세븐 나인의 초고순도 암모니아 500kg 실린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만2000평 규모의 진상커지 제1공장 전경. 700미터 떨어진 곳에 3만2000평 규모의 제2공장을 짓고 있는 중이다.

[이투뉴스] 지난 4월 16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내린 곳은 항저우(杭州) 공항. 10세기에는 오월국, 13세기에는 남송의 도읍이 된 중국 7대 고도 중 하나로 현재는 저장성의 성도다.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지상에는 소주, 항주가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경관이 뛰어난 곳이다.

하지만 취재기자가 갈 곳은 여기서 다시 차량으로 2시간 거리인 동양시의 성북공업개발구 내 금상과기유한공사(金象科技有限公司). 중국 발음으로는 ‘진상커지’라 불린다. 우리로 따지면 지방의 산업단지인 셈이다.

회사를 소개하는 브로슈어에는 2011년 설립이라고 표기돼 있으나, 실제 동양화공기계유한공사가 모체로 1968년부터 특정설비를 생산해온 45년의 오랜 역사를 안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일반가스는 물론 고순도 특수가스의 제조·저장·이송부문 각종 용기 및 설비 등 160여종에 이른다. 특히 불소와 냉매가스 분야의 기술력과 품질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냉매가스 분야의 경우 자동화라인을 통해 생산되는 용기만 연간 300만개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의료분야와 화학엔지니어링, 환경, 농약, 소방, 석유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술개발과 제품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일컫는 ‘중국산’이라는 평가가 이곳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 같은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유럽과 북미지역을 비롯해 일본, 러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등 세계 20여개국에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국기업과도 인연이 깊다. 오래전부터 대성산업가스, 원익머트리얼즈, 린데 등 고압가스 메이커에 초고순도 암모니아용기 등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시안이나 광저우 등 중국 현지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는 삼성, LG 등과도 거래관계를 맺고 있다.

앞으로는 한국과 고압가스 분야뿐만 아니라 LPG분야와도 인연을 맺게 됐다. 한국 측 파트너인 (주)앤젠과 1년 전부터 200㎏용량의 LPG소형저장탱크(벌크) 공급 준비에 나서 지난해 12월 ASME 인증 획득에 이어, 올해 2월 한국가스안전공사의 해외공장등록을 완료했다.

이미 200㎏용량의 LPG소형벌크 전용라인 구축 준비를 마쳐 5월 중으로 연간 5000대 규모의 생산라인이 가동된다. 5월말이나 6월초에는 제품이 선적돼 우리나라에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에는 유일하게 한국사람이 한 명 있다. 실질적 운영책임자인 김영열(金英烈) 총경리다. 동양시의 시의원이기도 한 왕지엔중 총괄사장으로부터 중국에 안주하라는 요청을 받을 정도로 극진한 대우를 받는 그는 1년의 절반 정도는 한국을 찾는다.

기자에게 각종 설비 및 용기 생산라인을 하나하나 안내하며 향후 5개년 계획을 소개한 김영열 총경리는 현재의 1만2000평 규모의 공장에서 직선거리 700미터에 3만2000평 규모의 제2공장을 짓고 있는 중으로, 내년 완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1 공장은 가스 및 화학분야의 설비나 용기 등 주문자 방식의 제품을 생산하고, 제2 공장에서는 ISO부문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라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엄청난 자본과 인력까지 모두 갖춘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 앤젠과 제휴…6월초 한국에 LPG소형벌크 첫 선
연산 5000대 규모 200㎏ 소형벌크 전용라인 구축

(왼쪽부터) 중국 진상커지社의 김영열 총경리, 왕지앤중 총괄사장, 한국 측 파트너인 앤젠의 정재호 사장, 배승준 이사가 협약체결 후 악수하고 있다.  
진상커지는 지난 4월 17일 LPG소형벌크를 공급하는 앤젠(대표 정재호)과 한국시장 독점공급 및 동남아시아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했다. 양측이 손잡고 한국의 200㎏ LPG소형벌크 시장은 물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접수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앤젠은 한국 LPG시장에 200㎏용량의 소형벌크를 처음 들여온 곳이다. 미국 맨체스타탱크社의 한국 에이전트로 2011년 1월 미국산 200㎏ 소형벌크를 처음 선보인 앤젠이 가격경쟁력까지 앞세우는 마케팅 전략을 펴게 된 셈이다. 지난 1년 간 준비를 거쳐 빠르면 5월말, 늦어도 6월초부터 진상커지의 브랜드인 ‘올 샤인’ LPG소형벌크를 출시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200㎏ 소형벌크의 제품명은 ‘점보 200’으로 가격은 80만원으로 책정됐다. 기존에 시판 중인 동일용량의 제품보다 10% 이상 큰 차이를 보인다. ASME 인증으로 제작돼 품질을 보증하면서도 기존 미국산이나 국산 제품보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만큼, 이를 그대로 수요자에게 경영적인 측면에서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인터뷰] 왕지엔중 金象科技有限公司 총괄사장
“따 쟈 하오…진정한 파트너가 돼야죠”

“한국의 LPG시장은 처음입니다만 함께 일하게 돼서 더없이 기쁩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말 가운데 ‘따 쟈 하오(大家好)'라는 게 있습니다. 모두가 좋아야 좋다는 의미죠. 어느 한쪽만 이득을 얻는다면 그건 바람직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아니라고 봅니다. 서로가 이득이 될 때 진정한 파트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월 17일 한국 측 파트너인 앤젠과 200㎏용량 LPG소형벌크 공급협약을 체결한 왕지엔중 金象科技有限公司 총괄사장<사진>은 중국은 무엇보다 협력체제를 중시 여긴다면서 서로가 윈-윈하는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였다.

이미 1년 전부터 200㎏용량의 LPG소형벌크를 준비해온 만큼 품질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자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스라는 제품의 특성 상 고객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에서 안전 측면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기업이니만큼 많이 파는 게 좋겠죠. 그만큼 코스트가 절감되고, 양측 모두에게 이득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많이 팔자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어떤 부문이든 조그마한 문제라도 협의할 게 있으면 긴밀히 연락해 개선해가는 관계가 되고 싶습니다. 협력사로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1968년 특정설비를 생산하는 동양화공기계유한공사가 모체이니만큼 지난 45년 간 제품을 생산하면서 기술력과 품질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하는 그는 이 회사가 있는 절강성 동양시의 시의원이기도 하다.

중국과 한국은 문화적으로도 가까운 사이라며 양국이 서로에게 좋은 제품을 공급하면서 서로가 윈-윈 하는 성과를 거두다면 바람직한 협력관계가 아니겠냐며 부품이나 기술 등 한국에서 들여오는 것도 많다고 밝혔다.

한국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냐고 묻자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한국인들의 열정을 보면서 배우는 게 많다”며 1년에 한 번 정도로 한국을 방문하는데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느끼는 게 크다고 답했다.

한국의 LPG소형벌크 시장이 그리 크지 않은 규모라는 점에서 한국 측 파트너인 앤젠과의 협력배경이 궁금했다.

“아직 도시가스가 들어가지 않는 곳에 공급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LPG소형벌크 시장을 크게 보고 있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중국시장과 비교하기는 어렵죠. 하지만 한국시장만을 본 것은 아닙니다. 동남아시장도 분명 범주에 두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평가라고 강조한 그는 고객이 뭘 필요로 하는지, 개선을 바라는 건 무엇인지를 신속히 파악, 양측이 협력해 고객의 신뢰를 쌓아가며 시장을 넓혀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왕지엔중 총괄사장은 그러려면 고객의 평가와 신뢰가 기본이라며 회사가 저장성 동해시에 있지만, 대련부터 광저우까지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는 것도 이런 기본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브랜드가 ‘올 샤인’이고, 상징은 ‘두발을 들고 일어나 앞으로 나가려는 코끼리’입니다. 올 샤인은 생산제품을 통해 세상을 더욱 밝게 하겠다는 뜻이 담겼으며, 코끼리는 중국에서 신성시되는 동물로 전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만큼 미래를 향해 힘차게 나갈 것입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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