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 불량기자재로 테스트베드 구축 실증·교육에 활용
진단기술 최적화로 기자재고장 전년比 42.5% 줄여
[이투뉴스] 문제를 일으킨 불량 전력기자재를 활용해 설비고장 진단 및 예방법을 연구하고 현장 진단인력의 실전 역량을 높인 한전 경기북부지역본부(본부장 현상권)의 역발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31일 한전에 따르면, 경기북부본부는 1년여간의 준비과정과 계획수립을 거쳐 지난 1월 전사 최초로 '기자재 Trouble-Test-Bed(이하 '테스트베드')'를 구축했다.
양주시 산북동 양주회천택지개발 예정지구내 6개 전신주 구간에 구축된 이 테스트베드에는 자기제 현수애자, 폴리머피뢰기, 가공개폐기, 폴리머 현수애자 등 모두 30여종의 기자재가 설치됐다.
하지만 이곳에 설치된 기자재는 정상제품이 아니다. 경기북부본부가 관할 구역을 순시·점검하는 과정에 절연저항 불량이나 파손, 균열 등의 이상을 발견해 떼어낸 소위 불량기자재다.
경기북부본부는 통상 폐기처분되는 이들 자재의 가치를 다시봤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불량기자재 자체가 현장실증 대상이자 설비진단 인력의 훈련용 교재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 앞서 지난해 1월부터 본부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테스트베드 선로를 선정하고 사전에 확보한 각종 불량기자재와 일부 비교대상 정상 기자재를 이곳에 설치했다.
실증시험장의 기자재 고장이 다른 배전계통으로 파급되지 않도록 2단계 보호용 COS(개폐기)도 갖췄다.
이후 지난 1월 불랑기자재 실증에 나선 본부는 현장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현장인력이 활용가능한 진단 매뉴얼을 완성했다.
지금까지 한전은 매년 배전설비 고장예방을 위한 설비진단을 시행해 왔으나 표준화된 진단 매뉴얼과 실제 배전계통과 같은 조건의 실습장이 없어 진단품질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배전계통에 사용되는 전력기자재는 계절이나 온도변화, 노후도에 따라 열화특성이 달라 표준모델이 없으면 설비진단 정확성이 떨어지고 인력에 따라 진단품질이 달라진다.
이렇게 활용된 테스트베드는 현재 관련 직원들이 직접 열화상이나 초음파 등의 장비로 설비고장에 대한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기북부본부는 지난 6월 테스트베드에서 설비진단 경진대회를 연 이래 진단학습 및 전문교육과정을 개설해 8월부터 이달말까지 모두 143명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본부는 향후 열화상 설비진단 표준매뉴얼을 제작해 전사 배포하고 실증과정에 개발한 절연저항 분석시스템에 관한 특허도 출원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북부본부 관계자는 "테스트베드 실습장은 정확한 설비진단과 담당자 역량 제고, 체계적인 진단전문가 양성 등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곧 고장 및 정전감소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북부본부의 경우 이같은 진단기술 최적화로 올해 기자재 고장을 전년대비 42.5%나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정전예방에 따른 비용감소 효과도 거두고 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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