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15만명 봉사 참여 및 30억원 기금 조성 계획
겨울철 난방공급 어려운 가구에 무료 효율개선 사업 전개

[이투뉴스] 36만 가구에 달하는 에너지 빈곤층(소득의 10% 이상을 냉·난방 등 에너지비용으로 지출하는 가구)을 시민들의 힘을 모아 지원하기 위한 ‘서울 에너지복지 플랫폼’ 구축이 추진된다.

서울 에너지복지 플랫폼은 시민이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로 얻은 이익을 자발적으로 나누고, 모인 기부금을 활용해 저소득 가정의 에너지 효율화를 지원하는 시민주도의 사업 형태다. 원전하나줄이기 2단계가 추구하는 ‘에너지 살림도시, 서울’을 실현하기 위해 사업 혜택을 저소득층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여름에는 찜통, 겨울에는 냉골에서 살아가며, 가정의 실내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지 못하는 ‘에너지 빈곤층’이 전체가구의 10.3%인 36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 하위 1분위 계층은 69.3%가 에너지빈곤층에 해당되는 등 저소득 가구의 에너지 빈곤이 심각한 상황이며, 전국적으로도 에너지빈곤층 비율이 2008년 10.9%에서 2012년에는 12.6%로 증가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지원정책 수립에 앞서 에너지복지사 및 에너지복지사회적협동조합과 함께 올해 4∼11월까지 25개 전 자치구의 저소득층 1257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빈곤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를 통해 결과를 분석했다.

실태조사 결과 대부분 보조난방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그중 전기장판 이용 가구가 64%로 가장 많았고, 도시가스 보일러를 보조난방으로 이용한다는 응답자도 22%나 됐다. 즉 도시가스나 보일러등유 요금이 전기요금보다 비싸기 때문에 평소 전기장판에 의지하며 보일러는 꺼놓고 지내는 가구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조사대상 가구 중 2%인 40가구는 동절기인 11월부터 2월까지 난방비 부족으로 60일 이상 난방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9일 가량은 조명조차 켜지 못하고 지내는 등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에너지복지제도에 대한 인식도는 낮았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각종 에너지 지원제도에 인지도도 낮아 받을 수 있는 혜택도 놓치고 있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전기요금이 연체된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전기를 공급해주는 ‘단전 유예장치’ 사업의 경우 15%만 인지하고 있으며, 혜택을 받는 가구는 7%에 불과했다.

정부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중위소득 기준의 40% 이하 가구에 대해 동절기에 전기와 가스, 연탄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가구당 평균 10만원이 담긴 바우처(전자카드)를 내년부터 지급하는 등 에너지복지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는 이러한 정책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시민과 그렇지 못한 시민 사이에 생기는 빈틈을 메울 수 있도록 ‘서울시 에너지 복지 플랫폼’을 구성, 적정한 냉난방을 제공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가구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에너지 복지 플랫폼은 대표적인 시민참여 에너지절약 모델인 ‘에코마일리지’를 비롯해 LED 보급사업 등을 통해 절약된 금액을 자발적으로 저소득층과 나누는 사업이다. 이렇게 모금된 금액은 에너지 빈곤가구를 대상으로 단열·이중창 시공, 고효율 보일러·LED 설치 등의 사업을 펼쳐 빈곤층의 에너지비용 지출을 줄이는데 사용된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집수리 사업 등 주택효율화 사업의 편익을 조사한 결과 공사 전·후 12∼13% 정도 에너지 소비량 절감 효과가 확인됐으며, 도시가스 요금으로 환산하면 연간 22만원의 에너지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서울시는 사업추진을 위해 ‘에너지복지 플랫폼 시민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원전줄이기 사업 참여기업을 비롯해 에너지복지 전문가, 사회공헌 전문기관 등이 참여하는 준비조직을 구성 후 내년 1월에 전체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더불어 2015년도 하반기에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위원공모를 추진하는 등 일반시민의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회계와 집행, 모금 등 재정과 관련된 일체의 사항은 온라인에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다. 또 에너지복지 플랫폼이 단순한 에너지 비용지원에 머물지 않고 참여를 바탕으로 한 봉사활동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기업 단위의 참여도 유도한다.

시는 오는 2020년까지 다양한 홍보를 통해 시민들과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 15만명이 봉사와 기부에 참여하고, LED 전구 등 현물을 포함한 30억원의 기금이 조성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필영 서울시 환경정책과장은 “겨울철 냉골에서 추위와 위험에 노출되는 에너지 위기 가정이 많다”며 “1만 가구 이상을 에너지 위기에서 구해내는 에너지복지플랫폼 사업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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