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태양광·전기차株 동반 하락…과잉반응 분석도

[이투뉴스]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미끄러지자 고유가 때 각광받던 신재생에너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가 하락을 따라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도 함께 폭락하고 있다.

세계 최대 풍력터빈 공급사인 덴마크 베스타스 주가는 세계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달말 감산 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후 폭락해 여전히 11% 가량 하락해 있다.

중국 태양광 모듈 제조사인 잉리 그린에너지와 미국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모터스는 더 심한 주가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7일 유가가 잠시 오르자 주가하락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OPEC의 조치가 이뤄지기 전부터 저유가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다.

11월 하이리드 차량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1% 하락했다. 반면 기름을 많이 먹는 스포츠 레저용 차량중 일부 모델의 지난달 판매량은 1년 전보다 91% 상승했다.

이같은 경향은 미국 외 지역, 특히 휘발유 판매가의 많은 부분이 세금이 차지하고 있는 선진국에서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가 등락에 따른 풍력과 태양광 산업에 대한 과잉반응이 있다고 지적했다.

저유가가 지속될 경우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한 의문과 관심은 높다.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2004년 600억달러에서 지난해 2510억달러로 대폭 상승했다.

투자의 대부분은 재생에너지 보조금 확대 등 정책적인 뒷받침이 작용을 해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러 정부들은 화석연료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풍력과 태양광 가격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장려해 왔다. 청정 투자사 클라이맷 체인지 캐피탈의 이안 템퍼튼은 "최근 몇년간의 많은 정책들은 화석연료 가격 상승과 고갈 상태를 기본으로 정당화 됐었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생에너지 투자 경향을 파악하는 것은 아직 시기가 이른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유가 등락이 재생에너지의 생사를 가르는 원인이 됐던 과거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1970년대 아랍 원유 수출 금지 당시 유가 상승은 청정에너지 시대의 문을 연 것처럼 보였다. 지미 카터 대통령 재임시 백악관 지붕에 태양광 모듈이 올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자 로널드 레건 대통령 재임 시 백악관 모듈이 철거되고 풍력과 태양광 산업에 대한 투자도 급랭했다. 반면 연료 소비가 많은 자동차 판매는 상승했다.

그러나 오늘날 청정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지구 온난화 우려 속에서 진행되고 있어 70~80년대와는 사뭇 다르다.

마리아 밴 더 호이븐 IEA 사무총장은 "과거에는 기후 변화는 정책적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다"며 최근 유가 하락을 이용해 저탄소 투자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화석연료 보조금을 없애고, 탄소에 가격을 매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세계 여러나라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법안이 480개가 넘는다. 1997년에는 40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보조금 제도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소 이용이 크게 줄었으며, 이는 일부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부풀려지게된 원인이 됐을지도 모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크레딧 스위스의 마크 프레쉬니 전문가는 "유가가 떨어지면 전기료도 하락하고 풍력과 태양광이 비싸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라며 "이 연관성은 훨씬 더 복잡해졌으나 관계가 분명 존재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바이오연료 등 일부 청정에너지 산업은 저유가로 인한 피해가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광범위한 투자 전망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의 앵거스 맥크론은 "유가가 더 많이 내려가지 않고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재생에너지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 등 유가가 일부 가스 계약과 밀접히 관련이 있는 지역에서도 재생에너지에 대한 단기적 영향에 대한 전망은 어렵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풍력위원회의 스티브 소이어 사무총장은 "우리는 석유와 경쟁하지 않는다"며 "25년 전만해도 상당량의 전기가 석유로 생산됐으나 지금은 아니다"면서 "풍력발전가는 상당히 많이 내려가 유가가 배럴당 30달러까지 떨어지더라도 풍력발전소는 일부 개발도상국이나 섬에서 사용 중인 디젤 발전기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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