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G2 기후감축·재생에너지 약진 등 주목

[이투뉴스] 2014년은 에너지와 환경 문제에 있어 주목할 만한 한해였다. 유가가 폭락했고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들인 미국과 중국이 합동 기후 성명을 발표해 세계를 주목시켰다. 세계 곳곳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석탄발전과 맞먹는 그리드패리티 도달을 알렸다. 아울러 구글과 애플 등 기술 회사들이 재생에너지와 홈 에너지 스마트 사업에 진출해 에너지 효율 분야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2014년은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전망이어서 지구 온난화가 주춤하고 있다는 주장을 뒤집었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의 전 지구촌 평균온도는 14.57°C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았다. 뜨거웠던 지난 한 해 동안 벌어졌던 5대 주요 에너지·환경 뉴스를 되짚어봤다.

1. 유가 하락, 바닥은 어디인가
지난해 지구촌을 달궜던 에너지 뉴스는 유가 폭락을 빼놓을 수 없다. 국제유가는 바닥을 모른채 급락세를 이어갔다. 유가 급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쳤지만 산유국들이 선포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주범으로 지목된다. 세계 경제 부진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한데다 OPEC 산유국들이 의도적으로 공급을 늘린 게 유가 급락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의 셰일 붐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셰일 붐으로 미국의 산유량은 하루 900만 배럴까지 치솟아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뒤이어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했다. 갑작스런 공급 과잉으로 유가는 배럴당 115달러에서 6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단 몇 개월만에 50%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생산단가가 높은 셰일유 고사를 노려 OPEC이 감산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유가 급락을 부추겼다.

OPEC 국가들은 현재 유가 상승을 위해 감산 여부를 두고 논의 중이다.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같이 좀 더 취약한 원유 수출국들이 유가 하락에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시장은 크게 타격을 받았다.

일부 정부들은 화석연료 보조금을 삭감하기 위해 유가 하락을 이용할 지 고심 중이다. IMF의 추산에 따르면, 간접비용과 외부적 요소를 포함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보조금으로 연간 1조9000억달러가 투입되고 있다.

유가 하락은 전기자동차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기름 소모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SUV)형 자동차 판매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저유가는 재생에너지와 셰일가스 투자를 둔화시키고,  지구촌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유가 하락이 어디까지 내려갈지, 언제까지 계속될지 전세계 산업계와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2. G2(미국-중국)의 기후 협약 타결
미국과 중국은 작년 11월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하기로 한 합의문을 발표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계 배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탄소 배출국인 양국으로부터 나온 매우 반가운 소식이었다.

중국은 비화석연료원을 이용해 2030년까지 에너지 수요량의 20%를 생산한다는데 동의했다. 재생에너지 등  비화석 에너지를 이용해 800~1000GW를 생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또한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26~28%까지 줄인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세계 최대 배출국이면서도 그동안 의무감축을 회피했던 양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합의하면서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에게 기후 변화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올해 파리에서 예정된 기후변화에 관한 새로운 국제합의를 앞두고 던진 중요한 메시지였다.

3. 미국의 발전소 탄소 배출규제 강화
지난해 6월 미 환경보호국(EPA)은 발전소의 탄소 배출규제안을 발표해 발전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내 현존 발전소들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30% 줄여야 한다.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은 전체 발전 부문 배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EPA가 제안한 법안은 미국 기후 조치의 핵심사안이 되고 있다. 

올해 6월 마무리될 새로운 규제안은 이미 반대파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EPA측은 경제적으로 실현가능한 목표라는 증거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배출 저감을 통해 경제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EPA가 제안한 법안이 통과되면, 각 주는 이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이미 많은 주정부들이 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여론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시민들은 탄소 배출을 저감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220여개가 넘는 주요 기업들도 같은 입장을 밝히고 있다.

EPA의 최종 법안이 얼만큼 강력할지, 무사히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 '불황은 없다' 태양광발전 연속 성장
2014년을 빛냈던 청정에너지 뉴스는 태양광 발전의 연속 성장세였다.

태양광 모듈 가격이 최저가로 떨어지면서 전력가격 상승과 맞물려 태양광 발전단가는 일부 지역에서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했다. 아울러 대규모 용량 증설도 진행됐다.

중국은 작년말까지 14GW의 신규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해 33GW를 달성할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에 비해 42배가 넘는 양이다. 브라질은 지난달 태양광 최저가 경신으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인도는 작년 3GW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100GW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9월까지 3.9GW의 신규 태양광 발전소를 추가 건설해 모두 16GW를 초과했다.

태양광산업은 거주형과 상업형, 산업형 소비자들에게 전력망 평균 발전가 이하로 전력을 공급해 인기를 끌었다. 월마트와 GM, 시스코, 페이스북 등 20여개 글로벌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구매가 이어졌다.

5. 글로벌 IT 업계  스마트홈 시스템 주목 
가정용 에너지 효율화 사업이 2014년 새롭게 떠올랐다. 많은 IT 기업들이 이 사업 분야에 뛰어들면서다.

구글은 지난해 1월 ‘네스트 랩’이라는 회사를 32억달러(한화 약 3조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홈 에너지 효율 사업을 시작했다.  네스트 랩은 스마트 온도 조절 장치, 연기 감지기 등을 만드는 회사다.

애플은 지난해 6월 집과 스마트 폰을 연결하는 홈킷 앱을 공개해 이 분야에 진입했다. 홈킷은 잠금장치와 조명, 온도조절, 플러그, 스위치 등 집안의 가전 제품을 애플의 휴대폰에 연결시켜 관리, 제어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삼성은 스마트홈 전문 업체인 스마트씽스를 인수해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스마트 씽스가 개발한 센서장치는 현관문이나 조명 등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지 않아도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집안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한다. 집안에 사람이 없으면 조명을 자동으로 끄는 기능이 있어 에너지 저감에 도움이 된다.

소비자가 자신의 에너지 소비 형태를 지인들과 비교하고 벤치마킹하는 기술도 나오고 있다. 이는 효율의 게임화(Gamification : 게임이 아니지만 재미 요소를 부여해 게임처럼 만드는 것)로도 불린다.

미 에너지 효율 경제 위원회(ACEEE)에 따르면,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기술 분야에서 효율 증진은 배출을 저감하고 발전 비용 중 340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IT 업계의 관심을 한 몸을 받고 있는 스마트 홈 시스템의 활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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