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용 박사(한국도시가스협회 기획실장)

분양가에 포함된 분담금 소비자 인식 못해…실상 왜곡
난방비는 다양한 방식 통해 비교해도 개별난방이 저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제 주택시장은 실수요자와 중소형 중심으로 반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월세가 전세를 급격히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강남 등 지역적 편중과 역세권 및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추어진 지역의 강세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편, 지역난방사업자들은 지역난방 보급확대를 위하여 지역난방이 공급되면 아파트의 부동산가치가 상승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지역난방 아파트의 난방비가 개별난방 아파트에 비해 저렴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매우 잘못된 내용이며,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여 본건을 검토하게 되었다.

먼저 아파트의 가격은 크게 해당 아파트의 특성, 위치 등 입지적 요인, 학군 및 편의시설 등에 따라 가변적이다. 아파트의 특성으로는 아파트 단지규모, 건설연도, 면적 및 입주자 특성 등을 들 수 있다. 입지적 요인으로는 지하철, 간선도로, 외곽도로 등의 접근도 및 교통체증 지역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초․중등학교는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의 가장 큰 관심사이며, 특히 고등학교는 학군에 따라 수요와 가격변동폭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난다.

대학 주변지역은 소형아파트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합리적인 소비와 편리성 추구 경향에 따라 편의시설에 대한 접근도가 부동산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 마트, 도서관, 학원, 병원, 공원, 공공시설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강남, 목동, 중계 등 3대 지역은 학원의 영향이 가장 큰 지역으로 분석된다.

이와 같은 요인에 대한 고려없이 단순히 지역난방이 공급되면 아파트가격이 오른다는 후한무치한 주장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실증조사 및 결과
우리는 위와 같은 문제 인식하에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에 서울 및 서울과 인접한 인천․경기 일부 지역의 공동주택 총 222개 단지에 대한 실증조사를 의뢰하였다. 조사는 ’14년 7월 1일부터 7월 31까지 진행하였다.

조사내용은 이격거리가 가깝고, 준공(입주)일, 세대수, 위치, 단위세대 면적, 주변정보(교통시설, 학군, 편의시설 등)가 유사한 두개 단지를 매칭하여 지역난방과 도시가스개별난방 아파트의 매매가격을 조사하였다. 매매가는 부동산 114 가격정보를 활용하였다. 조사결과는 [표 1]과 같이 정리되며, 결론은 난방방식에 따른 아파트가격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3㎡당 매매가 차이는 약 13만원으로 1.1%에 불과하며, 주어진 표본의 한계와 거래시점 등 다양한 변수를 감안할 경우, 난방방식 차이에 의한 가격영향이 유효하다고는 보기 어렵다. 통계적으로도 대표값인 평균외에 산포도(degree of scattering)를 통해 난방방식별 매매가격 집단의 분포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산포도를 확인해 보면 매매가격의 표준편차 값도 거의 유사하게 도출되어 난방방식에 따른 매매가격의 분포도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난방방식별 아파트 매매가에 유의한 차이를 두기 어려운 이유로는 ① 유사단지의 부재로 인해 상이한 단지를 비교한 경우와 ② 근접 유사단지를 비교한 경우가 일관성 있는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남양주시 별내택지개발지구 지역난방아파트의 경우, 신도시로 조성되어 편의시설 등 생활환경이 주변 퇴계원 지역보다 우위에 있으나, 비슷한 규모와 노후정도를 가진 개별난방 단지의 부재로 결국 지근거리의 퇴계원 구시가지 개별난방 아파트를 표본대상으로 분석이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비교단지 확보의 한계로 인한 예외적 표본들이 가격평균 1.1% 차이에 영향을 미쳤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한편 비교대상의 단지가 완전히 접해져 있어 입지조건이 같고 유사한 노후정도와 규모를 가진 경우에는, 개별난방 아파트 가격이 오히려 더 높은 경우도 다수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단순비교를 통해서는 아파트매매가의 차이가 유의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준공연도, 단지규모, 교통, 학군 및 특이사항(주변 편의시설, 공원) 등의 요소가 부동산 매매가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지역난방은 지역지정제로 대규모 택지지구의 계획도시지역에 많아 단지규모(786세대)가 개별난방(702세대)에 비해 크다. 또한 비교적 준공년도가 최근에 많은 점을 감안한다면 이 주장에 설득력이 더해진다. [표 2]는 조사표의 사례이다.

◇난방식별 난방비 비교
난방방식별 난방비 비교는 비교 대상이나 방법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불필요한 논쟁을 종식하고 객관적 검증을 위하여 국내 최초로 3가지 비교방식을 통한 결과 값을 분석하였다. 우선 난방방식별 난방비 비교방식은 [표 3]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동일 에너지사용량 비교방식
이 방식은 지역난방사업자의 공급통계자료를 활용하여 지역난방 사용가구의 연평균 사용량(한난 기준 8.72Gcal, SH공사 기준 6.95Gcal)을 기준으로 도시가스 소비자도 동일량의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지역난방 열손실율을 반영(10%)할 경우, 개별난방 대비 지역난방요금이 23% 비싼 것으로 분석되었다. SH공사 지역은 36%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 난방방식별 평균사용량 기준
이 방식은 사업자별 통계자료를 기준으로 가구당 연평균 에너지사용량(총사용량/총공급세대수)을 구하여 현재 요금단가 적용 후, 기본요금을 더하여 총에너지사용요금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비교 결과, 개별난방 대비 SH공사 지역은 41%, 한난 지역은 59%가 더 비싼 것으로 분석되었다. 격차가 확대되는 이유는 지역난방 소비자가 에너지를 더 많이 소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지역난방의 열손실율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난방은 공급자 열배관 손실율이 최소 5% 이상이며, 소비자 단지내 열손실율도 최소 10% 이상 발생하고 있다. 참고로 지역난방 공동주택은 미공급 순환손실로 인해 사용자측의 열손실율이 27.6%에 이른다는 연구논문(변재기 2012년, 지역난방 공동주택의 열부하 예측에 의한 열공급제어 알고리즘에 대한 해석적 연구) 도 있다.

󰊳 동일지역 실사용량(샘플링) 요금 비교 (2014년 자료)
동일 지역의 근접지역에 유사 규모(면적, 세대수, 준공연도 등)의 아파트 소비자가 실제 지출하는 난방비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방식이다. 데이터는 무작위로 서울, 경기지역의 60개 단지(난방방식별 각 30개 단지) 37,115세대의 실제 난방비 데이터를 수집하였다(원/㎡:부과면적당 난방비). 지역난방비 데이터는 K아파트(국토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난방비 자료를 이용하였으며, 개별난방은 도시가스사의 실요금 부과자료를 활용하였다.

분석결과, 지역난방아파트 난방비는 평균 7,384원/㎡으로, 개발난방아파트 난방비 6,964원/㎡보다 6%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이 수치는 2014년도 실사용량 데이터이므로, 2015년도에 25%나 인하된 도시가스요금을 적용하면 난방비 격차는 더욱 확대된다. 참고로 105㎡ 기준으로 환산하면, 작년에 지역난방의 가구당 연간 난방비는 771,960원, 개별난방은 725,340원 수준이다.


◇맺음말
앞의 연구에서 아파트의 가격은 입지조건과 아파트의 특성에 따라 결정되며, 난방방식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음이 판명되었다. 강남지역 아파트와 강북지역 아파트의 가격을 단순 비교할 수 없듯이 다양한 조건과 특성을 감안해야 진정한 부동산 가격을 평가할 수 있다. 지역난방 아파트는 기계실에서 각 동별로 4개(난방/온수 Supply/Return 배관)의 열 배관을 시공해야 열공급이 가능하다. 여기에 취사용 도시가스배관은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따라서 하나의 배관으로 취사와 난방을 동시에 해결하는 도시가스 개별난방에 비해 가구당 공사비가 6~8배나 비싸다. 시설분담금도 ㎡당 14,040원에 달해 105㎡ 아파트의 시설설분담은 약 150만원에 이른다. 물론 분양가에 포함되어 소비자는 인식하지 못한다. 반면에 도시가스시설분담금은 약 6만원에서 9만원(계량기 등급별) 수준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소비자 부담분은 언급하지 않고 지역난방 아파트가격이 더 높다는 주장은 소비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하다.

난방비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비교해도 개별난방이 지역난방에 비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난방이 통상 5월부터 9월까지 시설을 가동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세대는 전기를 사용하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난방비는 더 많은 차이가 날 것이다. 여기에 열손실율(10%) 만큼을 공통비형태(공동열손실료 등)로 부과하는 요금까지 합산한다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총난방비는 상당한 수준에 이른다. 난방비까지 감안한다면 과연 지역난방아파트가 더 비싸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결론은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에 맡기고 기고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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