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경기·충남·제주시 모여 ‘지역에너지 전환’ 공동선언
지속가능에너지 전환위해 상호협조…산업부에 협의기구 제안

▲ 야당 소속인 안희정 충남지사(사진 왼쪽부터)와 박원순 서울시장, 여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지사 및 원희룡 제주지사가 나란히 앉아 '지역에너지 전환'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그간 뒷짐 지고 중앙정부의 에너지정책을 지켜보던 지방정부(광역 지자체)가 지역에너지 정책개발과 실행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특히 지역에너지 전환 공동선언에는 야당 출신 광역단체장 뿐 아니라 여당 출신까지 함께 참여해 향후 여파가 주목된다.

서울특별시(시장 박원순)와 경기도(도지사 남경필), 충청남도(도지사 안희정), 제주특별자치도(도지사 원희룡)는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나 지역에너지정책을 서로 공유하고, ‘지역에너지 전환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공동선언 현장에는 최근 들어 지역 에너지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4개 지방자치단체장과 시민 등 2백여 명이 참석했으며, 노영민 국회 산업통상위원장이 축사를,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장이 사회를 맡았다.

참여한 4개 광역단체는 2012년 서울시(원전하나줄이기 사업)를 시작으로, 금년 5월 제주도(글로벌 에코플랫폼 제주), 6월 경기도(에너지비전 2030), 충청남도(2020 지역에너지 종합계획) 등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지역에너지 정책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지자체다.

이들은 지역에너지 전환 공동선언문을 통해 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를 앞둔 중요한 시기에 지역 에너지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4개 시·도가 협력해 에너지위기 해결과 지역상생 시대를 열어가고자 하는 내용을 담았다.

◆원전 및 석탄화력 대체 위해 수요관리 및 신재생 보급
이번에
선언한 ‘지역에너지 전환’에 대해서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낭비 없이 지혜롭게 쓰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더불어 에너지 갈등 없는 지역상생 시대를 열고, 온실가스 감축 및 지속가능한 에너지체제로의 전환에 기여하기 위해 공동노력을 기울이기로 약속했다.

세부적으로는 에너지 수요관리와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해 지역에너지 자립도를 높임으로써 원자력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대체하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한다고 명시, 원전 및 석탄화력 대체의지를 분명히 했다.

분산형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와 적극 협력한다는 점과 함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협의기구 구성도 제안했다. 중앙정부 에너지정책에 협력하되,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맡겨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동선언에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수립한 지역에너지 계획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자는 약속도 담겼다. 또 ‘지역에너지 정책 포럼’을 정례화해 축적된 경험과 에너지정책의 미래비전을 공유하고, 실천 가능한 정책 대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광역단체장들은 “에너지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소비가 특정 지역의 희생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을 공감하며 지역에너지 전환 선언이 그 희생을 상생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너지 선언이 다른 지자체로 확산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세계의 지방정부·도시들과 함께 기후변화와 에너지 해법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역에너지 전환 공동선언에 참여한 4개 광역단체장이 이번 공동선언의 핵심목표인 지역상생과 에너지 자립 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4개 광역단체의 미래 에너지정책 추진방안 발표
지역에너지 전환을 위한 공동선언문 발표에 앞서 4개 광역단체장이 지자체별 에너지정책 비전과 주요성과를 공유하는 발표와 함께 이에 대한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우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원전하나줄이기 정책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자립을 통해 ‘지역에 대한 상생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2년 시작한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성과를 설명하고, 2단계 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원전 2기분인 400만TOE 에너지절감과 1000만톤의 온실가스를 저감하겠다고 발표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에너지비전 2030’의 선포배경을 밝히면서 경기도가 발전 및 송배전 선로로 인한 주민의 희생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과 기후변화를 에너지 신산업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가 노후 원전 7기를 대체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효율혁신을 통한 소비 20% 절감, 신재생에너지 생산 20% 달성, 에너지 신산업 등 3개 분야 10대 중점사업을 중점 추진하여 2030년까지 전력자립도를 7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설명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에너지 소비와 미래 에너지 산업 등 더 좋은 에너지 정책 실현을 위해 ‘지역에너지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도민과 함께 노력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화력발전 지역자원시설세를 활용을 비롯해 지역 특성을 살린 에너지자립섬과 발전소 온배수 활용, 태양열 건조기 등 신재생 에너지 보급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안 지사는 “우리나라 전력요금은 지역적 차이가 전혀 없고, 송전요금 등 사회적비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원격지에 대규모 발전소 건설을 유인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고, 전원을 분산하는 등 전력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전력의 51%를 소비하고 있는 산업체를 대상으로 차등적 전기요금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에너지정책 목표인 ‘카본프리 아일랜드’를 소개하면서 우리시대가 직면한 어려운 도전이지만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정책추진의지를 다짐했다.
그는 “카본프리를 실현하기 위해 제주도가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 도내 전력수요 100%를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전환하고, 모든 차량의 전기차(37만대) 전환 및 스마트그리드 인프라를 제주전역에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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