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개체수가 100마리 미만…전남 무인도서 번식 확인

▲ 뿔제비갈매기 어미 한 쌍이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주변에 보이는 새는 괭이갈매기다.

[이투뉴스] 환경부(장관 윤성규)와 국립생태원(원장 최재천)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뿔제비갈매기’의 어미새 5마리가 전남의 한 무인도에서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개체 번식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뿔제비갈매기는 국립생태원이 위탁 수행 중인 ‘2016년 무인도서 자연환경조사 과정’에서 올해 4월에 발견됐다. 무인도서 자연환경조사는 환경부가 2014년에 수립한 2차 특정도서 보전 기본계획에 따라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500곳(매년 50곳)의 무인도에 대한 자연환경을 조사하는 사업이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괭이갈매기 무리에 섞여 번식을 시도하는 뿔제비갈매기 한 쌍을 발견한 이후, 문화재청·국립생물자원관 등 관련기관에 요청해 다른 조사자와 탐방객 출입을 제한하고 2개월간 번식과정을 관찰했다.

연구진은 그간 뿔제비갈매기 어미새 5마리를 확인했으며, 그 중 두 쌍이 산란하는 것을 포착했다. 한 쌍은 알을 품는 과정 중에 부화에 실패했고, 다른 한 쌍만이 번식에 성공하여 어린새 1마리를 키운 후 함께 번식지를 벗어났다.

뿔제비갈매기는 지구상에 남아 있는 개체수가 100마리 미만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발간하는 적색목록(Red List)에 위급종(CR)으로 분류되어 있다. 위급종은 적색목록 9개 범주 중 야생에서 절멸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간주하는 종이다.

생태에 관한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는 신비한 새로 1930년대 중국 동쪽 해안에서 번식하고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월동한다는 제한적인 정보만이 있다. 63년간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었다가 2000년에 중국 푸젠성의 마츠섬에서 4쌍이 다시 발견됐다.

현재는 마츠섬과 중국 지장성의 지안섬, 우즈산섬 등 단 3곳에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국내에서 뿔제비갈매기가 발견되고 번식에도 성공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세계 4번째 번식지로 기록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종원 환경부 자연정책과장은 “뿔제비갈매기의 번식지로 확인된 무인도를 특정도서로 지정해 번식지를 보호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지정을 검토하는 등 보호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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