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독 성분 이용한 동물용 사균백신 특허출원
사균백신 제조 및 활용 위해 동물의약품회사와 후속연구 중

[이투뉴스] 국립생물자원관(관장 백운석)은 자생 말벌과(땅벌, Vespula vulgaris, 배스퓰라 불가리스)의 독(毒) 성분을 이용한 동물용 사균백신 제조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균(死菌)백신은 병원성 원인균(장티푸스, 백일해 등)을 화학약품(포르말린 등) 등으로 사멸시켜 제조한 백신으로 제조가 용이하고 안전성이 높다. 반면 생균(生菌)백신은 병원체를 죽이지 않고 독성부분만 제거한 백신으로, 면역 활성이 높은 반면 안전성이 낮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에 개발한 백신제조법을 ‘동물용 사균백신 제조법 활용 특허’를 8월 31일 출원했으며, 사균백신 제조의 활용을 위해 동물의약품회사와 후속 연구를 협의 중이다.

개발된 특허기술은 사균백신의 균 사멸 과정에서 화학약품 대신 천연물질인 말벌의 독 성분 마스토파란(Mastoparan-V1)을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상용되고 있는 사균백신은 포르말린, 페놀류 등의 화학약품으로 해당 병원체를 사멸시켜 제조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항원 단백질의 물리·화학적 변화가 일어나 면역 반응이 낮아져 면역 증강제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 또 제조과정에서 화학약품이 사용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생물자원관 연구진은 허진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말벌 독(마스토파란)을 이용한 살모넬라 사균백신을 제조하고, 이에 관한 동물 실험을 올 4월부터 4개월간 실시했다.

그 결과 마스토파란을 이용한 사균백신을 구강에 접종한 동물군은 4주 후에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동물군에 비해 항체가 3∼6배 증가하고, 면역 물질이 3∼4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기존 사균백신이 보통 병원균(살모넬라균)에 대해 50% 미만의 생존율을 보인 데에 반해, 마스토파란을 이용한 사균백신은 60∼8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토파란을 이용한 백신은 기존 백신과 달리 항원 단백질의 물리·화학적 특성이 유지돼 접종 후 면역 물질이 더 많이 나타나 면역 증강제가 불필요하고, 생존율 또한 높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연구진은 마스토파란을 이용한 사균백신이 살모넬라균 외에 포도상구균 등 다른 병원균에 대해서도 같은 항원?항균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향후 또 다른 백신 제조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에 확인된 결과를 바탕으로, 먼저 가금티푸스 동물용 사균백신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지 검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금티푸스는 닭 및 칠면조 등의 조류에서 살모넬라균에 의해 일어나는 전염병으로 패혈증에 의한 높은 폐사율이 특징인 질병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