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녕 자원환경경제학 박사 /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이투뉴스 칼럼 / 허은녕] OPEC의 감산 합의에 따른 국제유가의 반등 소식과 더불어, 영국, 미국, 러시아,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지도자들이 모두 강한 국가를 천명하고 나섰다는 소식 역시 지난해 말의 주요 뉴스였다.

특히 미국, 중국, 러시아 등 3개국은 모두 강한 지도자를 선출하였거나 또는 기존의 지도자가 더더욱 강력한 정치적 기반을 갖추었다는 공통점과 더불어, 세 나라가 모두 자원 부국이라는 특징이 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와 석유의 매장량과 생산량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유럽에 이어 아시아 지역으로도 수출하고자 하는 노력을 경주하여왔다. 미국 역시 셰일가스 대량 개발에 성공한 이후, 기존의 석탄에 더하여 석유와 천연가스 역시 수출국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은 잘 알려진 대로 주요광물의 매장량이 세계 최대 수준인 나라이다. 특히 리튬을 비롯한 희유, 희소금속 등에서도 세계 매장량의 상당수를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특히 지구온난화에 따른 북극 항로의 활용 및 개발과 관련된 이권이 크게 이슈가 되고 있다. 러시아 북쪽의 항로가 사용 가능하게 될 경우, 현재 인도 및 수에즈운하를 통과하기에 25일 정도 걸리는 유럽으로의 뱃길이 15일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되어 우리나라나 일본의 무역활동에 크게 도움이 된다. 또한 러시아에서 LNG선을 활용한 천연가스 수입이 경제성을 가지게 되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물류와 에너지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시진핑은 장기집권의 토대를 확보하고 실크로드를 대체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내세우며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개발의 기치를 높이 내세우고 있다.

이 국가들은 강한 리더십을 내세우면서 특히 에너지자원문제에서는 강하게 자국의 에너지 자원의 개발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외국자본의 참여와 개발된 에너지와 자원의 수출을 독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이 국가들이 모두 국가리스크가 상당히 안정되어 있기에 에너지자원 개발사업의 대상국으로 매력도가 상승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이미 러시아와 사힐린과 관련된 정치적 협상을 시도하고 있으며, 미국의 에너지산업에 진출한 것은 이미 오래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에 민간업체가 상당히 진출해 있는 상황이나 러시아의 경우는 예전에 북방항로개척 등을 내세우고 적극적으로 협력하려던 시도와 비교하면 매우 잠잠하다.

미국 역시 에너지산업에의 진출은 걸음마 상태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자의 성향을 분석해 볼 때, 미국 내 에너지산업의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중국이나 러시아에 비하여 매우 안정된 금융제도와 법률제도를 가지고 있어 민간기업의 사업 참여 위험이 상당히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 있다. 에너지관련 공기업 및 민간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미국 등 해당 국가에 현지회사를 설립하고 해당국가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각각 알아서 여러 국가를 담당하는 것이 아니고, 각국의 대표 회사를 세워 종합적으로 진출하고 또 정부가 지원해 주는 방식인 공동출자, 공동진출 방식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국제적인 기술경쟁력 및 산업경쟁력의 확보에도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정치적인 압력에서도 상당히 자유로울 수 있는 방식이다.

일본 정부는 자원개발담당기구(현 JOGMEC)을 두고 지속적으로 이러한 이슈들을 전담토록 하여 에너지 정책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자원개발분야를 포함한 에너지 개발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공무원과 전문가의 확대 없이는 이루어지기 힘들 것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의 지도자가 강성이라고 걱정하기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하여야 할 것이다. 이때 에너지 분야는 이들 국가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새해에 밝은 웃음이 항상 함께 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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