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위원회 최근 보고서 공개…"오히려 경제성장"

[이투뉴스] 영국이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지출을 늘리고 있으나 에너지 효율이 상승하면서 가정용 에너지 요금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2008년 도입된 기후변화법 이후 지속적으로 일반 가정집의 에너지 요금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영국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80% 줄인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영국 기후변화 위원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요금과 가스료 등 에너지 공과금은 2008년보다 낮았다. 저탄소 정책으로 인한 비용과 네트워크 추가 비용들이 효율 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저감에 의해 상쇄된 것으로 분석됐다. 위원회는 영국 정부의 고문기관으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위원회는 저탄소 정책은 작년 기준 일반 가정집 에너지 요금에 매달 약 9파운드(한화 약 1만3000원)의 부담을 줬지만 가전제품의 효율이 좋아지면서 에너지 소비가 줄어 매달 20파운드(약 3만원) 이상이 낮아진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일반 가구는 2008년 대비 지난해 연간 115파운드(약 16만원)를 아낀 것으로 집계됐다.

존 거머 기후변화 위원회 위원장은 "더 청정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확산하려는 노력은 이미 일반 가정집과 회사에 이득을 안겨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 영국의 배출량은 1990년 대비 38% 하락했다. 같은 기간 GDP는 65% 가량 상승했다"며 배출 저감이 경제성장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그는 "일반 가구의 에너지 요금 지출은 실질적으로 2012년부터 줄어들이 시작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삭감하는 영국의 노력과 자동차 산업 등 중요한 영역에서의 경쟁력 등은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영국의 미래 성장과 채용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환경보호단체인 '지구의 벗'은 이번 보고서의 결과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동시에 보충할 사항들에 대해 지적했다. 이 단체 사이먼 블럭 에너지 캠페이너는 "이 보고서는 기후변화를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 지출도 줄일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와 환경을 위한 윈-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영국은 여전히 유럽 내에서 단열이 잘 안되고 있는 집이 많은 곳 중 한 곳이다. 일반 가구들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정부 방안들이 많이 철회됐다"며 "정부의 새로운 기후변화 전략에서 재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영국 비영리 단체 카본 브리프(Carbon Brief)는 영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920년대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석탄 이용 저감과 에너지 효율 사업 확대, 재생에너지원 확대, 석탄 탄소 세금 부과, 천연가스 발전 등을 통해 배출 저감을 이뤄낼 수 있었다.

지난 10년간 영국의 석탄 이용은 74% 감소했다. 2015년과 2016년 사이에만 석탄 연소에 따른 배출이 50% 감소, 전체 배출량 5.8% 저감에 기여했다. 영국은 2015년 레드카 스틸과 지난해 석탄화력발전소 3곳 등 석탄을 연소하는 대형 시설을 잇따라 폐쇄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