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저수요로 최근 일부 발전소 정지·재가동 반복
"적정 예비력과 전원 구성비도 들여다봐야" 지적도

[이투뉴스] 석탄화력발전소 중 일부가 최근 들어 첨두발전기처럼 가동정지와 재가동을 반복하고 있다. 원전과 함께 대표적 기저부하(基底負荷) 발전소인 석탄화력은 LNG복합이나 열병합과 달리 발전정지 후 재가동이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아울러 자본투자비가 높고 상대적으로 운전비가 낮아 정비기간을 제외하고 연중 24시간 가동하는 것이 업계 상식이었다.

30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일부 석탄화력의 가동정지는 최근 수주간 주중 전력소비가 가장 적은 주말부터 월요일 새벽 사이 휴일에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산업체가 조업을 중단하는데다 온화한 날씨로 연중 냉·난방 수요가 가장 적은 기간이라서다. 전력당국 한 관계자는 “요즘이 일년 중 수요가 가장 낮을 때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날이 더워지기 시작되면 곧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이런 계절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석탄화력까지 가동정지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라는 해석도 있다. 석탄화력은 LNG, 양수, 대수력 등과 함께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으로부터 기동·정지·출력조정 지시를 받는 발전기다. 전력수요가 증가하면 연료비 단가가 낮은 순서대로 출력을 최대로 높이고, 반대의 경우엔 마찬가지로 고비용 발전기부터 출력을 낮춰 수요변화를 추종한다.

이중 석탄화력의 출력조절은 연료투입량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통상 설비용량의 10~30% 범위 안에서 이뤄진다. 또 석탄을 고열량이나 저열량으로 바꾸면 최대 50%까지도 발전량 증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석탄화력은 출력조절 시 다른 발전기 대비 효율이 많이 떨어지는데다 큰 폭의 출력조정은 준비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가급적 정격출력으로 돌린다.

최근처럼 일부를 아예 가동정지했다는 것은 모든 석탄화력의 출력을 낮추는 선조치 이후에 이뤄진 부하조정이란 뜻이다. 출력조절로도 전력공급이 수요를 넘어서 어쩔 수 없이 일부 석탄화력을 멈춰 세웠다는 의미다. 물론 이는 전체 발전설비의 구성비(Mix), 전면정비(오바홀) 중인 발전소의 양과 전원비, 각종 제약조건 등을 들여다봐야 정확한 원인 분석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수요는 많이 떨어지는데 기저발전기가 많이 있어 더 이상 (출력을)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되니 정지를 하는 것”이라고 했고, 또다른 발전사는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전원 구성비가 발전정지 아니고는 수요를 추종하지 못하는 상태가 일시적으로 되는거다. 공급예비율과 함께 전체 전원구성비가 적정한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발전소들은 전례없는 가동정지 및 재가동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충남권의 한 발전소 간부는 "월요일 새벽에 맞춰 발전기를 재가동하기 위해 많은 직원들이 일요일부터 출근해 준비작업을 한다. 현장을 가보면 밤잠도 못자고 쩔쩔매고 있다"면서 "잠깐 운영한다던 변동비반영시장(CBP)이 20년째다. 환경급전이든 뭐든 제도를 바꾸겠다면 차라리 빨리 결정하는 게 낫다"고 하소연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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