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책토론회서 정부 일관된 정책 필요성 역설

▲ 8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에너지·자원 시장변화와 자원안보에 관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투뉴스] "미국이 끼어들면서 에너지수급 패러다임이 변했다. '에너지 흙수저'인 한국이 어떻게 해야 치열한 정글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배워야 한다."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으로 석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변모해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과거에는 중동만이 에너지 공급처였지만, 이제는 경쟁적 공급시대에 돌입했다는 것.

그러면서 "한국이 새로운 파도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60%가 넘는 중동의존도를 낮춰야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8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에너지·자원과 새로운 자원개발 패러다임을 논의하기 위한 '글로벌 에너지·자원 시장 변화와 자원안보 국회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과 한국자원공학회(회장 김선준)가 주최하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신중호)이 주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신중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 등을 비롯해 국내 에너지·자원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우태희 산업부 차관은 인사말을 통해 현재 정부는 특별융자(과거 성공불융자) 부활을 통한 민간기업 해외자원개발 활성화, 석유 비축강화 및 수입선 다변화, R&D 강화를 통한 새로운 에너지개발 확보 등을 골자로 하는 에너지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정부가 들어섰기 때문에 그에 맞는 재정비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다양하고 날카로운 의견을 꺼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발표자들의 주요 발언내용.

 

◆ 김대형 지질자원연구원 박사
2040년도 여전히 화석연료 시대…전체 공급원의 약 75%


"2013년 세계 에너지원별 점유율을 보면 석유는 31%, 천연가스 22%, 석탄 29%, 원자력 5%, 수력 3%, 신재생 및 기타 11%로 화석연료가 많다. 특히 신재생 및 기타 부문의 대부분은 바이오매스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풍력, 지열 등의 신재생은 1%에 불과하다. 2040년 예측치도 이와 거의 비슷한 26%, 24%, 24%, 7%, 3%, 16%(순수 신재생 5%) 순이다. 신재생은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이에 사업기회는 분명 많아지겠지만 신재생을 에너지 안보 차원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에너지 안보는 분명 화석연료를 중점으로 고민돼야 한다"
 

 

◆ 주시보 포스코대우 부사장
미얀마 가스전 13년간 2조3천억원 투자


"현재 포스코대우의 미얀마 가스전의 경우 광권 취득부터 가스판매까지 1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2조3천억원이라는 대규모 투자금이 들어갔으며, 정부가 성공불융자로 약 100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한마디로 해외자원개발은 장기적이고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사업인데, 아직 국내 정부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가까운 중국은 유가스전 개발 신규 투자액이 한국의 약 26배나 되고, 일본은 저유가 시기를 기회로 생각해 2014년부터 꾸준히 해외자원개발 예산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거꾸로 2012년부터 예산이 급감하고 있다"
 

 

◆ 변중무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자원개발의 선순환, R&D 확보에서부터 시작


"국내 전체 R&D 투자액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증가해왔다. 2015년 기준 국가 R&D 금액은 약 66조원, 정부 R&D는 19조원에 달한다. 그런데 에너지기술개발사업에 관한 기금은 2013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2년 7500억원에서 2014년 7400억원, 지난해에는 6900억원대로 줄었다. 세부적으로 자원개발기술 기금은 지난해 기준 242억원에 불과하다. 세계 자원개발 규모는 대략 2470조원으로 거대한 시장인데,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어린애 수준이다. 또 자원개발 현장이 해외에 있고, 국내에 없기 때문도 R&D가 부족한 이유 중 하나다. 해외 광구 확보를 통한 현장실증 R&D 실현이 다급하다"

◆ 신현돈 인하대학교 에너지학과 교수
에너지는 정부 차원이 아닌 국가 차원에서 다뤄야


"자원개발은 기본적으로 땅속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 전체 사업 중 10~15%만이 성공하는 고위험 프로젝트고인데, 심지어 우리나라는 전체 분모(해외자원을 시도하는 사업 수)도 적다. 게다가 우리는 유가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정부의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엇박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으로는 당연히 성공할 수 없다. 자원개발은 정부 차원이 아닌 국가 차원으로 크게 봐야한다. 단순히 회계상으로만 평가해서도 안 된다. 일본처럼 저유가 때 투자를 할 수 있는 장기적인 관점을 지녀야 한다"

◆ 이철규 해외자원개발협회 상무
해외자원개발의 주체, 기업과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다

"1977년 해외자원개발사업이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는 두 번의 커다란 위기를 맞이했다. 하나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또 하나는 저유가가 시작된 2013년 쯤이다. 전자는 회복되는데 7-8년이 소요됐고, 후자는 현재 4-5년 정도 경과 중이다. 개인적으로는 IMF시절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 최근 민간기업 신규 자원개발 참여는 거의 없는 수준이다. 수익성이 없다고 생각하니 들어오길 만무하다. 일례로 2003년 고유가 시절에는 돈이 된다고 생각해 자원개발을 하겠다는 상장사가 300개에 달했다. 국내에는 1000여명 인력 뿐인데 말이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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