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야적장 보관분 폐기통보 이후 연료조달 불투명
광주시 SRF 생산재개 놓고 청정빛고을과 의견 충돌

▲광주광역시 가연성 생활쓰레기 연료화시설.
▲광주광역시 폐기물 매립장 및 가연성 생활쓰레기 연료화시설 전경.

[이투뉴스] 3년 만에 가동에 들어갔으나 운전 3개월여 만에 다시 멈춘 한국지역난방공사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의 가동중단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기존에 보관하던 장성야적장 보관분이 품질검사에서 부적합 처리돼 폐기를 앞둔 데다 신규 연료공급마저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한난은 최근 광주광역시의 가연성폐기물 연료화를 담당하는 청정빛고을에 SRF 생산 및 공급 재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장성야적장에 보관하던 SRF가 품질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전량 폐기처분해야 할 위기에 처해 빠른 연료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나주 SRF 열병합은 환경공단의 품질검사 부적합 처분을 받자마자 연료조달을 하지 못해 현재 발전소 가동을 멈춘 상태다. 장성야적장에 쌓아뒀던 2만1000톤의 SRF를 사용할 수 없게 됨에 따라 한난은 광주시 가연성 생활폐기물을 기반으로 한 SRF를 받아 재가동에 나선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한난은 나주시로부터 고형연료제품 사용승인을 받은 연료는 광주시에서 나오는 SRF가 유일하다. 나주시를 비롯해 목포, 순천 등 전남지역에서 발생하는 가연성 폐기물도 사용키로 약정을 맺었으나, 양이 많지 않을뿐더러 아직 사용승인을 받지 못해 사용이 쉽지 않다.

광주광역시 가연성 폐기물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연료공급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나주 SRF가 완공됐지만 3년 넘게 가동을 하지 못하면서 광주시 SRF 조달을 책임지던 청정빛고을 역시 사실상 폐업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과 광주광역시, 한난 등이 출자해 2013년 설립한 청정빛고을은 2017년 한 해 나주 열병합에 SRF를 공급했으나, 2018년부터는 정상적인 가동이 중단돼 직원들이 모두 퇴사하고 껍데기만 남은 상태다. 또 연료수급을 하지 않는 한난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여기에 장성야적장에 보관하던 폐기물 고형연료에 납성분이 검출되자 한난은 당초 계약했던 품질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폐기물 고형연료를 공급했다는 이유로 청정빛고을에 반송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향후 양측 간 법적 다툼이 예고되고 대목이다.

청정빛고을도 반격에 나서 한난의 연료생산 재개 및 공급 요구에 대해 거부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데다 가동을 재개하더라도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공급량 및 판매가격, 생산기간 등에 대한 보장이 없으면 당장은 공급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광주시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 고형연료가 공급되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가동이 허용됐을 지라도 한난의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는 가동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설혹 전남지역 생활폐기물 공급이 이뤄지더라도 하루 필요한 440톤에 턱없이 부족해 가동에 나설 수 없다.

한난을 비롯해 광주시는 공급계약이 끝나는 2031년까지는 어렵더라도 광주시 SRF를 연료로 받아 열병합발전소를 가동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나주시와 지역주민은 발전소 가동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 탄소중립특위 및 정부(국무조정실, 산업부, 환경부)가 중재에 나서고 있으나, 누구도 쉽게 물러서려 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실질적으로 연료공급을 담당하는 청정빛고을과의 마찰까지 불거지면서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가동이 재개되기 까지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관련 전문가들 역시 "살짝 풀려갈 기미를 보이던 나주 SRF 문제가 품질검사 부적합 및 연료조달 차질까지 겹치면서 다시 꼬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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