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영실적…대다수 매출액 상승 불구 이익 규모는 축소
적자업체 수 증가세, 연료비 상승 및 열부문 실적하락이 원인

[이투뉴스] 재작년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던 집단에너지업계가 한 해 반짝에 그치고 다시 추락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대부분 업체가 매출은 증가했으나 이익규모는 전년대비 감소하는 등 아쉬운 성적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연료비가 올랐지만 열요금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여파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을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 지역난방부문 집단에너지사업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1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대다수 사업자의 매출액은 크게 늘었으나, 상당수 업체가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익 등 이익 규모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 20개 주요 업체 중 2곳을 제외한 18개 업체의 매출액이 늘었다. 20% 이상 증가한 업체가 9곳에 달하며 대륜발전은 50% 가까이 성장했다. 열부문 판매량과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SMP(전력시장가격) 급등으로 인해 전기매출이 증가하면서 전체매출액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적자를 본 업체가 20곳 중 무려 7곳으로 집단에너지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극명하게 반영했다. 전년에는 3곳에 그쳤으나 4곳이 더늘었다. 모기업에 속해 독자적인 결산서를 내지 않는 소규모 및 구역전기(CES) 사업자까지 포함할 경우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사업자는 15곳에 이른다.

2021년 영업이익은 달성했지만 전년보다 감소한 업체가 10곳, 순익 규모가 줄어든 사업자도 5곳으로 나타났다. 이익규모 감소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열부문 마진이 줄었거나 오히려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2021년 한 해 국내 열병합발전용 천연가스가격은 120% 넘게 상승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 경영실적에 대해서도 이미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열수요가 가장 많은 1∼3월, 상당수 업체가 역마진(열 생산원가보다 낮은 지역난방요금) 상황으로 인해 손실을 보면서 팔았기 때문이다. 7월 연료비 정산을 앞두고 있지만 이를 모두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업체별로 보면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경우 2조5368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는 등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전년보다 하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GS파워는 9167억원의 매출로 1조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여기에 1782억원의 영업이익과 1361억원의 순익을 올려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3위 자리를 굳힌 나래에너지서비스는 6593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345억원, 순익 3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증가 대비 이익규모가 다소 낮아졌지만 준수한 수준이다. 평택에너지서비스 역시 전기부문 호조로 4737억원의 매출과 300억원대의 영업이익 및 순익을 달성했다.

DS파워는 3480억원의 매출과 31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역대급 실적을 냈으나 496억원의 자산재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적자전환(△424억원)했다. 춘천에너지도 매출이 전년대비 47.4% 늘어난 3275억원에 10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이자부담이 많아 48억원의 적자를 봤다.

대륜발전은 매출이 무려 49%가 증가한 1882억원으로 뛰었고 21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106억원의 적자로 스타일을 구겼다. 인천종합에너지는 23.5% 증가한 1799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312억원, 순익 211억원으로 10위권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열부문 판매저하로 전년보다 3.2% 감소한 1536억원의 매출과 함께 영업적자 391억원, 당기순손실 462억원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이밖에 부산정관에너지와 휴세스도 적자로 전환됐으며, 내포그린에너지는 전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안산도시개발의 경우 이익규모가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탄탄한 실적을 보였으며, 청라에너지도 매출은 소폭 줄었으나 227억원의 영업이익과 127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별내에너지 역시 30% 이상 늘어난 매출에 힙입어 처음으로 4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집단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열병합발전소를 갖춘 중대형 업체의 경우 전기부문 호조로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자체생산능력이 부족하거나 열연계에 의지하는 사업자의 경우 타격이 컸다”면서 “연초 시작부터 오히려 손해를 보면서 열을 팔아야 했던 올해가 진짜 걱정”이라고 진단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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