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근 의원 "최정우 회장 5일 가동 중지 증언 위증"

[이투뉴스] 포스코가 태풍 힘남노로 침수피해를 입은 9월 6일 새벽까지 평소처럼 포항제철소에서 전력을 사용하며 일부 공장을 가동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앞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태풍 내습 전부터 전 공장 가동을 중지하는 등 비상대책을 강구했다고 밝혀왔다.

14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포항제철소 9월 한전 전력 사용량' 자료를 보면, 포항제철소는 태풍이 포항에 상륙한 지난달 6일 오전 0~7시 사이 전력 1554MWh를 소비했다. 태풍 피해 하루 전날인 5일 사용량(5916MWh)과 당일 사용시간을 감안하면 평시와 별차이가 없는 사용량이다.

게다가 포스코는 같은 시간대에 자체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도 활용했다. 5일밤 11시부터 사용량을 서서히 줄이긴 했으나 한전에서 수전한 전력량 이상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기록적인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일주일 전부터 자연재난대책본부를 가동했고, 태풍 전일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공장 가동을 중지하는 등 비상대책 조치를 취했다”고 증언했다. 포스코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도 5일 오전 9시와 오후 1시 두 차례에 걸쳐 21개 모든 압연 라인의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돼 있다.

구자근 의원은 "자체 발전소 가동이 없었다면 7시간 동안 1554MWh 사용이 이해되지만 제철소내 생산전력까지 썼다면 새벽까지 공장을 가동한 것이 된다"면서 "태풍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는 복수의 근로자 증언도 이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직원 A씨는 “가동률을 줄이긴 했지만 침수 직전인 새벽 6시까지도 소결 공정을 가동했다”고 말했고, LNG발전소 근무자 B씨는 “LNG 발전 원가가 심야 전기보다 비싸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오후 11시쯤 발전을 멈추는데 이날은 오전 5시가 넘어서야 가동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냉천 범람으로 큰 피해를 입은 압연공장도 이날 새벽까지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 내부 보고 문건에 따르면, 열연1공장은 오전 3시 50분에, 열연2공장은 오전 4시 50분에 각각 라인을 정지했다. 후판3공장과 선재3공장은 오전 5시를 넘겨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일부 공장의 새벽 시간대 가동과 자체 발전소 전력 생산을 인정했다. 

다만 이날 새벽까지 자체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까지 사용한 것은 “6일 전면 조업 중단이라는 태풍 대응 계획에 따른 조치였다. 6일 오전 10시쯤 힌남노가 피크일 것이라는 예보를 토대로 대비했지만 태풍 진행 속도가 빨라져 긴급하게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냉천 범람으로 제철소가 침수되기 전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포스코 관계자는 “시스템 기록상 압연 라인 대부분은 6일 새벽 4시 30분 전 가동을 중단했다”며 “가동 도중 침수된 공장은 한 곳도 없다”고 덧붙였다.

구자근 의원은 “포스코에 태풍 힌남노로 인한 다양한 정부 지원책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사전대응조치가 제대로 되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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