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너지공사, 타당성조사 용역으로 사업성 재검증 착수
건설비 500억원 이상 증액…하반기 사업자 선정 완료 목표

[이투뉴스] 발전부품 및 건설비용 폭등에 따른 유찰로 건설사업자 선정에 애를 먹던 마곡 열병합발전소가 사업성 재검증을 거쳐 오는 9월쯤 재입찰 공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에너지공사는 물가 및 환율 상승분을 반영해 건설비를 500억원 이상 늘려잡는다는 방침을 세워 향후 입찰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서남 집단에너지시설 2단계 공사(열병합발전소 건설) 사업성 재검토를 위해 서울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키로 결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타당성 용역은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6개월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285MW 규모로 추진되는 마곡열병합 건설공사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모두 6차례 입찰이 이뤄졌으나 모두 유찰됐다. 물가 및 환율 급등으로 인해 현재 정해진 예산범위 내에선 공사를 따내더라도 손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건설사 판단 때문이다.

▲마곡 열병합발전소 조감도.
▲마곡 열병합발전소 조감도.

이후 우여곡절 끝에 공사는 단독응찰자인 DL이앤씨+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수의시담을 벌였으나 이마저 당사자가 중간에 철회, 계약이 최종 무산됐다. 물가상승률 만큼 공사예산을 추가 반영해준다는 약속에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며 사업에서 철수한 것이다.

서울시도 공사비 증가가 불가피한 것은 물론 대외여건이 달라진 만큼 추가 타당성조사를 통해 사업성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며 재입찰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에너지공사가 서울연구원에 마곡열병합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을 다시 맡긴 이유다.

다만 지난해 말 마곡열병합 기본설계용역을 수행한 한국지역난방기술에 맡겨 사업비를 재산정한 결과 건설비 증가액이 5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1000억원 이상 증액하지 않으면 사업수행이 어렵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이같은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된 셈이다.

서울에너지공사는 타당성조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8월경 건설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설명회를 열어 입찰 변경사항 및 향후 건설일정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이어 9월 건설공사 재입찰 공고를 통해 마곡열병합 건설공사를 본격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입찰방식은 이전과 동일하게 설계+조달+시공을 함께하는 턴키 형태다.

아울러 공사는 유찰 방지를 위해 정성평가 비중 축소 및 정량 항목을 축소하는 등 평가방법을 일부 바꾸고, 기술제안서 작성 기간도 단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급한 마곡열병합 건설을 최대한 앞당겨 서남지구의 안정적인 열공급을 꾀하기 위해서다. 내년 8월 착공, 오는 2027년 2월 준공이 목표다.

원활한 건설공사 추진을 위한 주민 수용성 제고에도 나선다. 세부적으로 주민협의회와 주민소통참여단 등 주민참여기구를 운영해 소통을 늘리는 한편 지역주민 설명회 및 간담회 개최, 동종사업장 견학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마곡열병합은 아직 주민 반대는 물론 강서구의 사업장 이전요구 등이 꾸준히 제기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강서구청이 연구용역을 통해 건설부지를 김포공항 인근 오쇠동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공사는 부지이전은 사업을 돕는 것이 아닌 발목을 잡기 위한 것으로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에너지공사 관계자는 “서울 서남부지역의 안정적인 지역난방 공급을 위해선 마곡열병합 건설은 필수”라며 “서울시와의 협의 및 타당성조사를 최대한 앞당겨 하반기에는 사업자 선정을 완료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오쇠동 등으로의 부지이전 문제는 건설공기 및 투자비 등을 감안할 때 논의대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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