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플라스틱 감축 종합대책…발생량 10% ↓, 재활용 10% ↑
한강공원·시청 일대 ‘제로플라스틱존’, 열분해 등 도시원유사업도

[이투뉴스]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 발생량을 10% 줄이고, 재활용률은 2026년까지 79%로 10%p 끌어올린다. 서울시는 8일 자원순환경제 도시로의 전환에 나서는 내용의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대책을 내놨다.

종합대책은 순플라스틱 감축 선순환체계를 구축해 생산·유통·소비 단계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을 줄이고, 발생한 플라스틱은 ‘최대한 자원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는 2026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10% 줄이고, 재활용률은 10%포인트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2025년부터는 서울에서도 일회용컵 사용 시 보증금 300원이 부과되는 보증금제가 시행되고, 한강공원은 ‘일회용 배달용기 반입 금지구역’으로 운영된다. 더불어 신규 건축물을 짓거나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추진 시 분리배출 공간을 확보토록 하는 ‘건축물 자원순환 설계 가이드라인’도 마련된다.

서울 시내 하루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2014년 896톤에서 2021년 2753톤으로 7년여 만에 200% 이상 늘었다. 이러한 추세라면 향후 3년 이내에 40%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감량이 하루라도 시급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대책을 통해 하루 플라스틱 발생량을 2026년까지 2478톤으로 줄이는 한편 재활용률 역시 현재 69%에서 79%로 개선한다는 목표다.

폐플라스틱은 처리과정에만 연간 40만톤이 넘는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단순 폐기뿐 아니라 플라스틱 생산·소비과정까지 고려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보다 훨씬 크다. 그동안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해 시는 선별시설 처리용량을 꾸준히 늘려 2018년 대비 20% 확충했지만, 발생량을 따라가지 못해 36.5%를 외부에서 처리하고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대책은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건강한 일상 조성 ▶재활용품 분리배출 인프라 확충 ▶플라스틱 자원화·선순환 체계구축 등 3대 추진전략과 22개 세부과제로 이뤄졌다. 시는 이를 통해 온실가스 14만톤을 감축하는 한편 2200개 일자리를 창출해 낸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일회용품 중에서도 감축효과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일회용컵과 음식 배달용기, 상품 포장재, 세 가지 품목을 중점적으로 줄여 나간다. 우선 2025년부터 보증금제를 도입, 커피전문점 등에서 일회용컵 사용 시 300원이 부과된다.

그동안 일회용품을 대량으로 사용해 왔던 장례식장, 행사·축제, 체육시설 등을 다회용컵과 용기를 사용하는 ‘제로 플라스틱’ 거점으로 전환한다. 또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모든 행사·축제의 푸드트럭은 다회용기 사용이 의무화된다.

무분별한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던 한강공원 역시 ‘일회용 배달용기 반입 금지구역(제로 플라스틱존)’으로 운영된다. 올해 잠수교 일대를 시작으로 내년 뚝섬과 반포, 2025년 한강공원 전역으로 확대된다. 여기에 주요 업무지구인 서대문역∼청계광장∼을지로 및 서울시청 일대 카페와 음식점에도 ‘일회용 플라스틱 청정지구’로 조성하고, 향후 강남과 마곡지구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땅에 묻히거나 소각했던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이 고부가가치 자원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정책도 나왔다. 종량제봉투 속 쓰레기의 25.3%가 플라스틱과 비닐류라는 점을 감안해 별도 수거체계를 구축, 하루 335톤을 재활용하는 내용이다.

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을 이용해 오염되거나 복합재질로 된 폐비닐을 연료유 또는 재생원료로 생산해내는 ‘도시원유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시는 앞서 국내 4개 정유·화학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2026년까지 연간 8만6000톤의 폐비닐을 열분해 원료로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노원·관악 등 4개 자치구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10개구, 2025년 이후 전 자치구에서 폐비닐 및 폐플라스틱를 선별해 열분해용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특히 고품질 폐비닐 확보를 위해 ‘폐비닐 전용봉투’에 분리, 배출하는 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인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플라스틱 문제는 인류와 도시를 위해 더 이상 늦춰선 안 될 당면과제”라며 “폐기물 자원을 재활용해 서울이 ‘순환경제 모범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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