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 EWEC 아즈반 1.5GW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사업비 1조원 분당신도시 규모 부지에 2026년 완공
인천시 1년 전력사용량 생산 30년간 3조원 매출 예상

서부발전이 수주한 UAE 아즈반 1500MW 태양광발전사업 예정부지 위치도
서부발전이 수주한 UAE 아즈반 1500MW 태양광발전사업 예정부지 위치도

[이투뉴스] 국내 발전공기업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대형원전보다 설비용량이 큰 초대형 태양광사업을 수주해 화제다. 한국서부발전(사장 박형덕)이 EDF-R(EDF 신재생 자회사)과 컨소시엄을 꾸려 따 낸 'UAE 아즈반 1500MW 태양광'이 주인공이다. 

14일 양사에 따르면 서부발전‧EDF-R 컨소시엄은 굴지의 글로벌 에너지기업과 경합한 끝에 UAE 수전력공사(EWEC‧Emirates Water and Electricity Company)가 발주한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날 선정됐다.

국내기업이 중동을 비롯한 해외에서 이 정도 규모의 단일 초대형 태양광사업을 수주한 것은 처음이다. 규모만으로도 세계 7대 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동쪽으로 70km 떨어진 부지에 한화로 약 1조원 이상을 투입해 추진하는 1500MW 태양광 발전사업이다. 국내 최대 원전(1400MW)보다 설비용량이 더 크다.

축구장 2850개, 분당신도시 규모의 2000만㎡ 사업부지에 태양광 모듈을 깔아 연간 약 4500GWh의 무공해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인천광역시 한해 전력소비량과 맞먹는다. 

앞서 지난달 서부발전 이사회는 이번 사업에 대한 투자승인을 완료했다. 올해 상반기 착공을 시작해 2026년 7월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발전소가 준공되면 세계에서 7번째로 큰 단일 태양광발전소가 된다. 

향후 30년간 EWEC가 생산된 전력을 모두 사들이는 조건으로 사업이 발주됐다. 누적 예상 매출은 한화로 약 3조원에 육박한다. 

서부발전은 재무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본금연계대출(EBL‧Equity Bridge Loan)을 활용하기로 했다. EBL은 사업 참여사(주주)의 신용을 기반으로 사업에 투입할 자본금을 빌려주는 선진금융기법이다. 대출기간에는 이자만 갚아 대규모 자본금을 납입해야 하는 부담을 덜고, 만기 시에는 적립한 배당금과 대주단 성공보수 등을 상환자금으로 쓸 수 있다.

한전컨소시엄이 수주해 건설한 UAE 바라카원전 1~4호기 ⓒE2 DB
한전컨소시엄이 수주해 건설한 UAE 바라카원전 1~4호기 ⓒE2 DB

국산 기가재 업체의 해외 동반진출을 챙긴 점도 눈길을 끈다. 서부발전은 사업 입찰 과정에 설계‧조달‧시공(EPC)사와 협상해 3000만달러 이상의 한국산 기자재 사용을 관철시켰다. 국산 전선과 변압기, 전력제어 기술업체의 경쟁력을 홍보한 결과다.

서부발전은 2019년 처음 중동 재생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3월에도 EDF-R과 사업비 6000억원 규모의 오만 마나 500MW 태양광 사업을 수주했다. 양사는 오만 마나 수주에 이어 ‘중동 북아프리카 신재생‧수소사업 전략적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한 상태다. 

태양광발전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UAE 순방 때 강조한 양국의 전략적 협력 분야다. 서부발전은 "대통령실과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의 지원에 힘입어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 수주에 성공하며 제2의 중동 붐 실현에 한 발짝 다가갔다"고 밝혔다.

중동 붐을 이어가기 위해 UAE,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쿠웨이트 등의 대규모 입찰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동에서만 2000MW의 사업을 수주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그린암모니아·수소 생산사업을 연계해 규모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수소를 ‘미래 에너지의 게임 체인저’로 치켜 세우며 생산여건이 유리한 중동 및 유럽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이번 수주 성과가 무탄소에너지 확산을 위한 ‘무탄소에너지연합(CFA·Carbon Free Alliance)' 결성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은 “UAE 아즈반 태양광사업 수주는 서부발전이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 인정받은 사례”라면서 “향후 중동에서 태양광, 그린수소사업 등 친환경 에너지원을 확대해 에너지 전환과 무탄소에너지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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