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발전> 엮은 뒤 강단 내려온 손충렬 인하대 명예교수

[이투뉴스] '풍력 1세대' 손충렬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사진>가 정년퇴임을 기념해 <해상풍력발전>이라는 책을 펴낸 뒤 강단을 내려왔다.

손 교수는 지난 3일 서울 교육문화회관 가야금홀에서 풍력업계 관계자 3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출판기념회겸 정년퇴임식'을 가졌다.

한국풍력에너지학회 학회장, 세계풍력에너지협회(WWEA) 부회장, 전기협회 풍력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고 있는 그는 모교 명예교수로 활동할 예정이다.

국내 풍력사의 산증인으로 지난 20여년을 이 분야에서 활약해 온 그는 "해상풍력이 국내서 잘 육성될 수 있도록 유럽 선진사례를 소개하고 산업화를 돕는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며 새 출발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 퇴임 소감과 향후 계획은 ?

▶ 아직 일을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내려온다는 기분이다. 틀에 박힌 우리나라 교육시스템 속에서 나름대로 벗어나려고 했는데, 결국 나 역시 그 속에 휩싸인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교육은 학교로 들어왔다가 학교로 나가는 게 문제다. 정치, 정책 하시는 분들이 산·학·연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 이유다. 기왕 해상풍력에 발을 담갔으니 국내서 잘 육성될 수 있도록 뛰고 가능하면 유럽 선진사례를 국내로 소개해 산업화를 돕도록 하겠다. 특히 짧은시간에 크게 성장한 중국과 함께 한·중 공동 기술개발에 힘쓰고 국내업체의 중국진출을 돕겠다.

- 국내 풍력산업도 태동기를 거쳐 도약대에 올라섰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 정부가 의욕적으로 R&D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이런 투자를 통해산업화나 상용화 된 게 얼마나 되나. 실패가 없을 순 없지만 예산집행에만 신경쓸게 아니라 개발된 과제가어떻게 시장에서 살아날 수 있을지, 유도하고 육성해줘야 한다. 시장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가 국산품을 사주는 것도 방법이다. R&D 업체들은 하루빨리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각 시스템 업체가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 이번에 펴낸 <해상풍력발전>은 어떤 책인가

▶ 해상풍력발전 시스템과 풍력단지 개발 시 필요한 정보, 해외 해상풍력 운용사례 등이 담겨있다. 향후 투자, 개발, 설치사례를 다각적으로 다루는 책을 추가로 펴낼 생각이다. 해상풍력 얘기는 많이 나오지만 이를 다룬 책은 찾아보기 어려워 여러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엮었다.

- 감사할 일, 보람된 일은 꼽는다면

▶ 무엇보다 풍력 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대학과 동료교수, 총장님께 감사드린다. 특히 같은 풍력 1세대에 해당하는 경남호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이영호 해양대 교수, 이수학 서울대 교수 등 함께 고생하신 분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크렐링 독일 DEWI-OCC 사장도 사적, 공적으로 국내 풍력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준 분이다. 김만웅 한국선급 단장도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한진산업 윤 사장과 2년만에 물건(터빈)을 만들어낸 일은 지금도 자랑스럽다. 특히 자유로운 외부활동을 허락해 준 부인께 감사드린다. 모든 고통과 아픔을 스스로 떠안게 해서 미안하고, 감사하다.

- 자신에게 풍력은 무엇인가

▶ 엔지니어로서의 삶 그 자체다. 풍력은 거짓말을 안한다. 자연에너지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없다. 자연의 순리를 따르지 못하니까 고장나고 병드는거다. 풍력은 진실되고 속이는 것이 없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는 법을 알려준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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