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도약의 해 선포

▲ 이준익 감독이 작가주의를 이야기하며 이해영 감독과 김태용 감독을 예로 들고 있다(왼쪽부터 김태용, 이준익, 이해영 감독).

[이투뉴스] 지난해 존폐위기에 놓였던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5일 종로3가 한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를 '도약의 해'로 선포하면서 새 출발을 알렸다.

시네마테크는 지난해 정부의 보조금 50% 삭감이라는 위기 속에 상영관으로 사용하는 서울아트시네마 임대료도 못 낼 처지에 빠졌다.

사실상 출범 5년만의 폐지로 가닥이 잡혀가던 그때 박찬욱 감독을 비롯한 의식있는 감독들과 배우들이 뜻을 모아 A 맥주회사 광고모델로 출연, 수익금 전액을 시네마테크 운영자금으로 돌리며 위기를 탈출했다.

고달팠던 지난해인 만큼 올해 시네마테크의 주제는 '영화의 즐거움을 나누다'로 선정됐다. 영화제 폐지의 위기속에서 영화의 참 재미를 깨닫고, 영화의 본질인 즐거움으로 돌아가자는 게 주최측의 생각이다.

이번 시네마테크에는 수장인 박찬호 감독을 비롯해 봉준호·이준익 감독,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감독, <가족의 탄생>의 김태용 감독 등 13명이 함께한다.

즐거움이란 영화제 취지에 맞춰 해당 감독들은 자신이 직접 영화 한편씩을 선정해 관객들과 같이 관람하고 토론하는 이색적인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감독들이 선정한 영화는 전설로 통하는 <록키>부터 B급 장르의 대명사 <이블데드>까지 전분야를 아우른다.

<이블데드>를 선정한 이해영 감독은 "어렸을때 해적판 비디오로만 봤던 영화를 필름상영으로 극장에서 본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설레인다"며 "관객으로서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생각해 골랐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익 감독은 시네마테크의 중심축인 만큼 영화제 존재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는 "한국 영화시장이 상업주의로 획일화 되는 과정에서 작가주의 감독들은 가난에 찌들어 가고 있다"며 "시네마테크는 밥그릇을 지키기위한 싸움이 아니라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영화제에 존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친분이 두터운 감독끼리 모인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돋보였다. 이 감독은 작가주의 감독을 언급하면서 현장에 있던 이해영 감독과 김태용 감독을 예로 들었다.

이에 이해영 감독은 "전 지난해에 <페스티발>로 이미 쓴 맛을 봐서 이제 곧 쓴맛을 볼 김태용 감독을 위로할 수 있는 입장"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은 "<가족의 탄생>은 <천하장사 마돈나>의 관객 수 30%정도만 들었지만 그래도 흥행의 꿈이 남아있다"며 응수했다. 김 감독은 현빈과 <만추>란 영화를 촬영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편 시네마테크 전용관 문제는 올해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여당이 예산안을 강행처리하는 바람에 시네마테크 지원자금은 50%삭감된 그대로이기 때문.

이에 김성욱 프로그래머는 향후 "서울시, 문광부, 영진위와 이 문제를 심도있게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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