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코리아>서 북한 탁구 대표팀 선수로 변신

[이투뉴스] 배두나(34)는 열정, 수줍음, 겸손 등 세가지 키워드를 연상시키는 배우다. 

함께 작업한 감독마다 그를 다시 찾는 이유다. 이번에는 영화 <코리아>를 통해 북한 탁구 대표팀 선수로 변신했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배두나는 "처음부터 리분희 선수 역에 끌렸다. 내 생각에는 외모도 나랑 많이 닮은 것 같다"며 "현정화 선수는 대중에게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 부담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가 연기한 리분희 선수는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현정화 선수와 복식조를 이뤄 중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인물.

연기파 배우 중 한 명인 배두나에게도 탁구선수를 연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법 하다. 더구나 상대역도 관록의 하지원이다. 

그러나 그는 "탁구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 어투나 감정억제가 힘들었다"면서 "탁구는 한번도 쳐 본적 없었지만 걱정하지 않았다. 내 자신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의 자신감은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이다. 사실 돌이켜보면 배두나도 하지원 못지않게 몸을 쓰는 배우다. 그리고 몸을 쓸 때 빛이 났다.

그는 <플란더스의 개>에서 강아지 학대범을 쫓아 줄기차게 달렸고, <굳세어라 금순아>에서는 전직 배구선수로, <괴물>에서는 괴수와 맞서는 양궁선수 등을 연기해 사랑을 받았다.

이번 작품 <코리아>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로 탁구 선수 못지않은 실력을 자랑하며 빛을 발한다.

그는 "친하게 지내는 외국배우가 내가 탁구선수를 연기한다고 하니까 깜짝 놀라며 한국에서는 오디션을 안보냐고 물어봤다. 내가 전혀 탁구를 칠 줄 모르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친구의 우려와 달리 이번 영화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

배두나는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때 탁구연기가 신경쓰이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늘 어떻게든 해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친구 질문을 받고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배우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어떤 캐릭터든지 한번 맡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기대 이상을 해내는 배우. 그게 배두나다. 물론 그 뒤에 숨은 상상 이상의 노력은 잘 드러나지 않는 법.

그는 깐깐하기로 이름난 봉준호 감독과 가장 많은 작업을 한 여배우이기도 하다. 또 다수의 감독이 그를 섭외하기를 원한다. 그만큼 감독의 디렉션을 충실히 따르는 배우다.

배두나는 "난 감독이나 작가가 해당 영화에 대해서는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의견을 내세우기 보다는 따르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는 스타급 배우가 작품에서 최대한 자신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관성과도 비교된다. 몸에 겸손이 배어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는 <코리아>에서도 리분희 역을 충실히 표현하기 위해 민낯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배두나는 "난 여배우가 스크린에서 예쁘게 보여야 한다는 주장을 수긍하지 않는다"며 "관객들이 내 캐릭터에 완전히 공감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가식없는 연기는 평소 성격에서 비롯된다. 최근에는 자신의 몸매가 공효진보다 낫다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문제의 발언에 대해 "공효진씨랑 친해서 재밌으라고 한 말"이라고 얼버무렸지만 "내 몸매가 나쁘지는 않은 편이다. 예전에 화보촬영 때 입은 비키니는 완판됐었다"고 웃어보였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배두나지만 처음에는 부끄러움을 타는 성격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는 "감독님들이 항상 내게 '이렇게 잘 할 수 있으면서 왜 처음에는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 하냐'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사실 자신감이 없는 게 아니라 부끄러워 하는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어느덧 서른을 넘긴 배우 배두나는 결혼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연애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딸에 대한 욕심은 있다"며 "만약 딸을 낳으면 여배우로 키우고 싶은 생각도 있다. 여배우에 대한 환상만 없으면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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