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신용카드 전면실시…주택용 한정

[이투뉴스] 갈등국면이 계속되며 안개 속을 헤맸던 서울시 도시가스공급비용이 힘들게 타결됐다.

서울시와 권역내 5개 도시가스사는 올해 공급비용 조정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수개월 간 힘겨운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협의 과정을 통해 ㎥당 1.93원 인상으로 가닥을 잡아갔으나 마지막에 갑자기 제시된 신용카드의 전면 실시를 놓고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틀어진 것이다.

요금 승인권자인 서울시는 이미 모든 부문에서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되어 있다면서 내년부터 도시가스요금도 모든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른 공급비용 반영은 내년도 조정 시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도시가스사들은 1.93원의 공급비용에서 2011년에 약속한 보상분 1.29원을 포함한 지난해 미인상분 1.62원을 빼면 사실상 0.31원 조정에 불과한데다 신용카드 전면 실시에 따른 비용을 전혀 추산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부담이 크다는 입장을 보였다. 수년간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서울시에 대한 신뢰 부족도 한 몫을 했다.

고민 끝에 도시가스사들은 모든 신용카드 결제가 아닌 제휴카드를 도입해 우선 내년 상반기 시범적으로 운영해보고, 이를 토대로 추후 확대 여부를 검토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면 실시로 인한 수수료 상승이 결국 사용자 간 교차보조를 낳는데다 제휴카드 사용이 사용자에게도 훨씬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신용카드 전면 실시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급비용 조정도 없다는 완강한 입장으로 일관했다.

수개월 간의 대치국면 끝에 결국 도시가스사들이 신용카드 전면 실시를 받아들였다. 요금 승인권을 쥔 지자체와 더 이상 갈등이 지속되는 게 민간기업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다.

서울시도 그런 점을 인지해 도시가스 공급규정에 신용카드 전면 실시에 따른 수수료 부담분을 공급비용 산정 시 반영한다는 내용을 신설하고, 공문으로 약속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권역 5개 도시가스사 모임인 서울지역도시가스협의회는 12일 서울시에 보낸 ‘도시가스요금 신용카드 수납 전면확대 시행’이라는 공문을 통해 사용자 선택권 보장 및 편의성 증대를 위해 2014년부터 주택용 도시가스요금에 대해 인터넷을 포함한 결제시스템 도입 등 신용카드 수납 전면 확대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공급비용 산정 결과가 여전히 반영되지 않아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속한 반영을 촉구했다.

공급비용 조정의 걸림돌이었던 신용카드 전면 실시가 이뤄짐에 따라 곧바로 서울시의 행정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금 조정 안건을 심의할 물가심의위원회는 추석연휴가 지나 24일이나 25일경 개최될 예정이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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