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

[이투뉴스 사설] 지구온난화가 속도를 더해 가면서 50년 뒤에는 우리나라에서 사과를 재배할 수 있는 지역이 대부분 사라진다는 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한국의 기후가 온대에서 아열대로 바뀌는 것을 약간씩 체감하고는 있으나 구체적으로 과일 재배로 본 아열대성 기후가 성큼 다가온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발표한 6개 과일의 재배지 변동을 전망한 예측지도에 따르면 사과는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배와 복숭아, 포도는 2050년까지 소폭 상승한 뒤 재배지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따뜻한 날씨에서 재배하기가 용이한 단감과 감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과의 경우 과거 30년의 기후조건과 비교해 볼 때 앞으로 계속해서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가 급격하게 줄어 50년 후인 2070년대에는 강원도 산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적으로 가장 좋은 품질을 자랑하는 배는 2030년대 까지는 재배 가능지가 꾸준히 증가하지만 재배 한계선도 상승해 산간지역을 제외한 중부내륙 전역으로 재배지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남해안 지역까지 상륙한 감귤은 재배 가능지가 지속해서 늘어나면서 한계선이 기존 제주도 및 남해안에서 전라·충청 등 서부 해안과 강원도 해안지역 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과수재배지가 이처럼 크게 변하는 것으로 작물별로 연평균 기온과 생육기 기온 등 재배에 필요한 기준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사과와 배는 7도 이하에서 1200~1500시간 이상 경과해야 정상적인 재배가 가능하다. 사과와 포도는 성숙기에 고온일 경우 과실의 착색 불량 등 품질이 나빠지며 내한성이 약한 감귤이나 단감은 겨울철 최저기온이 비교적 높아야 생육이 가능하다.

농진청이 이처럼 예측지도를 바꾼 것은 2081~2100년 전 세계와 우리나라의 연평균기온이 각각 섭씨 6.9도, 7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과거 발표한 예상 상승치보다 각각 2.2도, 1.1도 더 오를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아열대 기후대는 2030년대 18.2%, 2050년대에는 55.9%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온난화는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글로벌하게 겪고 있는 인류의 큰 난제. 따라서 각국은 지구온난화를 산업혁명 이후 1.5도 이내로 상승을 제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선진국과 신흥개발국간 입장차이가 커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선진국이나 신흥국이나 기후변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인류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서 조금씩이라도 진일보하고 있다는 것은 지극히 다행스러운 일이며 우리나라도 이런 대열에서 낙오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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