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솔라에너지, 14MW 착공 3개월만에 완공 상업발전 … 30MW 추가건설 검토

 

㈜LG의 태양광 사업체인 LG솔라에너지(대표이사 안성덕)가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인 14MW급 태안 태양광발전소를 3일 준공했다.

 

LG솔라에너지는 이날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태안 LG 태양광발전소(이하 LG발전소)' 현장에서 안 대표를 비롯해 김태오 서브원 사장, 김도현 LG CNS 부사장 등 그룹사 임직원과 채훈 충남도 정무부지사 등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가졌다.

 

방갈리 일대 30만㎡에 자리잡은 이 발전소는 LG솔라에너지가 1100억원을 투자해 완공했다. 태안지역 2만가구의 40%인 8000여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약 19GW(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LG측은 이 발전소의 두 배 크기인 30MW급 발전소를 인근 지역에 추가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성덕 대표는 준공식에서 "이번 발전소 준공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특구로 지정된 태안에서 완공되는 첫번째 에너지 단지로 그 의미가 깊다"면서 "앞으로 타 지역에 발전소를 지속적으로 건설해 해당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함은 물론 정부 '저탄소 녹색성장' 경제기반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3개월만에 14MW '뚝딱' = 이번에 준공된 LG발전소는 규모를 떠나 '최단기간 건설'이라는 새 기록을 세웠다. LG솔라에너지는 지난 3월 발전소 착공에 들어가 불과 3개월여만인 지난 6월말 공사를 마쳤다.

 

14MW 규모의 대형 발전소가 이렇게 빨리 건설된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다. LG가 이처럼 건설기간을 서두른 것은 정부의 태양광 발전차액 인하 조치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지경부는 100MW 한도까지만 기존 기준가를 적용하고 이후는 최대 30%까지 인하된 차액을 적용한다고 밝혀 시장을 공황 상태로 몰아갔다. 계획대로였다면 이미 부지를 확보하고 발전소 건립 계획을 세워놓은 LG도 한도소진 이전에 발전소를 완공해 낼 재간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5월 정부가 '한도 500MW 증량, 기준가 9월말 한시연장' 계획을 확정함에 따라 LG는 극적으로 기존 계획을 완수할 수 있었다. 'LG가 정부를 설득해 기간을 연장시킨 것이 아니냐'는 풍문은 이 같은 정황에 뿌리를 두고 있다.

 

◆ 단일규모로 국내 최대 = 14MW급 LG발전소는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항공편을 이용하지 않고는 발전소 전체를 조망하기가 쉽지 않다. 짙은 보라색 태양전지판이 끝간데 없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발전소는 남아메리카 모양의 9MW급 제1발전소와 이곳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가로방패 모양의 5MW급 제2발전소가 하나의 단일 사이트를 형성하고 있다. 부지면적은 제1발전소와 제2발전소가 각각 19만3821㎡, 10만8134㎡다.

 

지난 6월부터 8월말까지 이곳에서 생산된 전력은 3.13GWh, 발전매출만 21억원이 넘는다. 이는 태안지역 전체 가구가 24일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LG는 이 발전소를 통해 저감된 연간 1만2000톤의 이산화탄소를 탄소배출권 시장에 내다파는 부수익도 기대하고 있다.

 

LG솔라에너지는 '태양광을 주력사업의 하나로 키운다'는 그룹사의 야심을 은연중에 드러내 듯 제1발전소에는 3층 높이의 홍보관, 도로와 인접한 외곽 모듈판에는 'LG솔라에너지' 기업이미지를 하나씩 붙여놨다.

 

 

◆ 뜯어 본 LG발전소 = 태안군 LG발전소는 독일 코너지사의 220W 모듈과 BP솔라의 170W 모듈로 건설됐다. 제1발전소는 코너지사 제품, 제2발전소는 BP제품이 주로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5MW 가량은 독일 쇼트솔라사 제품이 공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모든 태양전지는 단결정 전지보다 다소 효율이 떨어지는 폴리실리콘 계열의 다결정 제품이다. 핵심 설비의 하나인 인버터는 SMA 제품이 쓰였다. SMA는 500kW급 인버터 28대를 납품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지조건은 남해안이 부럽지 않다. 사실상 평지나 다름없어 별도의 부지정리 작업이 불필요했다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해안가에 위치해 있다보니 일몰 전까지 충분한 발전시간이 보장되는 것도 매력이다.

 

시공은 LG의 태양광 발전소 시공ㆍ시스템 구축 전문업체인 LG CNS가 맡았다. LG CNS는 그룹 차원의 밸류체인 역할 분담시 태양광 분야에서 손을 뗀 것처럼 외부에 비춰졌으나 여전히 시공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지대 등의 구조물은 삼보ENC 등이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변형 대신 건설단가가 적고 관리가 용이한 고정식 지지물을 사용했다. 특히 바닥에 흙이나 자갈 대신 잔디를 깔아 모듈 온도상승을 억제한 것이 인상적이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LG발전소의 출력은 9788kW, 효율시간은 2.9시간, 당일 발전량은 4만251kWh로 확

인됐다. 현장 관계자는 "날이 맑고 기온이 적당한 오늘이 최대 발전량을 기록할 것 같다"고 말했다.

 

 

◆ LG 태양광 사업의 앞날은 = LG는 태양광과 유사한 반도체 기반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태양광 산업화 가치사슬의 맨 마지막 공정인 '발전사업'부터 공략했다. 이는 최근 발전차액 삭감조치로 향후 대규모 발전사업의 수익성이 급락할 것으로 판단한 때문이다.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런 이유로 LG솔라에너지는 수십억원의 착수금을 날리면서 잇따라 건설 예정이던 보령사이트와 신안사이트를 포기했다. 국내 발전시장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다만 태안을 신재생에너지특구로 지정한 충남도와 태안군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향후 인근에 30MW급 발전소를 추가 건립한다는 계획이 신중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양광 밸류체인의 앞 공정에 대한 공략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4월 M&A나 직접 생산을 통해 태양전지(셀)와 모듈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상태고, LG화학은 2010년까지 폴리실리콘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LG는 LG솔라에너지, LG전자, LG CNS 등의 계열사 임직원 10여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태양광발전의 최적 효율조건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태안 =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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