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수소경제에 원자력기술 융합

美 佛 日 中 등 세계 각국 기술경쟁 치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제4세대 원자로(GEN 4) 개발에 목숨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4세대 원자로란 가장 쉽게 표현하면 미래 청정에너지의 상징으로 알려진 수소를 생산할수 있는데다 사용후 핵연료를 핵폭탄으로 사용하지 않고 다시 원자력발전 연료로 사용할수 있는, 즉 재처리 가능 원자로이다.

 

1950년대 유럽에 건설된 초창기 원자력발전소가 1세대라면 1960년대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원전이 2세대이며 우리나라 등이 현재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개량형 원자력발전소가 제3세대이다. 그러나 현재 원전은 30만년을 관리해야 하는 고준위 폐기물 처리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뾰족한 묘안이 없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원전의 원료인 우라늄도 한없이 나오는 자원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우라늄도 향후 60년~100년이면 모두 고갈될 것으로 예상. 그렇다면 프랑스와 일본 등이 행하고 있는 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우라늄 이용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나 핵연료 재처리 문제는 핵폭탄 개발로 바로 연결되는 위험성 때문에 미국 등은 가능한한 이를 제재하는 움직을 보이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사용후 핵연료를 무기로 개발하는 위험이 없이 재사용할수 있는 4세대 원자로가 필요한 것. 

 

국제적인 원자력전문단체 GIF(GEN 4 Internation Forum)는 제4세대 원자로의 유형으로 소듐냉각고속로(SFR)와 초고온가스로(VHTR), 납을 사용한 고속증식로, 초임계 원자로 등 6가지를 후보군으로 규정했다. 우리나라는 이중 SFR과 VHTR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초임계원자로 부문에는 연구개발에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듐냉각고속로는 핵연료 재사용 기술인 파이로 프로세싱이 결합하면 우라늄 실제 이용률이 60배까지 증가하고 영구처분이 필요한 고준위 폐기물 양은 100분의 1로 감소한다는 것. 파이로 프로세싱은 사용후 핵연료에서 우라늄과 초우라늄 원소 혼합물을 분리함으로써 핵폭탄 원료로 사용할수 없게 하는 방법이다.

 

인류는 석유와 석탄, 가스 등 화석에너지가 고갈되면 수소를 대량 생산함으로써 주 에너지로 사용하려는 목표아래 수소생산 기술개발에 부심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수소는 물(H2O)을 수소와 산소로 분리해내면 생산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물을 분해하는데 더 많은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하고 단순한 물질인데다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 청정연료로 반드시 확보해야할 에너지이다. 문제는 값싼 비용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청정에너지인 수소를 저렴하게 생산하기 위해서는 높은 열과 전력, 화학적 방법 동원이 가능한 초고온 가스로(VHTR)라는 원자로가 필요하다. 이 원자로는 보통 원자로 보다 훨씬 높은 섭씨 1000도 이상 고온에서도 방사능이 누설되지 않는 세라믹 피복을 연료에 적용해 사용하는 원자로이다. 

 

우리나라는 일단 파이로트 규모의 고온전기분해 수소생산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정부와 한전, 한국수력원자력은 물론 관련학계까지 총 망라해 대단위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는 초고온 가스로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방안의 비전과 목적, 기술 및 경제성을 분석하고 국가적 편익까지를 집중 연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명박대통령 정부로서는 초고온가스로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에너지가 향후 국가의 중요 에너지정책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즉 기후변화협약 및 수소경제에 대비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경제적으로 대규모 수소를 공급하기 위해 고온가스로와 수소생산 플랜트를 연계한 고온전기분해 수소생산 시스템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원자력 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열과 전력은 수소생산 플랜트로 보낼수 있으며 이 플랜트는 물을 원료로 수소와 산소를 발생시키는 고온 전기분해법이나 황산을 사용하는 열화학법을 사용해 수소를 대량생산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초고온 가스로가 상용화되면 건설비는 KW당 1500달러 정도로 예상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45달러 이상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경제성을 확보할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VHTR 모델은 경수로보다 전력생산 단가는 높기 때문에 대규모 인구가 밀집한 중국 등 동북아시아나 전력생산 수요가 큰 서방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중소 규모 도시가 분산되어 있는 국가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원전강대국인 프랑스, 일본, 중국 등은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생산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이미 부시 행정부 시절 2021년까지 원자력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도록 법제화했다. 또한 수소경제 구현을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고온가스로와 수소생산 관련 예산으로 1억200만달러(약 1700억원)를 배정했다.

 

일본 또한 1998년 30MWt 고온가스 실험로 운전에 성공하고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2020년대에 전력과 수소를 동시에 생산하는 원자력수소 상용화계획을 착실하게 추진하고 있다. 중국도 1990년대 칭화대학교 산하 연구소에서 독일로 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1995년 10MWt급 수소생산 고온가스실험로를 자체적으로 건설해 2000년 12월 최초 임계점에 도달했다. 중국 정부는 2006년 발표한 중장기 과학기술개발의 주요 16개 과제중에 가압경수로와 고온가스로 개발을 포함하고 있다.

 

소듐냉각고속로에 대한 개발경쟁도 치열하다. 원전강대국인 프랑스는 2006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이 2020년까지 제4세대 SFR 실증로 건설방침을 천명했다. 미국도 2020년경 사용후 핵연료 재순환을 위한 신형 SFR 건설계획을 수립하는 등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뒤졌지만 제4세대 원자로에서는 다른 국가를 앞서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는 중국도 2020년까지 SFR 실증로 건설을 내년에 완료하고 2020년까지 실증로 건설을 마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