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사설] 한전 역사상 62년만에 첫 정치인 출신 최고경영자로, 김동철 전 국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 위원장이 사장으로 취임했다. 4선의원 출신으로 전력산업과는 무관한 정치권 인사라는 평판이 있지만 그는 국회 산자위에서 오랜 동안 활동한 원로 정치인으로 산업정책에 밝은 비교적 합리적이고 정확판 판단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사장은 취임식에서 당면한 한전의 위기는 벼랑 끝에 선 재무상태라고 진단하고 무엇보다 원가를 밑도는 전기요금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른바 콩보다 싼 두부라는 현행 전기요금 체계의 시정없이는 한전의 경영정상화가 어렵다는 것을 그동안 재임했던 최고경영자 모두 역설했던 공지의 사실이다.

김사장은 부채가 늘어날수록 신용도 추가 하락과 조달금리 상승으로 한전의 부실 진행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것이라면서 원가를 밑도는 전기요금은 에너지 과소비를 심화시키고 에너지 수입비용 증가로 이어져 국가 무역적자를 더욱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사장이 역대 사장과 똑 같이 전기요금 체계 정상화를 강조했지만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주체는 유감스럽게도 한전에 있지 않고 정부에 있다는게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한 주요 요인이다. 다만 김사장이 오랜 세월 정치권에 몸담았던 만큼 역대 다른 사장보다는 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하는데 특장을 지녔다는 점은 부인할수 없다.

김사장은 취임사에서 한전 적자의 큰 원인이 이같은 불합리한 요금체계에 있었던 것과 함께 한전이 공기업이라는 보호막, 정부보증이라는 안전판, 독점 사업자라는 우월적 지위에 안주해온 것도 적지 않은 요인이었음을 질타했다.

그는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한전이 미래 대비를 소홀히 한 채 무사안일했던게 아니냐며 스스로 냉철한 반성없이 위기 모면에만 급급하면 위기는 계속되고 한전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언명했다.

그는 KT가 유선전화 회사에서 무선 및 인터넷, 미디어 콘텐츠, 금융 등을 아우르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했고 포스코는 철강업에 더해 이차전지 원료부더 재활용까지 진출했던 점 등을 들어 한전이 새 수익원 창출에 태만했음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김사장은 따라서 한전의 향후 발전방향으로 에너지 혁신기업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돼 에너지 신산업과 신기술 생태계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향후 시대적 흐름을 플랫폼 산업이 주도한다는 인식을 정확히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김사장이 한전의 문제점과 향후 발전방향을 정확히 제시했다고 평가하며 본인 스스로도 마지막 공직이라고 토로했듯 한전의 고질적 병폐를 가차없이 수술하고 발전의 새로운 토대를 마련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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