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 고등기술연구원 수소에너지솔루션센터 선임연구원(공학박사)

예측 플랫폼·전기요금 기준·공급단가 정책지원이 ‘경제성’ 관건

분산형 에너지 공급기반 구축으로 인프라 소외지역 보완 효과

 

홍기훈 박사
홍기훈 박사

■국내 수소에너지 생산 및 활용 확대 계획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수소생산량은 234만 톤 수준이며, 대부분 석유화학공정 부생수소와 천연가스 기반 추출수소가 차지하고 있다. 수소는 탈탄소화를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 운반체로써 인식되고 있으며, 최근 COP21 및 COP25 등 국제 기후협약 후속 대응 측면과 수소경제 사회로의 진입 가속화를 위해 정부는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2021년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 이어  2021년 이후 ‘수소생산기지 구축사업’ 등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수소시장 확대 및 청정수소 생산 기반 구축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산업적 이용도가 가장 높은 천연가스 기반 추출수소 기술은 몇 가지 당면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국내 수소에너지 시장 정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천연가스 기반 추출수소 생산의 한계

첫째, 천연가스 공급 단가 및 인프라(원료)이다. 우리나라는 천연가스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천연가스 기반 추출수소 생산단가는 국제 에너지 가격변동에 직접적으로 연동돼 수소 공급단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더구나 도시가스 배관망 인프라 자체가 지역적으로 편중돼 있기도 해서 수요처 인근에 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하기에는 별도의 설비투자가 동반돼야 하는 상황이다.

둘째, 생산지와 수요처간 거리(운송)이다. 현재 보편적인 수소 출하·운송방식은 수소튜브트레일러를 이용한다. 수소배관을 이용한 운송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으나 km당 약 15억 원 규모의 구축비용이 추가로 소요돼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300 kg 규모의 저용량 튜브트레일러 대안으로는 타입 4 형태의 고압용 복합재 튜브트레일러 방식이나 액화수소 운송방식도 개발돼 실증을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상용화 수준에는 미흡해 원거리 수요처에서는 여전히 높은 물류비용 부담이 문제이다.

셋째, 탄소배출량(블루수소 친환경성)이다. 천연가스를 이용한 수소추출방식은 메탄과 수증기를 반응시켜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투입된 원료와 에너지원에 포함된 탄소량에 준하는 이산화탄소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최근에는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블루수소)을 강제화하는 탄소포집형 생산기지 사업도 병행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지만 세계적 추세에 부합하는 그린수소를 표방한 수소생산 인프라 기술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생산기술 개발의 필요성

환경부에서는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생산 및 이용 촉진법’을 2022년 12월 공포하면서 유기성 폐자원을 배출하는 공공 및 민간부문에서 바이오가스를 생산목표율에 따라 의무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유기성 폐자원 2종 이상을 바이오가스화하는 통합처리시설 구축사업을 공모해 현재 110기인 바이오가스화 시설을 2030년까지 150기까지 확대 보급하고자 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 생산기술은 바이오가스 활용과 동시에 분산형 에너지 공급 기반을 구축해 에너지 인프라 소외지역을 보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천연가스 대신 바이오가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국제 에너지 가격변동 영향이 적고, 해당 지역에서 수집되는 유기성폐기물 처리 부산물에 기인하므로 수소 생산시설과 지역 수요처 간 거리를 가깝게 유지할 수 있어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수소를 지역사회에 공급할 수 있다.

또한 바이오가스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은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대부분이 생물기원으로 탄소중립적 에너지 기술에 가깝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정수소 인증제(4 kg CO2eq/kg-H2 이하) 측면에서 볼 때 바이오가스로부터 생산된 수소는 실증운전 데이터를 토대로 계산하더라도 수소 생산·압축·충전 투입전력량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산정하면 약 2.4 kg CO2eq/kg-H2 수준으로 청정수소로 볼 수 있다(고등기술연구원 구축 ‘충주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 기반). 이 수치는 경계조건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값의 변동이 있을 수 있으나 바이오가스로부터 생산된 수소가 청정수소로써 인증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된다.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생산기술 개요

[그림 1] 충주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 마더스테이션 개념 및 공정 흐름도
[그림 1] 충주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 마더스테이션 개념 및 공정 흐름도

고등기술연구원은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충주시, 충청북도, 충북테크노파크, 효성, 서진에너지, 비츠로넥스텍, 산업연구원 및 창신가스와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수소융복합충전소 시범사업’을 수행해 2022년 국내 최초의 바이오가스 기반 온사이트 방식 수소충전소인 ‘충주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를 준공과 동시에 상업운전에 나서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림 1 참조]

‘충주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 공정은 ① 바이오메탄 수소추출 공정 ② 청정수소 정제 공정 ③ 청정수소 압축 공정 ④ 청정수소 충전 및 출하 공정의 흐름이다. ①,②는  ‘충주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로부터 공급받은 바이오메탄을 수증기와 함께 수소추출기로 공급해 1단계 열화학적 개질반응을 거쳐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전환하고, 2단계 수성가스전이반응을 통해 미반응 일산화탄소를 수증기와 추가로 반응시켜 수소 생산량을 극대화한다. 생산된 수소는 PSA(Pressure Swing Adsorption) 정제장치를 거쳐 99.995% 이상의 고순도 수소로 정제되어 압축공정으로 공급된다.

[그림 2] 충주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 조감도 및 주요설비
[그림 2] 충주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 조감도 및 주요설비

③,④의 압축공정은 마더스테이션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3단계로 구성된다. 저압 및 중압 압축기를 거치며 8 bar에서 450 bar 압력까지 압축시켜 출하용 수소튜브트레일러를 충전해 인근 수소 수요처로 공급할 수 있고, 고압압축기를 거쳐 870 bar 이상 압력으로 압축하면 수소전기차를 직접 충전할 수 있는 두 가지 방식 모두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림 2 참조]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생산기술 경제성 확보

에너지 생산 공정의 경제성을 확보에 가장 우선시 되는 변수로는 생산 공정의 규모를 꼽을 수 있다. 추출방식 수소생산도 생산 규모는 중요하지만 생산기지 정도의 대규모 생산 개념을 도입하기 어려운 분산형 수소 인프라에서는 규모 이외의 변수를 고려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운영 방안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까지 ‘충주바이오그린수소충전소’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사이트 방식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충전소의 수익성 분석과 수소 단위 원가에 대한 민감도 분석을 수행했다. 변수의 민감도가 높다는 것은 비용변화에 따라 수소 단위 원가의 변화가 큼을 의미하며, 비용절감 시 경제성 향상에 있어 효과적인 변수라고 볼 수 있다. [그림 3 참조]

[그림 3]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인프라 운영비용 변수 민감도 분석
[그림 3]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인프라 운영비용 변수 민감도 분석

민감도 분석 결과 수소의 단위 원가는 설비의 유지보수비, 전기요금, 공급원료 비용, 인건비 및 일반관리비의 변수 순서로 민감도를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상위 3순위의 변수를 고려했을 때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유지보수비용 분석 고도화이다.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수소충전 인프라는 장기간 운영을 통한 데이터 축적이 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고장 발생 시 대부분 사후 보수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어 운영 정상화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운영중단 손실이 크게 발생한다. 해결방안 중 하나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수소충전 인프라 핵심설비에 대한 운전 상태 정밀분석을 실시하고, 고장 원인 및 영향 분석에 기반한 진단·예측 플랫폼 개발이다. 진단·예측 플랫폼과 조기경보시스템 운영은 유지보수 비용 및 운영중단 손실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곧 수소인프라 사업의 경제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둘째, 전기료 적용단가 현실화이다. 현재 수소생산 및 수소출하시설만을 보유하는 인프라에 공급되는 전기요금 부과기준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적용되고 있다. 단, 수소 충전시설을 보유한 인프라의 경우에는 일반용 전기요금 부과기준이 적용되고 있어 충전시설을 보유한 수소 인프라 보급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일반용 전기요금과 산업용 전기요금의 차이는 약 20% 정도이며 전기요금 부과기준 완화만으로도 수소 단위 단가를 손익분기점 아래로 낮출 수 있다.

셋째, 바이오가스 공급단가 정책지원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바이오가스의 공급단가는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바이오가스 자체는 단가가 그리 높지 않지만 이를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등의 불순물을 제거해 바이오메탄으로 정제하는 ‘고질화(또는 고품위화)’ 과정이 필수이다. 따라서 탈황제, 가스정제 흡착제 등의 가격변동에 따라 바이오메탄 단가가 상승한다. 또한 바이오가스 단가는 바이오가스 플랜트의 구축 및 운영비용에 따라 결정되며 대량으로 생산할수록 바이오가스 단위 단가는 낮아진다. 따라서 대규모 바이오가스 생산기지 근처에서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맺음말

고등기술연구원은 충주시에 국내 최초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인프라인 ‘충주바이오 그린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상업운전을 하고 있다. 수소 생산, 저장, 압축 및 충전에 이르는 통합 공정을 운영하는 첫 사례이다 보니 구축 후 초창기에는 압축기, 수소추출기 등 핵심장치 유지보수 절차가 표준화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는 유지보수 메뉴얼 구축 및 핵심설비 진단기술 도입 등의 꾸준한 안정화 노력으로 경제성을 확보한 청정수소충전소 운영이 가능한 상태이다. 특히 충주시의 바이오가스 무상공급 정책지원으로 인한 수소판매단가 인상 없는 국내 최저가 자립운영이 가능해 충주시 지역주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앞으로는 진단·예측 플랫폼 구축, 전기요금 부과기준 현실화 및 바이오가스 통합처리시설 사업과 효과적 연계 등을 통해 바이오가스 기반 청정수소 사업 확장 노력을 가속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소경제 및 분산에너지 활성화 정책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지역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운영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사회적 편익이 널리 공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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