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甲辰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아 흔히 누수현상이 시작되는 시기로 일컬어진다. 그런데다 4월에는 총선이 예정돼 있어서 결과가 향후 정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거대야당의 입법권력 때문에 현 정부는 여러 가지로 운신의 폭이 좁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권력 역학이 총선을 통해 고착화될 것인지 아니면 여당의 승리로 그나마 집권당이 남은 대통령 임기에 공약 등을 이행할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미국은 11월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어서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인지에 따라 글로벌 환경은 크게 바뀔수 있는 상황. 재선의지를 강하게 표명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수성에 성공할 경우 국제 질서는 현재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질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정학적 상황은 물론이고 경제 뿐만아니라 환경 분야에도 자칫 잘못하면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트럼프는 대통령시절 기후변화가 음모론이라면서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정부는 예고한대로 원자력발전 확대정책을 거침없이 시행하고 있다. 원전과 관련된 예산은 늘리는 반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는 갈수록 예산과 지원이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표면적으로는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나 재생에너지는 외면받고 있는게 부인할수 없는 현실.

특히 재생에너지 분야는 이웃 중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의욕적인 목표를 내세워 육성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축소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작년말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8)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까지 늘리기로 합의한 점을 감안하면 재생에너지 홀대 정책은 하루빨리 시정돼야할 과제라 할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태양광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이거나 아예 공장가동을 멈추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업계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은 지난해 집중형 에너지공급시스템에서 분산형 시대로 가는 문을 열수 있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제정됨으로써 전기요금의 지역별 차등화 등을 도입할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전기요금 차등제는 발전소에서 거리가 먼 지역, 이를테면 수도권은 송전에 소요되는 비용이 많은 만큼 비용을 전가시키는 체제로 외국의 경우 지역별 시간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제도를 시행할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향후 전기요금 체계 개편등에 활용할수 있게 됐다.

현 정부 들어서도 원가보다 저렴한 전기요금 체계의 시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거 정권과 다를바 없이 유권자의 눈치를 보느라 전기요금 현실화는 미루어진채 새해를 맞았고 올해 역시 총선 등으로 가격 현실화는 쉽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자원개발 분야는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을 비롯한 일본 등이 혈안이 됐지만 근년들어서는 희귀 광물자원에 집중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반도체와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가 되고 있는 리튬과 흑연 등 희소금속은 중국이 많은 양을 매장하고 있는데다 제련 과정에서 오염물질 배출 등으로 중국이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과시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방지법(IRA)을 내세워 중국이 원산지인 중간재가 들어간 제품을 미국에서 판매할수 없도록 제한하면서 희귀광물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경제분야에서 과거에는 상호 보완적이고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으로 경쟁관계가 심화되고 양국간 산업관계도 대립적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소수 사태를 겪은 바와 같이 핵심광물의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딛혀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분야에서는 4대강 정책이 과거 이명박 대통령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전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4개강에 설치된 보를 대거 철거하려던 기존 정책을 뒤집어 보를 재정비함과 동시에 정상화를 꾀하고 있다.

새해는 이처럼 많은 변화가 예상되면서 모든 분야에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된다. 변화무쌍한 환경속에서도 우리는 한눈 팔지 않고 미래를 향해 꿋꿋하게 나아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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