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이엔지 용인사업장, 자가발전율 48.1% 기록
연간 전기료 1억4000만원, 탄소배출 300톤 저감
산업 AI 기반 자동 공정관리로 생산성 210% 향상

용인사업장은 태양광설비를 통해 전력자립률을 48.1%까지 높였다.
용인사업장은 태양광설비를 통해 전력자립률을 48.1%까지 높였다.

[이투뉴스] “2016년 설립된 용인 스마트팩토리는 공장 가동 전력의 48.1%를 태양광에서 얻고 있다. 태양광 패널은 허가 후 6개월 만에 설치했다. 스마트팩토리는 첨단 제조장비로 인해 전력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해 해외에서도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국내 최초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팩토리인 신성이엔지 용인사업장은 입구부터 해바라기 형태로 설치된 태양광 패널이 손님을 반긴다. 전기차 충전용 전력을 생산 중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전기차 충전도 무료다.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RE100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모니터링시스템이 나타난다. 화면에는 현재 전력사용량, 자가발전량, 전기요금절감액, 탄소배출 저감량, 제조 현황 등이 표시돼 있다. 

조현성 신성이엔지 공장장은 “태양광 전력을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충전한 뒤 전력부하가 높은 시간대 방전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오후 무렵부터 전력소모가 많았는데 최근 자동화 공정으로 보시는 바 처럼 오전인데도 벌써 방전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용인사업장은 2050년 100% RE100 실현을 목표로 전력 자급자족을 통한 전기요금 절감과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옥상, 외벽, 유휴공간에 630kW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구축했다. 현재 공장 가동 전력의 절반 가까이를 태양광으로 생산하고 있다. 향후 설비를 추가해 60% 이상까지 전력자립률을 높일 계획이다.

조 공장장은 “설치된 모듈은 고출력·고효율 성능과 엄격한 품질 기준인 고내구성·친환경 KS인증을 취득한 납 함유량 0%(pb-free) 제품”이라며 “설계, 조달, 시공까지 신성이엔지가 도맡았다”고 말했다.

생산된 전력은 한전에 판매돼 연간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348kW 매전용 태양광 설비 전력은 RPS(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를 통해 1.5배 가중치, 230kW 설비와 500kW급 ESS는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 5배를 각각 적용받는다. 태양광을 이용해 전력요금 0원을 기록하고, 남는 전력을 판매해 수익까지 거뒀다.

지난해에만 1억 4000만원의 전기요금을 줄였으며, 누적 12억 3000만원을 아꼈다. 탄소배출량은 96% 절감해 연간 300톤, 누적 2500톤의 탄소저감 효과를 거뒀다. 더불어 1.12MW 용량의 ESS를 통해 전력을 안정적으로 수급해 잉여전력의 활용도를 높였다.

조현성 공장장이 용인 스마트팩토리 생산라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현성 공장장이 용인 스마트팩토리 생산라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클린에너지 기반 스마트공장, 자율제조와 친환경 모두 잡다

용인사업장은 신성이엔지의 자랑이다. 지능형 공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상품 기획, 생산, 판매, 사후관리(A/S)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실시간 분석하고 예측해 운영한다. 스마트팩토리 시스템과 연동해 생산 계획, 설비 부하, 발전량에 맞춰 태양광발전소와 ESS를 능동적으로 운영하는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했다.

조 공장장은 “현재 레벨4 수준의 스마트공장”이라면서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지능화솔루션을 접목해 생산성과 안정성을 향상했다”고 말했다.

또한 실시간으로 설비 상태와 생산 실적을 모니터링하고, 갑작스런 전력부하나 이상 등을 AI(인공지능)로 감지해 낸다. 경험에 의존하던 공정 과정을 디지털로 예측하고, 단순반복 업무를 로봇에 맡긴 것이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은 210% 높이면서 공정 불량률은 98% 줄였다.

주력 생산 품목은 FFU(산업용 공기청정기)와 EFU(공조기) 등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클린룸 관련 장비다. 특히 FFU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할 뿐 아니라 유일하게 자동화 공정을 거친다.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 자동 절곡기가 놓여 있다. 전극 센서로 절곡 위치를 정확히 찾아내 6단계 연속 밴딩을 한다. 이어 산업용 다관절로봇이 40~60kg의 제품을 반복 운반하고 AMR(자율주행로봇)에 적재한다. AMR은 이후 작업을 위해 컨베이어벨트로 물건을 실어 나른다. 컨베이어벨트에 올려진 물건은 사람과 협동로봇이 함께 작업 중이다.

다음 단계는 무인패킹시스템이다. 상하 롤비닐 접착방식으로 삼면을 융착해 밀봉하고 커팅하는 작업을 현재 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조 공장장은 “자동공정으로 작업자의 안전은 강화하고 원가는 절감하는 효과를 올렸다”며 “전력소모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해 자가발전율을 48.1% 수준까지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용인사업장은 2018년 산업통상자원부 ‘대표 스마트공장’,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 ‘K-스마트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협동로봇과 함께 직원이 작업을 하고 있다.
협동로봇과 함께 직원이 작업을 하고 있다.

◆1세대 태양광기업에 데이터센터發 전력 급증을 묻다

최근 AI, 데이터센터와 같은 ICT(정보통신기술) 발달이 전력소비량을 늘리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발표에 따르면 2028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량은 지난해 대비 3배 수준으로 늘 전망이다. 데이터센터가 전력수요 대응과 탄소저감이란 두 과제를 만들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지난해 데이터센터가 AI 서버 최적화를 위해 연간 500TWh의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내다 봤다. 더 많은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폐쇄 예정이던 화석연료발전소를 재가동할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신성이엔지는 태양광 1세대 기업으로 김제사업장에 연간 700MW 규모의 생산라인을 갖췄다. 태양광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와 RE100솔루션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또 컬러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 모듈)를 2021년 개발하면서 공공시설과 아파트 등 대규모 건물을 공략 중이다. 

국내 태양광산업의 선구자 역할을 해 온 신성이엔지는 재생에너지 수요가 앞으로 더 늘 것으로 예상했다. 재생에너지 직접 확보가 어려운 경우 ESS와의 연계를 제안했다. ESS는 전력 수요가 적은 경부하 시간대 충전하고, 수요가 많은 야간 시간대 방전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 전력 수급 안정화를 도울 수 있다.

장기 관점에서는 PPA(전력구매계약) 기준 완화, 망이용료 할인, 부지확보를 위한 규제 개선 등 제도 지원이 뒷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양광발전소 건설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금융 지원, 세제 혜택, 컨설팅 등이 동반되면 한결 수월하단 설명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은 자가발전소 구축이나 발전사업을 위한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정부의 건물지원사업과 금융지원사업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도움을 받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며, 시중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 역시 보증 증권 발행, 높은 신용등급, 지상권 설정 등의 요구로 인해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조 공장장은 “현재 재임대 공장의 경우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이 불가능하며 공장 폐쇄 시 발전소를 함께 폐기해야 한다”면서 “온사이트 PPA 계약 시 발전소 용량을 현행 1MW 이상에서 0.3MW 이하로 완화하고, 오프사이트 PPA 계약에는 망이용료와 부가수수료에 대한 할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이격거리 제한 해제, 그린벨트지역 축소, 분산에너지법의 전 지역 확대,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 등의 제도 기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국산 모듈의 한전계통 우선 배정, 계통연계비 및 망이용료 할인, 저탄소 모듈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등을 통해 국내 태양광산업 보호에 동참하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조 공장장은 “신성이엔지만의 기술경쟁력은 저탄소 모듈에 있다”며 “kW당 탄소배출량을 630kg 이하로 낮춘 모듈을 생산 중이며 이는 탄소배출량 검증에서 1·2등급을 받은 우수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술력이 향후 탄소국경세 도입에도 든든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용인사업장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설비
용인사업장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설비

용인=최인영 기자 dodam@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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