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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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뉴스 사설 ]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안에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국제사회에 제시하겠다고 천명한 뒤 관계부처가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녹색성장위원회 녹색성장기획단은 2020년을 목표로 2005년 대비 온실가스 4%를 감축하는 방안을 사실상 정해놓고 본격적인 공론화 작업에 나섰다. 대통령이 주재한 지난 5일 녹색성장위원회에서도 이 방안을 놓고 관계부처 및 전문가들이 심층적인 토론을 벌였다.

구체적인 감축목표가 정해지면 다음에는 각 부문별로 얼마만큼 감축해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는 업계 및 업종에 따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화학공업 입국 정책에 따라 에너지 다소비업종의 비중이 다른 나라보다 높다. 또한 선진국보다 뒤늦게 각종 공장설비를 들여오면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장비를 갖췄기 때문에 그만큼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는 게 중화학업계의 하소연이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5년말 현재 5억9440만톤으로 84%가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하며 산업공정에서 약 11%, 농업과 폐기물 등에서 5%가 나온다. 에너지 분야 구성비를 보면 발전이 36%, 석유화학 철강 등 산업 31%, 수송 20%, 가정 상업이 14%. 제조업계는 우리나라 에너지 효율이 좋은 만큼 내심 수송이나 가정 사업 부문에서 획기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업분야 온실가스 배출의 주축인 발전 및 석유화학 철강업체들의 이같은 볼멘소리는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체 물량 차원에서 보면 이들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나름대로 마른 수건을 또 짜내는 자세로 에너지 효율개선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작업에 나서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 비교적 관심을 끌지 못했던 수송분야와 건축 등 일반 분야는 이번 기회를 계기로 종합적이고 본격적인 에너지 절감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우선 수송분야는 나름대로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개발 등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나 하루 이틀에 이루어질 성격의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의 고질적인 교통문화를 확 뜯어고쳐야 한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인데도 ‘나홀로 자동차를 타고 출근’하는 자출족이 태반이다. 교통효율이 좋은 철도의 교통분담률이 턱없이 낮다. 이제는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이 충분히 편리해졌다. 더욱이 정부에서는 자전거 출퇴근을 장려하기 위해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 새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드는 등 여러 가지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아울러 건축분야의 에너지 절약 및 효율개선도 필수적이다. 특히 건축물은 한번 지으면 오랜 세월 바꿀 수 없는 점을 고려해 국가적 차원에서 건물의 설계에서부터 착공에 이르기까지 녹색빌딩을 짓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파트 등 집단주택과 대형 건물은 아예 인허가 조건에 에너지 효율문제를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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