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 병목현상 가중될 것' 예고 떠돌아

“산업자원부와 재정경제부처럼 경제부처는 전통적으로 인사적체가 심하다. 건교부는 23회(행정고시) 차관이 나왔는데 우리 부는 국장급에 아직 26회가 들어오지 못했다. 비경제부처는 30회 국장도 나왔다는 얘길 들었다.”

 

지난 11일 산업자원부의 한 인사관계자는 만성적인 산자부의 인사적체 현상을 꼬집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산자부는 타 부처에 비해 조직이 크다 보니 동력자원부 시절부터 자연스레 인사지연 현상이 빚어져 왔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수년 동안 직급별 승진 소요연수가 2~3년간 줄어들면서 적체현상이 점차 해소되는 듯 하다가 최근 또다시 승진시기가 늦춰지면서 정체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권이 바뀌는 내년 말이 지나면 각 위원회에 파견됐던 직원이 본부로 복귀하면서 4급 이상의 상위직급을 중심으로 심각한 인사 병목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비해 산자부는 올해 5급 승진대상자를 대폭 줄였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산자부 노조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산자부에서 6급 주사로 출발해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하기까지는 통상 7~8년 정도가 소요된다. 이는 10년이 소요됐던 2~3년 전보다 2년 가까이 단축된 기간이다. 또 5급 사무관에서 4급 서기관까지는 평균 8~9년을 기다려야 한다.

 

이에 대해 산자부의 모 사무관은 “한동안 인사가 풀리는가 싶더니 최근 들어 다시 2~3년 뒤로 후퇴한 느낌”이라며 “객관적인 통계자료가 없어 단정하긴 힘들지만 우리 부의 인사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고 말했다.

 

본지가 입수한 산자부 정원 현황 자료에 의하면 지난 7월 말 기준 산자부의 직제상 정원은 총 651명이다. 이중 부이사관급 서기관은 15명이며 과장 및 팀장급 서기관은 38명에 달한다. 게다가 4급 승진을 앞두고 있는 선임급 사무관은 무려 69명에 달한다.

 

더욱이 순수 사무관급은 219명을 집계돼 이들 직급이 체감하는 인사적체 현상은 ‘답답한 수준’을 넘어 ‘막막한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는 관계자들의 농담 섞인 푸념이다.

 

이에 대해 서기관 승진을 앞둔 것으로 알려진 한 관계자는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승진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자리가 나고 안나고의 문제는 또 다른 문제가 아니냐”면서 “하위 직급이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경험과 연륜을 갖춘 상위 직급들이 좀 더 역량을 발휘하다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인사적체 해소와 경험을 살리는 일은 항상 반목하는 일”이라며 “50~55세 전후로 국장급의 진로가 결정되는 요즘의 세태도 결코 좋은 현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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