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자회사 동아시아가스(주) 49억 미납

지난 17일 서울시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공개한 602건의 1억원 이상 지방세 체납자 중 최고체납액을 기록한 법인은 정태수 전 한보그룹회장이 설립한 에너지기업인 동아시아가스(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동아시아가스 측의 해외 자산 등에 대해 전격적인 조사를 벌여 체납액을 강제 징수시킬 방침이라고 전했다.

 

19일 본지가 서울시가 공개한 체납자 명단 전문을 입수해 파악한 바에 의하면 동아시아가스는 1999년 3월까지 법인세에 대한 주민세 등 총 16건의 지방세를 납부하지 않아 이번에 공개 망신을 당했다. 서울시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동아시아가스의 체납액은 총 49억2700만원으로 전체 602건 중 최고액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동아시아가스는 지난 1월 무단폐업한 것으로 알려져 세금 추징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서울시 재무국 세무과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의하면 동아시아는 정상적인 폐업절차를 밟지 않고 무단 부도폐업을 시도했다"면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세금 추징에 상당한 어려움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의하면 동아시아가스는 현재 서울시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과거 대치동 소재 한보사무실조차 접근이 안 되고 있어 추가 조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일단 러시아 등 해외에서 동아시아가 사업을 벌였다는 사실에 착안해 현지 소유 재산이 있는지 장기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법률적인 검토를 통해 물건이 확보되는 대로 압류조치하고 응당한 세금을 반드시 물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아시아가스(주)는 한보그룹의 자회사로 지난 1996년 러시아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에 뛰어들어 지분을 확보한 뒤 매각하는 등, 한보그룹시절 모그룹의 자금책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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