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국경세 부과로 ‘철강·시멘트 수출 타격’
탄소국경세 부과로 ‘철강·시멘트 수출 타격’
  • 조민영 기자
  • 승인 2021.07.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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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탄국경조정제도 시행법 발표…고탄소제품에 우선 적용
중·러 등 철강수출국가 첫 부과, 호주 “보호무역주의” 비난

[이투뉴스] 유럽연합(EU)이 14일 ‘탄소국경조정제도(탄소국경세)’ 시행법을 발표해 세계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호주 정부는 탄소국경세가 석탄과 같은 고탄소제품을 생산, 수출하고 있는 자국 산업계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호주의 주요 수출품 대부분은 탄소국경세 첫 세금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 

EU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 제로에 이르는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면서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탄소국경조정제’ 도입을 명시했다. EU 내 기후정책이 강화될수록 환경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국가로 생산시설 등이 이전되면서 배출량이 증가하는 ‘탄소 누출’이 초래된다고 보면서다. 

탄소국경조정제는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자국내 산업이 부담하게 된 비용만큼 수입상품에도 적용하는 제도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측면에서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배경이 숨어 있다. EU는 이 정책이 세계 생산자들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각국 정부가 더 강력한 기후 정책을 채택하는데 자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U의 탄소국경세 발표에 따라 에너지 집약 상품인 시멘트와 철, 알루미늄, 비료, 전기 등 유럽으로의 수출품이 잠재적 비용 부담을 안게 됐다. 이 물품들이 EU의 배출거래시스템 아래 생산되었을 경우 지불해야할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非EU 생산자들이 다른 나라에서 제품 생산에서 발생한 탄소에 대해 비용을 이미 지불했다는 것을 증명할 경우에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호주의 아봇 정부는 2014년 자체적인 탄소가격계획을 폐지해 이 마저도 힘들게 됐다. 

호주의 댄 테한 무역장관은 EU 탄소국경세 부과가 자국 무역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조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출 저감에 대해 처벌하지 않는 것을 장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주는 EU의 탄소국경세가 세계 자유무역 거래를 저해하고, 호주 수출과 일자리에 타격을 입힐 또다른 형태의 보호무역주의일까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 지표에 따르면 호주는 2019년과 2020년 회계 연도 사이에 EU국가들에 117억 달러 가치의 상품을 수출했다. 주요 수출품에는 석탄(27억 달러), 금화(6억 8900만 달러), 금(4억 900만 달러) 등이 있다. 

이번 EU의 탄소국경세에는 중국과 러시아, 터키, 영국 등 EU의 최대 철강 수출국가들이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호주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호주가 EU에 소량의 철을 수출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며, 아울러 알루미늄을 모잠미크에 수출하고 있어 간접적인 비용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연구소의 기후와 에너지 프로그램 리치 머지안 디렉터는 “호주가 고오염 상품에 대한 수출과세를 피할 수 없음은 분명해졌다. 우리의 무역 경쟁자들에게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호주 정부는 영국과 미국, 일본 등도 EU의 탄소국경세와 비슷한 정책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실제 미국 민주당원들은 최근 ‘오염 수입비’를 도입하는 것에 동의했다.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의 이 같은 제안은 기후 정책이 느슨한 나라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나, 이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많은 정치적, 절차상의 장벽들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EU의 탄소국경세에 따라 수입업자들은 2023년부터 수입품에 포함된 탄소배출량을 신고해야 한다. 2025년까지 배출량을 보고하는 의무만 있으나 2026년부터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EU는 탄소노출 위험이 큰 일부 산업을 우선 선정했으나, 향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여지를 남겨 뒀다.

기후문제는 호주와 EU 사이의 자유무역거래 협상을 둘러싼 주요 화두였다. EU 측은 세계무역기구(WTO) 기준을 준수하며 탄소국경세를 고안했다고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호주의 테한 장관은 호주 정부가 EU의 새 규제가 WTO 기준에 부합하고 있는지 완전한 이해를 돕기 위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탄소배출 저감은 무역장벽을 올림으로써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비용을 낮추고, 세계적으로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청정기술의 채택을 가속화돼야 배출 저감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호주정부는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로부터 배출 저감량을 확대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호주의 자유당 의원들은 UN 기후컨퍼런스에 앞서 2050년 배출제로 목표 설정을 모리슨 총리에게 촉구했으나, 일각에서는 이를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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