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에너지스토리지 산업정책 TF 발족
스토리지믹스 수립 및 산업발전전략 마련

▲신충주변전소에 설치된 ESS
▲신충주변전소에 설치된 ESS

[이투뉴스] 정부가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증가와 동해안~신가평 HVDC(초고압직류송전) 등 주요 송전선로 건설지연에 대응해 2036년까지 26GW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확충하고, 다양한 ESS를 국내 전력망에 적용하기 위해 별도의 저장믹스 계획도 세우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서울 강남구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이호현 전력정책관이 주재하는 '에너지스토리지 산업정책 TF 출범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이 포함된 에너지저장산업 발전전략과 해외정책 동향 등을 논의한다.

정부는 전력망 안정과 송전제약 완화를 위해 ESS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26%를 넘어선 제주도의 경우 2017년 1300MWh였던 출력제한량이 2020년 1만3416MWh로 증가했고, 호남지역 역시 계통 불안정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전제약이 불가피한 동해권 발전단지도 ESS를 변전소 등 특정위치에 설치할 경우 가상송전선 역할을 해 발전소 출력제한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은 올해말까지 970MWh규모 계통안정화 ESS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원전·재생에너지 등의 경직성 전원비중은 2021년 34%에서 오는 2030년 54%, 2036년 65% 순으로 증가하는 반면 LNG·수소 등 유연전원 비중은 2021년 29%에서 2030년 25%, 2036년 16% 등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이같은 출력제한과 유연성 전원 비중 축소에 대응하려면 2036년까지 단주기 저장장치 3.66GW, 장주기 양수발전 1.75GW, 양수외 장주기 20.85GW 등 모두 26GW의 ESS를 확충해야 하며, 이들 백업설비 확충에 최대 45조4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ESS 시장의 성장세는 국내외가 따로 없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의 글로벌 ESS 전망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ESS설치량은 2021년 62GWh에서 연평균 36.5%씩 증가해 2030년 1028GWh에 이를 전망이다.

용도별로는 잉여전력 저장이나 피크수요 대응 등의 에너지시프트용이 619GWh로 가장 많고 상업용 104GWh, 가정용 103GWh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 예상 시장규모는 2620억달러이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미국과 유럽은 ESS의무화, 보조서비스시장(AS) 운영, 규제개선 등 각종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중장기 ESS 로드맵을 세워 전기화학·열·기계·화학 등 다양한 ESS기술투자를 지원하고 7개 주정부가 보급목표를 의무화 한 상태다.

영국은 2021년 ESS 보조서비스 이용요금 부과기준을 개정해 보급확대 기반을 마련했고, 독일은 재생에너지 비중확대에 따라 정부주도로 ESS 설치를 확대하고 관련 대출과 상황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보급만 서두르다가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 못한 경우다. 2017년부터 재생에너지 보급과 연계해 지난해까지 10GWh의 ESS를 설치했으나 잦은 화재사고와 REC지급·전기료 할인·설치비 융자 등의 지원제도 일몰로 산업이 고사 상태에 놓여 있다.

여기에 태양광 연계형처럼 단주기 ESS는 5GWh이상 보급했으나 대용량·장주기 ESS는 여전히 부족하고 기술수준도 선진국에 뒤처져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 정부는 ESS산업의 우위를 태양광·풍력처럼 다른 나라에 뺏기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국내 사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에 적합한 장주기·대용량 ESS를 검토하고, 안정적 전력망 구축을 목표로 저장믹스(스토리지믹스) 계획을 제시하기로 했다.

ESS산업 생태계 조성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에너지저장산업 발전전략 정책연구용역을 추진, 올 상반기까지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호현 산업부 전력정책관은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완화와 좌초자산화되는 석탄발전소 재활용 등에 대응해 장주기 대용량 ESS도입이 필수적"이라며 "국내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에너지저장산업 발전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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