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윤석열정부가 역대급 '세수펑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세수 부족분이 6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세수부족 규모를 59조1000억원, 국회예산정책처는 60조2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정처는 법인세와 양도소득세가 덜 걷혔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예정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세수부족 규모에서 이 둘이 차지하는 비중은 63.6%(38조2000억원)다. 법인세가 43.1%(25조9000원)으로 비중이 높다. 부자감세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대신 서민들은 팍팍해진 살림살이로 대중교통 요금인상도 부담스럽다. 올해 8월 서울시는 8년만에 버스 기본요금을 300원씩 인상했다. 지난달부터는 수도권 지하철 요금도 올랐다. 역시 8년만의 인상이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담배값 인상에 관한 말까지 나온다. 내년엔 4500원인 한갑이 8000원에 달할 수 있다는 소문에 흡연자들의 고심이 깊다. 1갑당 세금은 3318원이다. 

기름값은 어떨까. 이쪽은 형편이 조금 다르다. 언젠가 올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유가가 뛰자 지난해 7월 휘발유, 경유, LPG(부탄)에 적용되는 유류세를 법정 최고 인하폭인 37%까지 내렸다. 올 1월부터 휘발유만 인하폭을 25%로 낮췄고 나머지는 유지 중이다. 5월과 9월, 11월 세차례에 걸쳐 계속해서 연장했다. 리터당 감면액은 휘발유 205원, 경유 212원, LPG 73원. 인하기간은 다음달말까지다.

다시 말해 기름값도 원상복구될 일만 남았다. 다만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는 내년 4월 총선까지 현행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최근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을 유지하는 등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로선 내렸던 세금을 원상회복하는 것뿐인데 여론은 따가울 것이다. 정부가 휘발유값을 내려줬으니 이번에는 다시 원래대로 복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기름값이 오른다는 뉴스를 반길 사람은 없다. 하지만 단순히 세수가 부족하다고 유류세를 환원해야 한다는 논리는 공감을 사기 어렵다. 법인세 공백을 서민주머니를 털어 메우려 한다는 오해를 사기 쉽다.

예정처는 이번 보고서에서 내년 세수도 6조원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세수확보에 있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그 일환으로 서민의 호주머니를 노려선 곤란하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