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제주도는 동서 73km, 남북 31km의 타원형으로 이뤄진 우리나라 서남해 쪽에 있는 가장 큰 화산섬이다. 독특한 자연환경과 문화를 가진 제주도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잡으며, 우리나라의 없어서는 안될 대표섬이 됐다.

그 제주가 이제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에너지전환을 하는 데 있어 중추역할을 하고 있다. 카본프리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탄소로부터 자유로운 섬'이라는 꿈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실제로 제주도 육지에는 태양광발전설비가, 육상과 해상에는 풍력발전시설이 많이 설치돼 있다. 차를 타고 제주를 달리다보면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모두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여기에 햇볕이 비추고 바람이 부는 환경도 좋아 나중에는 전기를 받던 육지로 역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설치만하고 발전을 하지 않는 ‘출력제어’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카본프리아일랜드 목표 달성을 위해 초기 빠르게 설비를 도입했으나 상응하는 수요, 대책마련이 이뤄지지 않아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미 잡음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 제주도는 속도를 줄일 생각이 없는 상태다. 오히려 100MW, 48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최종 승인하면서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30일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이 모인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는 제주도청, 제주도의회, 한국전력 제주지사에서 무분별한 재생에너지 인허가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제주도는 카본프리아일랜드 달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아직은 ‘과도기’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발전량을 늘려가야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러나 아직 간헐성 문제를 가지고 있는 에너지원이라는 점은 인정하고 넘어가야한다. 제주도에서 화력발전이 운전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더불어 재생에너지가 전기요금 인상의 주된 원인이라는 편협한 시각의 보도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외대비 전기요금이 저렴해 재생에너지발전단가가 전기요금보다 비싼 구조다. 저렴한 전기요금이 재생에너지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차례 지적돼 온 문제다.

가격문제를 뒤로 하더라도 결국 버려지고 있는 재생에너지를 어디에 쓸 것인지 수요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수소가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재생에너지로 그린수소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소비하고, 암모니아 등으로 변환해 육지에도 공급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현 시점에선 수요처 확보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더라도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산업이 형성돼야 한다.

기후문제가 대두되면서 탄소중립이 키워드로 떠올랐고, 이에 기존 화력발전서 재생에너지발전으로의 에너지전환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각국 또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우리나라 지자체 중에선 제주도가 흐름에 맞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속도를 내는데만 집중해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흐름이 단기로 끝나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 제주도는 재생에너지산업을 50m달리기하듯 초반 스퍼트에만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실상 재생에너지산업은 42.195km를 달려야하는 마라톤 풀코스와 같다. 이 속도로 달리다가는 끝까지 달리지못하고 도태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정부처, 지자체 계획은 유독 목표달성에 민감하다. 재생에너지 자체가 ‘미래에너지원’이라면 멀리볼 줄 알아야 한다. 단순히 수치만 고려한 계획에서 판을 뒤짚을 용기도 필요하다.    

유정근 기자 geu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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