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석유관리원·광해광업공단 5월부터 임기종료
석탄공사는 이미 공석…내달 총선 끝나면 윤곽 잡힐 듯

올해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자원공기업 사장들이 임기를 마치고 교체될 예정이다. 지난해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최연혜 사장(앞줄 왼쪽)과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앞줄 오른쪽)이 질의를 듣고 있다. 바로 뒷줄 왼쪽 두번째부터 황규연 광해광업공단 사장, 원경환 석탄공사 사장, 차동형 석유관리원 이사장.
올해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자원공기업 사장들이 임기를 마치고 교체될 예정이다. 지난해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최연혜 사장(앞줄 왼쪽)과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앞줄 오른쪽)이 질의를 듣고 있다. 바로 뒷줄 왼쪽 두번째부터 황규연 광해광업공단 사장, 원경환 석탄공사 사장, 차동형 석유관리원 이사장.

[이투뉴스] 자원공기업 수장들이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임기를 마치게 되면서 올해 대거 바뀔 전망이다. 대부분이 문재인 정권 때 임명된 인물인 만큼 현 정부가 어떤 인물을 자리에 앉힐지 주목된다. 내달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교통정리가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5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과 황규연 광해광업공단 사장 그리고 차동형 석유관리원 이사장이 올해 임기를 마친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 곳은 석유공사로, 김 사장의 임기는 올 5월까지다. 석유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으로 산업부 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2000년대 들어 공사 사장은 줄곧 자원 관련 민간기업에서 왔다. 황두열 사장(2005~2008년 SK 석유사업부문장 부사장), 강영원 사장(2008~2012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김정래 사장(2016~2017년 현대중공업 사장), 양수영 사장(2018~2021년 대우인터내셔널 부사장) 등이다. 중간에 서문규 사장(2012~2016년)만 내부출신이었다.  

현 김동섭 사장도 과거 SK이노베이션 기술총괄사장을 역임하는 등 업계 이해가 깊은 민간출신 '자원맨'이다. 지난달에는 포스코그룹 차기회장 최종 6인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치권에서 내려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최근 선례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한국전력공사는 창립 이래 최초로 국회의원 출신인 김동철 전 의원을 임명했다. 2022년 12월 임명된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역시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출신이다.

황규연 광해광업공단 사장 임기는 올 9월까지다. 공단 첫 수장으로, 공단은 2021년 9월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이 통합되면서 태동했다. 

어디에서 사장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양사는 표면적으론 합쳐졌지만 아직 화학적 결합에 애를 먹고 있다. 서로 자기출신을 앉히고 싶어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번에는 광물자원공사가 웃었다. 황규연 사장은 산업부 관료 출신으로, 같은해 3월 광물자원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래서 당시 일각에서는 추후 통합을 염두한 결정이 아니냐는 뒷말까지도 나왔었다.  

공공기관인 석유관리원도 올해 이사장이 바뀐다. 차동형 이사장 임기는 7월까지다. 

그동안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비교적 다양한 곳에서 왔다.  최근 15년간 이사장 이력을 보면 한국전력 상임감사위원, 산업부 자원정책실장, 환경관리공단 이사장,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등이다. 내부에서 올라올 가능성도 다른 공기업에 비해 높다. 6명의 이사장 중 2명이 내부출신이었다.

석탄공사는 이미 공석인 상황. 작년 12월 원경환 석탄공사 사장은 돌연 사표를 제출하고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본래 임기는 올 11월까지다. 

원 사장은 공기업 대표 중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2022년 9월 태백 장성광업소에서 매몰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1명이 사망한 것에 따른 것이다. <관련기사 2022. 09. 15. 장성광업소 매몰사고 실종 광원 숨진 채 발견>

이와 관련 산업부는 법원 1심 판결 전까지는 사표수리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을 들어 수리를 않고 있다. 이에 공사는 일단 원 사장 직무를 정지시키고 김인수 기획관리본부장을 사장 직무대행으로 발령, 현재 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자원공기업 사장자리가 과거에 비해 위상이 떨어졌다는 말도 나온다. 보수도 별 볼일 없거니와 경영실적을 죽쓰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독박을 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공모가 시작되면 희망자가 줄을 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에너지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총선 이후 본격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hoon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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