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의 학교 환경개선사업으로 온마을 고무
책상·침대·재봉틀 등 11개 품목 4200만원 상당
내년부터 개도국 중심지원 후진국으로 확대

지난달 31일 몽골 현지서 열린 사후 기부행사에서 에너지나눔과평화와 몽골 아르항가이주 젠클 종합학교 교직원들이 학교 정문에서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기념하는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몽골 현지서 열린 사후 기부행사에서 에너지나눔과평화와 몽골 아르항가이주 젠클 종합학교 교직원들이 학교 정문에서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기념하는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투뉴스] 비영리 사단법인인 에너지나눔과평화는 공익형 태양광발전소인 나눔발전소 운영수익을 활용해 몽골 아르항가이주 소재 젠클(Tsenkher) 종합학교의 기숙사 물품을 교체하는 '몽골 학교 교육환경 개선사업'을 수행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이 단체는 기후변화 취약국가인 몽골과 베트남, 인도 등 3개국의 19개 학교 및 기관에 재생에너지 발전기를 무상 지원하는 사업을 전개해 오다가 코로나19로 최근 3년간 지원을 보류했다.

그러다 올해 국가간 이동이 수월해지면서 사업 재개를 검토했고, 마침 몽골 현지 조력자로부터 낡고 노후된 학교시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변방학교의 소식을 전해 듣고 이번 사업을 결정했다. 

이번에 에너지나눔과평화가 지원한 젠클 종합학교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남서방향으로 약 500km 떨어진 곳에 있다. 초·중·고가 함께 생활하고 학습하는 12학년제 학교로, 학생수는 700여명이다. 유목민 자녀 134명이 재학중인데, 전원 20실의 기숙사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기숙사내 침대나 옷장, 책상 등 각종 생활 ·교육용품을 15년간 교차하지 못해 낡고 부상의 위험이 높았다. 5cm 두께의 침대 매트리스가 종잇장처럼 납작해져 두장을 겹쳐 사용했고, 그 때문에 1인용 침대를 2인이 이용했다. 옷장의 문짝도 떨어지거나 덜컹거려 학생들의 부상이 잦았다. 의류는 일일이 바느질로 수선했다.

이에 에너지나눔과평화는 올해 7월 학교측로부터 교체가 필요하거나 구매가 요구되는 생활용품과 교육물품 목록과 수량을 전달받아 몽골 현지 구매를 위한 가격조사를 벌였다. 이후 몽골내 가구 매장 및 각종 물품 구매처와 구매계약을 맺고, 8월 해당 비품을 학교로 전달했다. 

에너지나눔과평화가 몽골 젠클학교 기숙사에 지원한 침대와 매트리스, 책상 등 생활용품
에너지나눔과평화가 몽골 젠클학교 기숙사에 지원한 침대와 매트리스, 책상 등 생활용품

지원한 물품과 수량은 책상 20개, 의자 40개, 옷장 20개, 더블침대 50개, 매트리스 100개, 담요 100장, 담요원단 100장, 신발장 20개, 다리미 5대, 재봉틀 5대, 거울 20개 등 모두 11개 품목 480여개다. 해당 사업을 위한 조사와 물품구입비, 배송비 등에 모두 4200만원을 지불했다.

이후 이 단체는 지난달 31일 젠클 종합학교에서 열린 사후 기부행사에 참석해 시설을 둘러보고 학교장과 담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뭉크바끄뜨 교장은 “몽골은 9월에 신학년 개학을 하는데, 유목민 학부모들이 8월말 미리 학교를 방문해 식당과 기숙사 등을 살펴보고 아이들을 맡긴다"면서 "학부모들이 시설이 너무 좋아졌다며 엄청 기뻐하셨다. 이번 사업은 우리 학교가 탄생한 이래 가장 큰 변화를 가져다 주었고, 가장 규모가 큰 민간 지원사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학교장은 "교장으로 부임한 8년 동안 열악한 학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몽골 정부에 지속적으로 예산 지원을 요청하고 갖은 노력을 다 했으나 도움을 받지 못했는데, 멀리 한국에서 지원을 해주다니 감개무량하고 너무 감사하다"며 "우리 학생들을 최고의 인재로 육성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겠다. 이 과정에 한국의 에너지나눔과평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도록 가르치겠다"고 사의를 표했다.

김태호 에너지나눔과평화 대표는 “우리는 기후변화취약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사회사업을 통해 해당 국가가 더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조직"이라며 "지속가능한 성장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미래세대에 대한 지원이다.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보다 양질의 교육을 받아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화답했다.

현지 기부행사는 사후 기부약정식, 기숙사 방문을 통한 기부물품 확인, 현판식, 기숙사 초청 다과식 순으로 열렸다. 행사 후 학교장은 두시간 거리 한국 방문팀 숙소를 찾아와 손수 조리한 몽골식 양고기 요리를 전달하기도 했다.

뭉크바끄뜨 교장은 이번 지원으로 젠클 지역사회가 매우 고무돼 있으며, 지자체에서도 큰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공공기관 지역회의에서 사업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너지나눔과평화는 몽골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장기 협력과 지원을 약속했다.

젠클학교 기숙사 담당 교사가 지원사업에 대해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젠클학교 기숙사 담당 교사가 지원사업에 대해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한편 에너지나눔과평화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향후 해외지원사업의 대상과 지원내용을 다각화하기로 했다. 기존 해외 지원사업은 재생에너지 보급 및 지원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설비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국가와 지역에 국한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최빈국이나 최빈지역에 대한 지원 요구가 확대됨에 따라 내년부터는 수요대상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내용을 지원하는데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그동안 베트남, 몽골, 인도 등 아시아의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지원을 아프리카 등 후진국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에너지나눔과평화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21기 7MW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순차적으로 설치·운영하면서 꾸준히 국내외 지원사업을 병행해 왔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지원사업비는 모두 41억7000만원이다. 수혜 취약계층은 6만4344명에 달한다. 이 중 2013년부터 추진된 해외지원사업비는 4억3000만원으로 모두 3617명이 혜택을 받았다. 

나눔발전소는 에너지나눔과평화가 지자체‧기업‧금융 등의 투자나 기부, 융자 등을 통해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한 뒤 전력판매를 통한 순익의 100%를 국내외 취약계층 지원과 후속 나눔발전소 설치에 활용하는 운영사업을 말한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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